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영주 기자]

▲ (왼쪽)지난 2월 11~15일까지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9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식품전시회’에 한국수출업체들이 참가해 열띤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오른쪽)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식료품점에서 한국산 농식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구 ‘1억4700만명’ 소비 잠재력 커…‘한·러 경협’ 훈풍도 긍정 신호

한국 농식품 수출액의 50%정도는 일본·중국·미국으로 수출된다. 하지만 사드문제와 위안부 문제, 엔저현상, 보복관세 등 정치와 군사, 경제적 상황에 따라 수출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우리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시장 다변화는 시급한 해결과제로 지적된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한류열풍의 힘을 받아 아세안시장은 물론 브라질, 이탈리아, 러시아 등 새롭게 부각하고 있는 신흥 수출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수출 잠재력이 큰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현지 바이어와 한국 수출업체, 수출관련 전문가들을 만나 수출현황과 향후 수출유망품목, 수출확대 방안을 알아보았다.


블라디보스토크 등 수출량 급증
작년 물량 44.6%·금액 29.7%↑
간장·김·라면·마요네즈 등 인기
과일·채소류도 꾸준하게 수출

서방국가 수입금지 조치로
CIS·아시아로 수입국 확대
여러 유형의 크고 작은 매장
대형유통업체가 같이 운영

‘한국식품=고급’으로 인식
구매력 갖춘 중상류층에 인기


▲러시아에 한국 농식품 연간 1억8880만달러 수출=러시아는 최근 거리상으로 가까운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수출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수출시장이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수출통계에 따르면 2017년 1억4560만달러(6만9800톤)였던 수출액은 2018년 1억8880만달러(10만1000톤)로 수출물량과 금액은 각각 44.6%, 29.7%나 증가했다. 국내 농식품 수출비중을 보면 일본(19.1%), 중국(16.0%), 미국(11.6%), 베트남(6.5%), 홍콩(5.4%), 대만(4.5%), 인도네시아(3.0%), UAE(2.8%)에 이어 러시아가 2.7%로 9번째로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로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향후 경제적 성장가능성은 높다. 인구는 1억4700만명으로 러시아인이 인구의 77.7%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행동에 대한 대응조치로 2014년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가 단행되면서 경제가 위축됐지만 2015년 경제성장률이 3.7%에 달했고 2016년 이후 경제지표들이 안정을 찾으면서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주요 수출 품목은 간장, 김, 라면, 과실주스 음료, 마요네즈, 커피, 영유아·어린이용 조제식품과 더불어 신선농산물로는 딸기, 감귤, 사과, 배 등의 과일과 더불어 호박, 가지, 양파, 마늘 등의 채소류도 꾸준히 수출되는 품목이다. 더구나 최근 정부가 신북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스, 철도 등이 사업뿐 아니라 농업, 수산분야에 대한 한·러 경제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수산물 가공공장, 농식품 가공사업 투자 등 다양한 교류방안이 다각적으로 추진되는 상황이다.

▲다양한 유형의 러시아 농식품 유통망=2014년 서방국가들의 수입 금지조치로 농식품 수입이 원활하지 못해 수입국이 CIS(소련연방 독립국)와 아시아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농식품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돈과 시간절약을 위해 집에서 가까운 매장에서 필요한 제품을 소량만 구매하는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하는 가성비 위주의 합리적인 소비성향도 러시아 소비자들의 특징이다.

농식품 유통구조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유형의 크고 작은 매장을 같이 운영하는 방식이다.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Lenta, Auchan 같은 대형유통업체는 중대형 다른 규모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할인점을 동시다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판매하는 입점제품은 식품수입업체를 통해 공급받고 있고 Magnolia이나 Perekrestok 등의 편의점이나 할인점은 식료품 도매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는 유통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 한국산 농식품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한류의 영향으로 이러한 대형유통매장이나 중·소형 편의점, 슈퍼마켓, 할인점에는 한국산 라면, 김, 과자류, 마요네즈, 커피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 농식품 상품이미지 높아=러시아 시장에서 전통적인 유통점은 감소하고 현대적인 유통점은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적인 유통점은 식품시장의 18%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형마트인 하이퍼마켓은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하고, 중·소형 규모의 슈퍼마켓, 편의점, 할인점은 도심 내 작은 단위까지 입점해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온라인 농식품 소비시장은 초기단계로 2014년 이후 매년 3%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넓은 상품선택 폭 등의 이점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현지 한인마트는 현지인들에게 고급제품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마켓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식품은 고가격·고품질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구매력 있는 러시아 중상류층에게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영주 기자 leeyj@agrinet.co.kr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

“고품질 한국 라면값, 일본산의 1.5배”

▲타미르(Timir) 러시아 수입바이어=러시아에서 소매상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농식품은 라면을 많이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일본산이나 중국산 라면에 비해 디자인이 우수하고 품질도 월등해 현지 판매가격이 중국이나 일본산 대비 1.5배 이상 높다.
향후 한국산 라면에 이어 한국산 액상시럽도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모스크바에도 한류 붐이 일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볶음밥, 떡볶기 등 한국식품 소비도 증가하는 등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산 농식품은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과 맛, 디자인 등에서 우수해 구매력있는 중산층 이상 러시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라면 외에 커피, 과자 등 한국산 농식품 취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지인 주식 빵 겨냥 유자 잼 수출”

▲이재근((주)서광 F&B 대표) 한국 수출업체=현재 유자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러시아 시장에 유자로 만든 잼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서 유자차를 통해 유자의 영양적인 측면과 맛, 품질을 인정받고 있어 현지인들의 주식인 빵이나 간식에 한국산 유자 잼을 더불어 먹도록 소비시장을 개척할 생각이다. 지금의 러시아 시장은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모스크바로 한국 농식품의 인기가 확산되는 초기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러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시장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한국산 유자는 영양이 우수하고 맛도 깊어 러시아 시장에서 최우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aT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019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식품전시회에 참가해 다양한 소비시장 정보 확보와 수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3~5년 내에 100만불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신재훈 aT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
“우리 수출시장 다변화의 최적지”

러시아 진출의 교두보 삼아
농식품 수출지원 더욱 강화

“러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큰 수출시장임에 따라 블라디보스토크를 러시아 수출교두보로 삼아 한국산 농식품 수출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올 6월 블라디보스토크 aT지사 개소를 앞두고 있는 신재훈 aT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장은 러시아 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을 강조했다.
최근 러시아 시장은 김, 라면, 음료, 과자, 커피 등이 현지인들에게 인기있는 품목으로 보다 세분화된 시장구분을 통해 수출마케팅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러시아 시장 진입을 위한 전진기지로 블라디보스토크 시장을 최대한 활용해 충분한 수출성과를 확인하면 바로 모스크바시장까지 수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신 지사장은 “극동 러시아 지역에 한국산 농산물 수출은 중국산과 경쟁에서 이겨야 가능성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며 “한국산 농식품이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고급품으로 인식되고 소비층이 형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수요 확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수출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딸기와 파프리카, 버섯 등의 신선농산물이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신재훈 지사장은 “러시아 시장은 한국 농식품 수출시장 다변화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시장인 만큼 한국산 신선농산물은 물론 현지에서 인기있는 농식품 수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며 “동시에 현지 마케팅 강화를 통해 한국산 농식품을 현지인들에게 홍보하는 차별화된 마케팅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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