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농정 정책
미세먼지 타격 가장 큰데···정부 대책서 소외된 ‘농림어업’ 분야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미세먼지 국민 인식 조사’
생산 활동 제약 체감 정도
‘농·임·어업’ 분야가 가장 높아

지난 2월 시행된 정부 특별법 
취약계층에 농어민은 빠져
농작물 피해 방안도 없고
미세먼지 발생 주범으로 몰아
"고령농 건강 문제 등 점검해야"


미세먼지로 인해 생산 활동에 제약을 가장 많이 받는 분야가 ‘농림어업’ 분야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농업 분야에 대한 미세먼지 종합 대책이 요구되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 수립 방향이 농촌 현장의 미세먼지 저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자칫 농작물 피해, 고령농 건강 문제 등 핵심이 빠진 ‘껍데기 대책’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세먼지로 가장 타격 받는 산업은 농업=현대경제연구원이 15일 발표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연간 4조230억원(GDP의 0.2%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1일당 손해비용을 1586억원, 2018년 기준 전국 평균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일수 25.4일을 두고 계산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들은 미세먼지로 인해 생산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특히 농·임·어업 종사자와 실외 근무자의 경우 제약이 크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 체감 생산 활동 제약 정도를 보면 ‘농·임·어업’ 분야에서 8.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기타 서비스업’ 7.3%, ‘전기·하수·건설업’ 7.2%, ‘도소매·운수·숙박업’ 5.6%, ‘무직·주부 등’ 5.6%, ‘광업·제조업’ 4.5% 순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 분야는 전체 평균 6.7%를 1.7%포인트 웃돌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2019년 2월 18일~2월 28일까지며, 조사 대상은 전국 성인남여 1008명으로 최대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09%포인트다.

이번 통계는 미세먼지로 인해 농업 분야의 생산 활동이 가장 큰 제약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상 농업·농촌 분야가 미세먼지의 ‘취약지대’라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농업 분야의 경우 농작물 피해, 고령농 건강 문제 등도 호소하고 있어 종합적인 대책 수립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미세먼지 대책에 농어민은 없다?=하지만 현행 미세먼지 대책에서 농어민들은 정작 소외 되고 있다.

올해 2월 시행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는 정부 보호 대상을 규정한 미세먼지 취약계층 범위에 농어민이 빠져 있다. 현행법은 미세먼지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의 보호대책 마련 의무를 규정하고, 그 대상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법 적용대상은 어린이·노인·임산부·호흡기질환자·심장질환자·옥외근로자·교통시설관리자 등으로만 규정돼 있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농어민의 경우 보호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18일 국회에서 발의됐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시) 의원이 미세먼지 취약계층 범위에 농업인을 포함하도록 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냈다. 3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올해 중으로 수립할 계획인 농업·농촌의 미세먼지 대책도 우려를 사고 있다. 대책의 주요 방향이 미세먼지 저감 방안에 치우쳐 있어 농작물 피해, 고령농 건강 문제 등 핵심이 빠진 ‘껍데기 대책’이 수립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1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의 후속조치에 따라 3월부터 12월까지 ‘농업·농촌 미세먼지 대응 특별팀’을 운영해 농업·농촌분야 미세먼지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특별팀에서 논의한 내용을 종합해 올해 하반기 미세먼지특별위원회에 ‘농축산 지역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19일 성명서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농업인 및 농작물에 대한 피해대책보다는 농업인을 비롯한 농촌 주민이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인양 농촌현장의 미세먼지 저감 방안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타 부처의 경우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해 장시간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미세먼지 대응 건강보호 지침서’를 마련하는 등 근로자 보호에 힘쓰고 있는데 반해 농업 부문은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이 부족해 보여 아쉬움이 따른다”고 밝혔다.

한농연은 “실제 농업 특성상 오랜 시간 야외작업에 노출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인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면서 “농작물 생육 장애 및 가축 질병 발생과 관련해서도 따로 이야기가 없어 특별팀 구성과 운영 방향에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촌 주민의 건강과 농축산물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농연은 “미세먼지 발생원인, 발생량 등에 대한 연구·조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그 이전에 농촌 주민의 건강과 농축산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점검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농업생산 과정에서 일부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농업은 자연환경 유지·보전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성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