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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불제 개편’ 예산 셈법 제각각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농식품부 최소 ‘2조4000억’
기재부는 ‘1조8000억’ 주장
정치권선 3조~5조까지 나와


현행 논·밭 농업직접지불제를 통합하는 등의 ‘공익형’ 직불제 개편 논의가 재정규모를 두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예산 당국,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난항에 빠졌다. 3월 임시국회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고개를 든다. 공익형 직불제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8일 국회 및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익형 직불제와 관련해 도입 여부, 개편 방향, 재정규모에 대해 확정된 부분이 없는 상황이다. 11월 당정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직불제 개편을 공식화한 이후 국회 및 당정 회의 등이 수차례 열렸지만, 3달이 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 여야가 직불제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이 그나마 소기의 성과다.

가장 큰 입장차가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 재정규모다. 일단 정부 부처 간 이견이 크다. 농식품부는 공익형 직불제 개편을 위해선 최소 2조4000억원은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발대식에서 이 금액을 공식 언급한 바 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직불제 개편 재정규모에 대해 1조8000억원 이상은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한 근거는 최근 5개년(2014~2018년) 농업직불제 예산 평균 1조8523억원을 감안한 것이란 설명이다. 국회 관계자는 “2016~2018년 최근 3년간 농업직불제 예산 평균은 2조2694억원이다. 기재부가 근거로 삼고 있는 최근 5개년 평균이 1조8000억원 정도가 되는데, 어떤 기준을 잡느냐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간 온도차도 있다. 야당 의원들은 총액 규모를 3조원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야당 일부에선 ‘5조원 규모’ 주장도 있다. 최근에는 여당 중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도 3조원 수준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해 농해수위 법안소위에 상정된 법안에서는 ‘1조8000억원 이상’으로 돼 있다. 한편 예산 당국은 재정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야당과 농민 단체들의 요구대로 공익형 직불제 재정규모를 3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경우 2019년 농업직불제 예산 1조6142억원의 2배 가까이 늘려야 되는 상황이어서 셈법이 한층 복잡하다. 추가 예산 투입 여부와 현행 농업 예산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안인 2조4000억원의 경우도 올해 예산보다 8000억원을 순증해야 한다.

이처럼 개편 논의가 수개월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목표가격과 직불제 개편, 이 두 사안을 묶어 연계 처리하려는 농식품부와 여당의 구상은 궁지로 몰리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농민 단체들이 목표가격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는데, 목표가격과 직불제 개편안을 분리 논의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 되고 있다.

직불제 개편과 관련한 합의안이 서둘러 마련되지 않을 경우 3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직불제 개편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3월 중순 법안소위가 예정돼 있다. 소위 및 상임위,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이 소위에선 결정을 지어야 3월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목표가격과 직불제 개편을 분리해 목표가격을 서둘러 결정해야 영농 현장의 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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