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성수 한국식품연구원 박사

‘질병예방 개념’ 사회적 수요 지속 증가
기업 옥죄는 지나친 규제 완화하되
안전성·효능 꼼꼼히 따져 소비자 보호를


식약동원(食藥同源)이란 말이 있다. 식품과 약이 원래 같은 근원에서 나와서 좋은 식품을 골고루 잘 먹게 되면 건강해지고 또한 보약과 같이 몸에 좋다는 뜻이다. 최근 우리는 식품에 건강기능을 붙여 건강기능식품이란 용어를 흔하게 사용하고 그 제품들도 무수히 많이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 때로는 지나친 과대광고로 과연 식품인지 약인지 구분이 가지 않고 정말 정확한 효능이 평가, 인정되어 판매되고 있는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식품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 분야를 더욱 더 확대,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소비자 측면에서는 좀 더 많은 정확한 과학적인 근거의 축적을 통하여 장기간의 섭취 시 안전성과 효능을 꼼꼼히 점검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건강기능식품법) 제3조에 ‘건강기능식품’이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가공)한 식품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기능성’이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하여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 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최근 국민경제의 향상과 더불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면서 식품은 과거 단순한 먹거리 혹은 배고픔을 달래는 영양과 칼로리의 공급 소재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건강기능의 효과를 중시하고 그것을 통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즉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영양소기능, 생리활성기능, 질병발생위험감소기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특히, 인구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만성질환의 증가를 동반하므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질병예방개념의 도입 등으로 건강기능식품의 사회적 필요성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이 ‘약’의 개념에서 ‘보조식품’으로 인식을 달리하면서 건강기능식품 구입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제공한 ‘2018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건강기능식품시장이 4조3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하였으며 연평균 7.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하였다. 식품의 연평균 성장률은 2.5%로 건강기능식품이 식품산업보다 성장률이 높다고 하였다.

건강기능식품협회의 자료에서 최근 4년간 눈, 전립선, 간, 관절 등 특정 부위 기능성을 강화하는 건강기능식품이 평균 30%성장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등 특화된 건강기능식품의 출현과 미용 관련 건강기능식품의 확장으로 2030세대의 관심이 증폭되는 상황과 맞물려 부위·세대별 맞춤전략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였다. 또한 섭취의 편리성도 매우 중요하여 적절한 제형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주요 소비품목인 홍삼, 비타민류, 오메가3 등으로 인하여 알약형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액상·음료형태, 연질캡슐의 순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분말형, 과립형, 하드캡슐형, 젤리, 카라멜형, 환의 형태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의 구매는 연령별로 살펴보면 30~40대 이상의 비율이 높았으며, 가구소득은 중소득층이 많았으며,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의 구입비율이 높았다. 향후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개선하고 싶은 건강문제로 ‘피로회복’이 가장 많았으며, 면역력증진, 전반적 건강증진, 관절건강, 다이어트, 스트레스해소, 기억력향상, 골건강 등도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은 고시형과 개별인정형으로 나누며 고시형 원료의 경우 식품공전의 제조기준, 규격, 최종제품의 요건에 적합할 경우 별도의 인정절차 없이 신고할 수 있고, 개별인정형 원료의 경우 원료의 안정성, 기능성, 기준규격 등의 자료를 제출하여 관련 규정에 따른 평가를 통해 기능성원료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기능성 식품소재의 규제나 표시 사항은 소비자와 산업체의 입장 모두에게 상생발전의 방향으로 정해져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건강기능성의 표시에 있어서는 상당한 수준의 과학적 근거에 의해서 엄격한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고 충분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행 인증절차나 실험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엄격하며, 고비용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완화할 여지가 있다면 어느 정도 규모의 중소기업에서도 수행할 수 있는 정도로 조정하여 관련 산업의 확대 및 활성화와 국제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이다. 소비자가 약과 식품을 혼동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을 맹신할 수도 있도록 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중이나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매우 높은 것들이 많다. 특히 중년이상 노년층의 소비자들은 그것을 먹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이 각종 매체에서 적극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어 아무리 인증절차를 통과한 것이라 해도 과연 저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소비자들이 적정한 가격에 그야말로 건강에 도움이 되고 질병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을 믿고 사먹을 수 있도록 더욱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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