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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글로벌 농업종합솔루션그룹, ‘유피엘’을 가다농가지원 마케팅 등 인도 농업발전 견인…‘세계 5위’ 기업 도약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자가디아(jhagadia) 화학단지에 위치한 유피엘 최대 생산기지. 연간 농약 12만5000톤, 특수화학제품 11만5000톤을 생산규모로 1994년부터 시작했다.

인도는 경제성장률이 연7%대에 달하고, 농업관련 산업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사례가 뭄바이에 본사를 둔 유피엘(UPL)이다. 작물보호제, 종묘와 종자처리제, 수확후처리제 등을 생산하는 유피엘은 연매출 47억 달러로 세계 5위의 글로벌 농업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룹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업종합솔루션기업 ㈜경농의 이승연 사장, 안병옥 마케팅본부장 일행이 유피엘 측의 초청으로 본사와 생산시설, 대리점 등을 둘러봤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작물보호제 원제의 품질, 공급의 안전성, 생산과정의 윤리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인도 인구 13억6000만명
농경지는 1억8636만ha 달해
농산물 생산액 ‘4000억 달러’


▲농업생산 급성장세=인도는 인구가 약13억6000만명이고, 국토면적은 328만7590㎢로 한반도의 약14.9배에 달한다. 농경지는 1억8636만ha(2014년 기준)로 남한경지면적 162만ha(2017년 기준)의 115배가 넘다. 비옥한 평야에서부터 사막지대까지 기후나 지리적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15가지의 농업기후지역으로 구분하고, 다양한 작물, 재배패턴을 갖고 있다.

주목할 점은 1970년 기준 농산물생산량이 25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2019년에는 4000억 달러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인구가 5억4800만명에서 13억6000만명으로 늘었는데, 농산물 생산량이 인구증가율을 훨씬 초과한다. “인도가 과거에는 미국 등지에서 밀을 원조 받던 식량부족국가였지만 산업이 성장하면서 농업생산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파로크 힐루(Farokh Hilloo) 유피엘 최고영업책임자(CCO, Chief Commercial Officer)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유피엘 측은 한국 사업을 총괄하는 유피엘리미티드코리아(대표 유순혁)를 통해 지난 2월, ㈜경농의 이승연 사장과 안병옥 마케팅본부장 등을 인도로 초청했다. 오는 4월 1일 뉴 유피엘(New UPL) 출범을 앞두고 한국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취지였는데, 원제공급처의 경영철학과 품질수준, 제조공정 등을 점검해보려는 ㈜경농 측과 이해가 맞았다.

작물보호제 등 130개국 수출 
지난해 ‘아리스타’ 기업 인수
연매출 47억 달러 규모로 키워


▲내수기업에서 출발=유피엘은 전 세계 35곳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76개 국가에 진출해 있고 130개 국가로 작물보호제 등을 수출하고 있다. 종묘와 종자처리제, 작물보호제 원제 및 완제품, 수확 후 처리제, 토양수분조절제 등 다양하게 생산하며, 240개 이상의 특허, 6100여개의 제품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원예용 비선택성 제초제 제품의 원제인 ‘글로포시네이트암모늄’, 양곡 및 담배창고에서 사용되는 훈증제 완제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첫출발은 내수중심의 로컬기업이었다. 1969년 인도에 수입되는 산업용 화학제품을 대체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1980년대부터 작물보호제 및 특수화학 분야로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이후 글로벌 제조시설을 갖추고,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내세워 글로벌경영을 강화하면서 2018년 기준 매출 약27억 달러를 달성했는데, 이중 82%가 세계시장에서 창출한 것이다. 또한 유피엘은 2018년 7월 22일, 미국에 본사를 두고 매출 20억 달러 규모인 아리스타(Arysta)를 인수하면서 연매출 47억 달러, 세계 5위의 글로벌 농업솔루션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인수합병과 관련된 모든 절차는 마무리됐다”는 파로크 힐루 유피엘 최고영업책임자는 “4월 1일 출범하는 뉴 유피엘은 더욱 높은 곳을 지향할 것”이라고 전한다. 아리스타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말이다.

작물보호제 규모 2조8000억원
유통망 구축·신기술 도입 등
인 시장점유율 14.3% ‘1위’ 수성


▲인도 농업발전 견인차=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인 인도의 작물보호제 시장은 2조8000억원 규모다. 유피엘이 14.3%를 점유해 있고, 바이엘(Bayer) 13.4%, 아다마(Adama) 11.8%, 신젠타(Syngenta) 9%순이다. 인도의 작물보호제 시장이 연6%대의 성장률을 보일 때 유피엘그룹은 13%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인도 농업발전을 견인하는 전략을 다양하게 펼쳐온 것이 자국의 시장점유율을 탄탄하게 했고, 글로벌 농업솔루션그룹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 듯하다.

