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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특위, 잘 될까

[한국농어민신문]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장

당연직 등 농특위 구성 인원 재검토
민원성 요구 차단, 개혁 우선순위 가려야
협의·자문→심의·의결기구로 격상도


4월이면 출범하는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에 대한 농업계 반응은 한마디로 이런 것 같다. ‘잘 될까?’

이런 반응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게 10여 년 전에 활동했던 구 농특위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무기력, 무성과로 막을 내렸다는 농업계의 트라우마가 하나 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다 된 시점의 지각 출범으로 농정개혁의 골든타임을 허비하였다는 것도 그 이유가 될 것이다. 그 동안 농업계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던 농특위 출범을 위해 청와대 앞 집회와 단식농성, 각 당 대표 면담 등의 행동으로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그런 노력의 결과이지만 한편으론 우는 아이 입에 엿 물리듯 던져진 선심성이라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농특위 출범 과정과 이후의 활동에 다시 기대를 걸고 관심의 안테나를 세울 이유는 충분하다. 우선 농특위는 끝이 아니다. 농특위는 우리 농업의 과제 해결, 농정 패러다임의 전환과 대개혁을 위해 만든 조직이다. 여기서 시작하여야 한다. 즉 농특위는 우리농업 회생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농특위원은 총 30명으로 구성된다. 그 중 대통령이 위촉하는 위원장과 기획재정부장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양수산부장관, 국무조정실장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 6명은 당연직 위원이 된다. 24명이 남는다. 학자, 전문가 그룹이 12명이고 농민단체 대표들이 12명인데 농협, 수협, 산림조합을 대표하는 자는 당연히 위원이 되는 것으로 시행령(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 농업계 대표들이 위원이 될 수 있는 수는 9석으로 줄어든다.

또 남녀 성비를 고려하여 구성한다고 되어 있다. 농업계에서 위원이 될 수 있는 숫자는 얼마 안되고 현장의 절박함이 수렴될 여지는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농협, 수협, 산림조합 중앙회의 대표가 자동으로 위원이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농, 수협은 개혁의 대상일 뿐 아니라 그 대표들은 지금 재판중이거나 곧 기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농업은 생산 뿐 아니라 소비와 폐기의 전 과정이 서로 협력하여 회생과 발전을 논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농특위 구성에서 먹을거리 소비자단체와 시민사회가 참여해야 함에도 이번 농특위법에 이들의 참여가 빠져 있다. 그러므로 학자와 전문가 그룹에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안배하여야 한다. 또 국무위원 중 꼭 들어와야 할 행정안전부 장관이 빠져있다. 농어업·농어촌의 문제는 대부분 지방정부와 연관되어 있어 지방정부와 협력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출범 후 곧 법개정을 통해 행안부 장관이 당연직위원으로 참석하게 해야한다.

위원장이 비상근인 것도 문제다. 지금, 만시지탄의 시기에 빠르고 강력하게 위원들과 실무진을 독려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위원장이 상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고 지원을 하여야한다.

우리 농업·농촌은 지금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농지제도의 붕괴, 농촌 과소화와 지방소멸, 초고령화, 농촌학교 폐교, 30세 이하 젊은층 소멸, 후계농의 양성, 농업 주체의 정립, 식량자급 목표 재설정, 남북농업 협력시대의 방향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농특위는 많은 과제들의 경중과 선후를 잘 분별하고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각종 민원성 요구는 최대한 차단하여야 한다.

농특위는 ‘협의하고 자문하는’ 기구로 설치되지만 ‘국민경제의 기반인 농어업과 농어촌의 발전 및 농어업인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수립하고 심의, 의결을 할 수 있는 기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농정 개혁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심의, 의결 기능이 보장되도록 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사무국의 구성 또한 구 농특위처럼 공무원 중심이 아니라 농업계와 민간에서 사무국의 중심축을 이루고 공무원이 서포트하는 구성이 되어야 한다. 특히 사무국장은 생계형이나 출세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사람을 배제하고 소신과 뚝심, 농업에 대한 이해와 애정, 돌파력을 갖춘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분과위원들의 선정도 잘 살펴봐야 한다. 개인 민원이나 집단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은 위원회의 앞길에 장애물이 될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농업은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직접 챙기는 모습이 없었으니 이제라도 이 위원회를 통해 농정을 챙겨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출범식에 꼭 참석하고 1년에 2회 이상은 위원들과 농정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자문을 구하여야 한다. 문재인대통령이 3년 후 성공한 대통령으로 퇴임하기를 바라며 그 과정에 농특위도 함께 했다는 평가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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