상단여백
HOME 농정 정책
“도시의 고용충격 농촌 흡수 확인···더 과감한 정책적 지원 필요”한국농촌복지연구원 제1차 월례 토론회/농림어업 취업자수 증가,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 서울 용산구 농업기술진흥관에서 열린 (사)한국농촌복지연구원의 제1차 월례 농촌복지토론회에서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정연구센터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일시적 현상 아니다"
‘워라밸·반농반X의 삶’ 추구
베이비부머 귀농·귀촌 관심 등
선진국 ‘역도시화 현상’과 유사
청년농 지원 등 정책요인도 한몫

농업분야 GDP 감소 의문?
농림어업 특성상 GDP 증가는
고용보다 기후·질병 등에 더 의존

'무급가족', 대부분 여성 배우자
주당 34.2시간 노동 불구
‘실업자 아니냐’ 폄훼는 부당

20대 농업취업 비중 고작 0.2%
중앙정부 젊은층 유입 힘써야



2017년 3분기부터 시작된 농림어업 취업자수 증가세가 올들어 더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대비 각각 10만7000명, 11만7000명이 늘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으면서 고용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농림어업이 그나마 일자리 효자 노릇을 한 셈이다.

그러나 야당을 비롯 경제지 등 일부 언론에선 이러한 흐름에 대해 부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도시 실직자들의 귀농현상이 재현된 것으로 ‘경기 침체를 알리는 안좋은 신호’라는 분석에서부터, 취업자가 증가했는데도 농림어업분야 GDP 성장률이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정부 통계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 농림어업 취업자 중 절반이 무급가족 종사자라는 것을 이유로 ‘통계 착시’라는 문제 제기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사)한국농촌복지연구원(원장 최경환)은 지난 3월 21일 서울 용산구 농업기술진흥관에서 ‘제1차 월례 농촌복지 토론회’를 열고, 최근 이같은 농업 종사자 변화 동향과 여론 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기조발제에 나선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정연구센터장은 우선 현재 가용한 통계 및 연구자료를 토대로 볼 때 최근 나타나고 있는 농림어업 취업자수 증가세는 곧 다시 수그러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전망했다. 도시민의 농촌 이주는 기본적으로 도시 고용의 악화와 관련성이 깊지만, 최근의 귀농귀촌 흐름은 단순히 경기침체나 실직 등의 경제적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

▲농림어업 취업자수 증가 원인은=마 센터장은 “사회 전반적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반농반X’ 등 대안적 삶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전 세대에 걸쳐 농업·농촌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선진국에서 1970년대 전후로 나타났던 역도시화 현상과 유사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인구구조상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계속 되고, 이들 다수가 은퇴 후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2018 농경연 국민의식조사 결과 베이비부머의 42.1%가 귀농·귀촌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법인 종사자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다.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2000년 3366개이던 법인 수는 2017년 총 2만1659개소로, 같은 기간 종사자수는 4만7996명에서 14만1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농경연이 200개 법인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도 이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마 센터장은 “지난 1년간 고용을 늘린 법인체가 60.4%로, 감소한 경우(11%)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면서 “고용 증가 이유로는 매출 증가(49.5%), 사업영역 확대(43.9%), 신상품 개발(16.8%), 세제 혜택과 인건비 지원(16.8%) 등을 꼽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시작된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40세 미만 청년에 최장 3년간 월 최대 100만원지급)도 농림어업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마 센터장은 “지난해 1600명 모집에 5000여명, 올해 3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릴 만큼 창농을 생각하는 청년들의 관심이 높았다”면서 “특히 30대 청년들의 농가 가업승계와 신규 창농 촉진에 효과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상당수 지자체가 중앙정부 정책을 모델로 탈락한 청년층 유입을 위한 자체 사업을 적극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농림어업 일자리에 대한 왜곡된 시선=일반적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면 국내총생산(GDP)도 늘어야하는데 농업분야 GDP는 감소, 정부 통계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마 센터장은 “농림어업 GDP와 고용은 바로 연계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50년간 종사자 수가 1/5로 줄었지만 농림어업 GDP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

특히 과거 GDP 감소시기가 1980년과 1993년 이상저온, 1998년 이상고온, 2002~3년 구제역, 2010~11년 구제역 등의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농림어업 GDP는 고용보다는 기후나 가축전염병 등 생육환경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무급가족 종사자(주당 18시간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무보수 가족노동)가 많다는 이유로 ‘통계 착시’를 운운하며 실질적 실업자 아니냐는 지적도 농림어업 일자리의 특징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농림어업 분야의 무급가족 종사자는 대부분 여성 배우자로, 평균 노동시간이 34.3시간에 달한다.

박민선 전 농협대학교 교수는 “농업은 가족경영이기 때문에 여성의 참여 없이는 유지되지 않는다. 실제 가족농업 노동시간의 42%를 여성농업인이 차지하고 있다”며 “종사자 지위에서 무급으로 분류돼 있을 뿐 이들은 명백한 경제활동인구”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충격 흡수, 농업의 사회적 완충기능 확인=참석한 전문가들은 농업·농촌이 도시의 고용 충격을 흡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그 의미를 보다 객관적이고 엄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내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농림어업 종사자수가 6만1000여명이 증가, 1년새 4.5%의 변동이 나타난 것은 매우 큰 변화”라며 “다만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실제 농림어업 GDP가 늘어나지 않는데 계속 고용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그런 상황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나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재 GSnJ 인스티튜트 시니어연구위원은 “최근 2년간의 흐름이 일시적 현상인지, 장기적 추세 전환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농업법인 종사자 수가 14만 명을 상회, 농업 노동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정환 GSnJ 원장은 “비농업부문의 저성장기조로 인해 고용 창출 기회가 줄어들면서 노동력의 역행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모든 선진국에서 관찰되는 공통적 현상”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나라도 90년대 후반부터 노동력의 흐름이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 인구학적 특성상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으로 아직은 60대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이어 “현재 우리나라 20대 총취업자 중 농업 취업자 비중은 고작 0.2%로 선진국에서도 일찍이 경험한 적이 없을 만큼 극단적으로 적은 숫자”라며 “더 늦기 전에 젊은층이 농업과 농촌에서 창업하거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센터장은 “국가적으로 경제·고용이 어려운 시기에 농림어업 분야가 사회적 충격을 흡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자리 증감에 있어 정책 요인이 매우 중요한 만큼 농림어업 일자리 증가를 위해 정부의 보다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선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