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농기계박람회, 농업·농촌 알리는 장이 되길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여기는 저희 가족들이 2년마다 찾는 놀이터죠.”

‘프랑스 농기계 및 축산장비 전시회(SIMA 2019)’ 첫 날. 프랑스 파리의 노르빌팽트 전시장을 돌아보던 중 낯선 외국인이 대뜸 말을 걸어왔다. 목에 건 명찰을 보고는 한국어로 자기를 소개했다. 자신은 프랑스인이고, 와인을 만들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 왔고, 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트랙터 모형을 사러 갔단다. 요즘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그녀는 자신의 발음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가다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겼다. 이들에게 SIMA는 어떤 곳인지를 물었고, 그녀는 “놀이터”라고 바로 답했다. 전시장이 파리 시내에서도 30여분 떨어져 있는 곳임에도, 첫 날부터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많았던 데 대한 의문이 금세 풀렸다. 그녀는 “SIMA가 열리는 주간이 프랑스 바캉스시즌과 겹친다”며 “휴가를 겸해 SIMA를 찾는 일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고 말했다. 또 “가족끼리 온 지는 10년 됐고, 이제는 아들이 SIMA 기간을 메모해놓곤 한다”고도 언급했다.

농기계전시회와 놀이터, 생소한 연결이었다. 투박한 농기계전시회가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인 놀이터가 될 수 있을까. SIMA가 그런 곳이었다. 행사기간 내내 가족 단위는 끊이지 않았고, 프랑스는 물론 인근 독일, 벨기에, 스위스 등에서도 가족이 전시장을 찾았다. 어린이들은 트랙터를 포함한 여러 농기계를 직접 타보고, 부모들은 사진을 찍어주면서도 이들 농기계의 역할을 설명한다. 잘 모르는 농기계는 직원에게 요청하기도 한다. 전시장 곳곳 농기계업체가 자사의 기념품을 판매했는데 이를 사기 위해 어린이들이 줄을 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렇게 부모님의 손을 잡고 찾은 SIMA에서 어린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재미를 찾아 즐기고 있었다.

‘SIMA가 농업·농촌이 왜 중요한지를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는 장소’. 첫 날 만난 그 프랑스인이 헤어질 때쯤 해준 얘기다. ‘농기계전시회=놀이터’란 공식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가치다. 트랙터를 타보고, 흙을 만져보고, 가축을 대하고, 벼를 베보는 현장. 그래서 농업·농촌을 이해하는 저변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현장, 농기계전시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상주농업기계박람회’(4월)와 ‘김제농업기계박람회’(11월)가 열린다. 또 내년에는 격년제인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KTA)’도 예정돼 있다. 

어릴 때의 막연한 관심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덧 당연한 일상이 되는 지난날의 경험에서 볼 때 미래 세대에 ‘관심’을 쌓을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 세대에게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일, 농기계박람회가 시작점이 되길 기대해본다.

조영규 농산팀 기자 choy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영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