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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S 시행, 농업현장은? <3>벼 재배 현장"농민들끼리 분쟁 날라…작년부터 방제 포기"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 지명진 한농연횡성군회장이 본인 소유의 논에 옆에 조성된 인삼밭으로 인해 파생된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횡성서 벼농사 짓는 지명진 씨
인접 인삼밭 때문에 골머리
잔류농약 피해 책임 우려 탓
횡성농협도 항공방제 신청 거부

"농가에 피해 고스란히"


농지 소유주가 아닌 인접한 농지에서 살포한 농약에 의해 오염되는 비의도성 농약잔류(비산)로 인한 농민 간 갈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올 PLS(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 시행으로 인해 지난해 하절기부터 비산 우려로 인해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일대 인삼밭과 인접한 벼 재배농가는 제대로 농약 방제도 못하고 있다. 해당 작물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 잔류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사태로 비화 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농민들끼리 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살고 있는 벼 재배 현장을 찾아 실태를 들어봤다.

횡성읍에 위치한 마산 뜰을 중심으로 약 3만2175㎡(9750평) 규모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한국농업경영인횡성군연합회 지명진 회장은 요즘 농업진흥지역의 우량 농지를 산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다. 우량 농지라고 구입했는데 몇 년 전부터 바로 옆 논에 인삼 밭이 조성되면서 지난해부터 병해충 방제를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논은 횡성농협에서 항공기로 공동 방제를 하는데 지난해부터 방제 신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직접 농약 살포를 할 수도 없다. 인력도 부족하지만 비산이라도 된다면 피해보상을 본인이 해야 한다. 더구나 인삼 밭과 바로 붙은 논 면적이 1만5000㎡ 이상이어서 고민이 더욱 싶어지고 있다.

지명진 회장은 “진흥지역이면 쌀을 최우선으로 생산해야 하는데 인삼 재배면적이 빠르게 늘어나 버렸다”라며 “PLS 시행 이전이라면 큰 문제없겠지만 올해부터 품목별로 등록 안 된 농약이 검출되면 수매에 참여를 못해 주변 쌀 재배농가들의 고심이 엄청나다”라고 하소연 했다.

실제 그가 소유한 마산 틀의 논에 인접한 인삼 밭이 3곳이나 됐다. 인삼 밭 한 곳당 2970~3960㎡(900~1200평) 규모인데 6년근을 생산할 경우 3.3㎡(1평)당 10만~12만원의 조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만약 논에 살포한 농약이 검출돼 수매를 못하게 된다면 인근 농가가 9000만~1억2000만원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을 수 있다.

이렇게 인삼밭이 급속하게 늘어난 이유는 7년간 동안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인삼경작자가 부담하는 논 임대비용은 3.3㎡당 2000원으로 쌀 재배농가에서 임대하기는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지명진 회장은 “현재 쌀 산지가격을 감안한 495㎡의 조수익이 80만원 정도인데 인삼밭 1곳에서만 문제가 발생해도 2년 조수익을 고스란히 피해 보상액으로 나가게 된다”라며 “앞으로 PLS로 인해 인삼밭과 인접한 논에서는 방제 작업이 불가능한데 농가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 횡성농협은 왜 항공방제 신청을 거부하고 있을까? 이는 PLS 시행으로 잔류농약 검출에 대한 책임을 행위자가 지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횡성농협 최승진 조합장은 “70~80대 고령 농가를 위해 10년 전부터 공동 항공방제를 하고 있다”라며 “항공방제를 하면 방제약이 반경 20m까지 날아가는데 인삼밭에 인접한 논에서는 방제 작업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최 조합장은 “PLS는 행위자 책임을 묻기 때문에 항공방제 했다가 농약 잔류성분이 검출되면 농협에 피해보상을 청구하게 된다”라며 “담배인삼공사(KT&G)가 잔류농약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난해부터 인삼밭 인근 논에 대한 항공방제 신청을 안 받게 됐는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최승진 조합장은 “제도 시행으로 농가 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농민 간 갈등을 줄이려면 소득감소 부분만큼 보상해 주는 것인데 지방자체단체에서 대안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가 적극 나서서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논타작물재배지원사업 시행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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