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 지난 5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어업인회관에서 ‘2019 제주 감귤·과수 전망대회’가 열리고 있다.

출하시기 조절해 완숙과 출하
수입 오렌지와 경쟁 목소리

올해 감귤 개화기 빨라져
당도·산함량 다소 높아질 듯


제주 감귤이 제값을 받고 지속적인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물류운송 개선과 기본적인 규정과 수확시기를 지키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과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원장 송승운)은 지난 5일 제주특별자치도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2019 제주 감귤·과수 전망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망대회에서는 제주 감귤과 과일 수급 동향과 전망, 제주산 만감류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등을 비롯한 주제발표와 감귤 생산·유통 현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감귤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고태호 서울청과 차장은 ‘제주산 만감류 유통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물류운송 개선 및 적기 출하 필요성을 제시했다.

고태호 차장은 “설 명절 전 레드향에 대한 수요가 좋아 선물 이미지로도 사과와 배를 뛰어 넘었다”며 “하지만 주 출하시기에 출하가 안 되고 앞당겨 출하되면서 감귤 농가끼리 경쟁하고, 지금은 물량이 없어 못 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차장은 “일반 감귤 출하시기에 만감류를 조기 출하해서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굳이 조기 출하해 감귤 농가나 딸기 농가와 경쟁하지 말고 적기 출하로 수입 오렌지와 경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고 차장은 물류운송에 대해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매년 얘기하지만 도매시장에 들어오는 감귤박스를 보면, (쌓아온 상자가) 무너진 채 들어와 감귤이 깨지거나 흠집이 생겨 제 값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선별포장을 잘하고 상품을 잘 만들어도 도매시장에 제 때 안 들어오고, 섞여오고, 무너져 상처 입은 채 들어오면 어떻게 제대로 된 시세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얘기했다.

전병화 제주도 감귤진흥과장도 ‘제주도 감귤정책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병원에 가야할 칠삭둥이를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가와 유통인이 스스로 출하시기를 제대로 조절하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제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김종우 감귤사랑동우회장은 “설 명절 전에 완숙과만 출하하고 조기출하를 하지 말자는 사실은 다 알고 있지만 그렇게 안 한다”며 “가격이 폭락해도 설 명절 전에 출하해야 조금이라도 건진다는 생각이 대부분이고 농가들도 상인이 돈을 더 준다면 맛이 있건 없건 출하를 하는 것은 문제”라고 얘기했다. 김 회장은 “하지만 이는 원칙적인 얘기로 맛있는 감귤을 만들어 완숙과를 출하하는 농가에 대한 혜택이 없기 때문”이라며 “규제만 하기보다 잘하는 농가에 대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나머지 농가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귤 생육전망=강상훈 제주도농기원 농업연구사가 발표한 ‘2019년 감귤 생육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연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돼 개화기가 다소 빨라지고 당도와 산함량은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강 농업연구사는 “올해 감귤 생육 전망은 화아분화가 양호하고 생육 상황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착화량 증가로 생리 낙과는 많지만 열매 수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8~10월 기상 변화에 따라 부패과, 열과, 일소과 등 품질 변동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병해충 발생 양상 변화에 따른 방제 시기 조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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