마케팅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농가지원인데, 종자처리에서부터 작물재배과정, 수확 후 관리단계까지 농가 맞춤형으로 작물보호제 처리방법 등에 대한 기술 지도를 해준다. 또한 지역대학이나 농업관련기관과 연계해 농가교육을 지원하는 ‘농민훈련학교’(Farming Training School)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원가 및 노동력 절감 등을 위한 농업기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애다라쉬 팜 서비스’(adarash FARM SERVICES)의 경우 10만명 넘게 혜택을 받았다. 마트형 종합솔루션센터(농업기술상담센터)인 ‘유니마트’(unimart)도 직영하고 있다. 농약 및 농자재의 판매와 함께 농업관련 문제 및 요구사항에 대한 상담, 세미나초청, 정책정보 제공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는 국토 면적이 넓은 만큼 농가들이 유니마트나 시판상을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유피엘에서는 ‘애다라쉬 기산 센터’(adarash KISAN CENTER)라는 전화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농가들이 직면한 문제를 즉시 해결해주고 있다. 8개 언어를 통해 양방향 소통을 하면서 농작물관리방법, 기후나 시장가격정보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250만명 이상이 등록돼 있다. 이 외에도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바코드, RFID(무선인식), CRM(고객관계관리) 등의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하면서 인도 농업발전에 기여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 다수의 제품이 55~7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브랜드로 성장했고, 인도 작물보호제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는 힘이 됐다. 이승연 사장은 유피엘 본사와 공장, 시판상을 둘러본 후 “자국의 농업발전을 주도하면서 시장점유율 1위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주)경농도 종자부터 작물보호제, 비료, 관수, 친환경, 천적곤충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에 벤치마킹할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초원료·중간체·전력까지
자체생산으로 경쟁력 높아
아리스타 유통망 활용도 장점


▲성장잠재력 풍부=유피엘은 아시아, 남미, 북미에서의 시장점유율이 높고, 업계 선두권인 제조 역량과 다양한 작물에 적용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농약제품의 효과를 나타내는 주성분인 원제, 특히 원제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기초원료에서부터 중간체(Intermediate)뿐만 아니라 전력까지 모두 자체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 및 품질경쟁력이 높다. 아리스타의 경우 유럽, 남미, 북미에서 강세이고, 시장에서의 지명도가 높다. 따라서 뉴 유피엘은 세계 정상급 제조시설과 효율적인 공급망으로 강력한 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는 광범위한 영업, 유통 및 마케팅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방문단과 동행한 이경민 유피엘리미티드코리아 원제영업 및 CS(고객만족)팀장은 “유피엘은 환경기준에 맞춘 제조시설에서 기초원료 단계에서부터 중간체, 원제, 제품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생산,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그렇기에 성장가능성이 크고, 안전한 제품의 안정적 공급,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최초 개발한 회사의 원제를 ‘오리지널 원제’라고 하고, 신규원제의 특허기간이 만료된 후 다른 회사가 복제해 제조한 원제를 ‘제네릭 원제’라고 한다. 유피엘은 ‘제네릭 원제’를 생산한다. 특허가 만료된 원제를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과 오리지널 원제 이상의 품질로 생산, 공급해왔는데, 이런 것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향후 성장의 바탕이란 설명이다. 또한 아리스타 인수로 한국시장에서는 원제공급 뿐만 아니라 제조시설을 갖추게 됐고, 작물보호제 및 비료·영양제 등의 제품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 파로크 힐루 최고영업책임자가 농업종합솔루션 시장 업계 5위인 유피엘의 성장과정과 인도의 농업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할 시사점은

"저가경쟁 내몰린 우리, 품질경쟁 나서야" 

중국기업의 저가공급 전략
유피엘은 품질로 극복
투입재 5~10% 낮추기 보다
고급화로 부가가치 높여야


▲시사점은=유피엘은 탄탄한 자국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해 세계 5위의 농업종합솔루션그룹으로 성장했다. 반면 우리 실정에서 유피엘과 같은 농업관련기업이 나오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가격경쟁을 점점 더 부추기는 시장상황과 이를 수수방관하는 정책 탓이다.

인도시장을 둘러본 안병옥 본부장은 “농산물시장이 전면 개방된 상황에서 우리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품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여야한다”면서 “그런데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작물보호제를 비롯해 관련 산업에 대한 정책은 미흡하다”고 아쉬워한다. 우리나라 농업이 경쟁력을 갖춘 선순환구조가 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이 아닌 품질경쟁에 나서야 하고, 농업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정책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의 경우 내수시장에서의 안정적 매출을 바탕으로 R&D에 투자하고, 해외로 나가서 성공했다. 하지만 농업관련기업들은 ‘오늘만 일하고, 내일은 일을 하지 말라’는 식의 가격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구매력을 내세운 농협중앙회가 수년째 저가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것. 따라서 안 본부장은 “투입재를 5~10% 낮추는 경쟁이 아니라, 더 완벽하고, 더 좋은 것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면서 “투입재가 고급화돼야 생산자나 소비자가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만큼 생산물의 가치도 높아지고, 외국산과 비교해 품질경쟁력도 갖게 된다”고 덧붙인다.

파로크 힐루 유피엘 최고영업책임자가 브리핑 과정에 언급한 것이 “유피엘의 원제가 싸지는 않지만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다. 중국산보다는 비싸지만 품질 등의 측면에서 원가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작물보호제 원제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중국기업들이 저가공급 전략으로 급성장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폐수처리를 비롯해 환경적으로 안전한 제조설비를 한 것이 아니라서 문제가 발생하고, 문 닫는 공장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투입재 가격을 깎아서 농업생산비를 줄이려는 행태가 지속되면 결국에는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저가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가격경쟁만 생각한다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최저가의 원료를 이용해 가장 비용이 적은 방법으로 제조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은 농산업이나 농업발전에는 역행하는 것으로, 농산업 제조기반 붕괴, 농자재 품질저하, 농산물 품질저하로 이어질게 뻔하다. 이승연 사장은 “농산업 종사자들은 제품판매를 넘어 농가들이 우수농산물을 생산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품질향상을 통해 농산업발전에 기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경농은 100여명의 전문인력이 농업기술컨설팅을 제공하면서 농가의 부가가치 향상과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인도시장을 둘러본 소감을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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