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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농협경제의 중장기 계획은 있는가?

[한국농어민신문]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 9개년 계획 
2020년까지…평가는 부정적일 듯
남은 기간동안 농민과 약속 지켜야


“농협의 경제사업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이는 의례적이거나 초보적인 질문이 아니다. 2020년이 다가올수록 농협의 경제사업 전체의 미래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치열한 현실인식에서 나온 매우 구체적이고 무거운 질문이다.

2011년 3월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17년간 농민단체가 주장해 왔던 농협 신경분리가 마침내 확정되었다. 경제, 교육지원 및 신용사업을 다 함께 하던 농협중앙회는 경제사업은 농협경제지주에 신용사업은 농협금융지주에 이관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를 비롯한 농민단체의 적극적인 경제사업활성화 요구에 따라 원래 2조7000억원만 배정하려던 경제지주의 자본금을 정부가 지원을 해서라도 제대로 된 사업을 하도록 6조원 가량 배정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2012년 말이었다. 경제지주와 농협중앙회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사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개년의 장기계획을 수립하였고, 그 실행 결과에 대해 매년 농식품부와 전문가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농민 조합원과 농민단체가 그토록 열망했던 농협의 경제사업활성화는 잘 추진되고 있는가? 농식품부에서 발간한 “′17년 농협경제사업 성과평가” 자료에 따르면 농민조합원들에 대해 무작위로 추출하여 만족도를 묻는 설문 중 ‘농협경제사업의 개선도’와 ‘자재구매시 서비스 및 가격’에 대한 응답은 매년 조금씩 나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에 대한 인지도’는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회원조합의 조합장이나 경제상무 등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설문에서는 ‘농협 계통이용 실적 증가’는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그  외의 ‘경제사업 개선도 평가’나 ‘사업구조개편 정보 제공’, ‘중앙회 판매사업’, ‘중앙회와 조합간 협력정도’는 3개년 모두 5점척도 기준 평균 3.0을 밑도는 부정적인 의견이 계속되었다. 부정적 평가 와중에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원래 경제사업 활성화를 기대하며 사업구조개편을 치열하게 요구해 왔던 농민조합원과 농민단체의 기대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미진하다고 할 수 있다.

벌써 2020년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1년 9개월만 지나면 2011년 사업구조개편의 경제사업 활성화의 결과가 나오게 된다. 2020년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농민조합원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농협의 경제사업이 좋아졌는지 아닌지의 여부이다. 또 다른 기준은 농축협의 임직원들이 농협경제지주를 믿고 함께 할 파트너이며, 사업적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하는지 여부이다.

아직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을 볼 때 그렇게 긍정적인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농협은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두 가지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남아 있는 기간 동안이라도 최선을 다해, 농민과 국회에서 약속한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약속을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9년 전의 계획 수립 시 예상치 못했던 변화가 있었다면 줄일 부분은 줄이고, 늘릴 부분은 늘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전술적인 방향조정을 속도감 있게 하여야 한다. 물론 그런 변화와 조정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 해야 할 것이다.

둘째, 2020년 이후의 중장기 경제사업 계획을 범농협적으로 세워야 한다. 현장의 농민조합원, 농축협 임직원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대규모적으로 청취하며, 변화된 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진취적인 전략방향을 세워야 한다. 단순한 매출액 증대 계획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경제지주와 중앙회, 자회사의 구분 없이 모든 농협의 자산을 융합시키고, 빠른 의사결정과 우수한 인재가 경영책임을 맡을 수 있는 제도적 정비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전략이어야 할 것이다.

구조적인 농산물의 수급불안정이 빈발하고 있고, 농민조합원의 절반이 70살 이상으로 고령화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남아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범농협이 함께 실천할 의지가 있는 제대로 된 경제사업 중장기 계획을 만들 것인가 아닌가는 이런 촉박한 현실에서 농민조합원들의 농협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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