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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찬 이사장 "우리밀 품질 높이고 세금으로 가격 보조해줘야"국산밀산업협회 이사장 2월 22일 퇴임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밀자급률 높이려 2010년 창립
수급불안 등 여전…송구스러워

정부 올해부터 수매비축 나서
수급안정 효과 당장 나타날 것  
품질기준 마련도 칭찬할 대목

2022년 자급률 9.9% 달성 위해
품질 향상 동시에 생산비 낮춰야


(사)국산밀산업협회 이정찬(68) 이사장이 9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공식 퇴임한다. 1995년 전주 ‘보리식품’에 참여하면서 우리밀과 인연을 맺은 이정찬 이사장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에서 활동하면서 한평생을 우리밀 살리기를 위해 헌신해 온 인물이다. 2월 22일 공식 퇴임하는 이정찬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우리밀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 등에 대해 들어봤다.

-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린다.
“2008년 세계적인 식량파동으로 인해 식량자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밀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밀 농가와 수매·유통업체 등이 모여 2010년 5월 7일 국산밀산업협회를 창립했다. 9년 전이나 지금이나 밀 자급률이 높아지지 못했고, 수급이 불안한 상황이다. 밀 농가도 어렵고, 수매·유통업체도 경영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국민들에게도 우리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송구한 마음이 크다.”

-최근 정부가 밀 수매비축에 나서는 등 밀 정책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평가한다면. 
“정부가 밀 수매 예산을 수립하고, 밀 중장기 발전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관련 법 제정에 나선 것은 밀산업을 책임지고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동안의 우리밀살리기운동은 생산자 중심의 한계를 보였고, 2010년부터의 10년은 생산자와 수매·유통업체, 소비자가 함께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급조절에 실패했다. 지금부터는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3기 운동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수매비축에 나서는데, 당장 수급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1기와 2기 우리밀살리기운동의 시행착오가 지금의 성과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밀의 품질기준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품질기준을 마련한 것은 칭찬할만한 대목이다. 품질향상은 소비자가 우리밀을 믿도록 하는데 핵심이 되고, 밀가공 업체들이 안심하고 우리밀을 사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최근 밀쌀의 학교급식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공법은 우리밀의 품질을 높여 제분과 제빵·제면시장을 되찾는 것이다. 과거에는 다수확 품종인 백중밀을 재배하면서 가공적성이 떨어지는 등 품질이 좋지 못했는데, 앞으로 품질이 우수한 우리밀 품종을 적극적으로 육성·확대해야 한다. 품질관리 체계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일부에선 수입밀과 우리밀을 섞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우리밀의 품질이 일정해야 그것도 가능하다. 어떤 방향으로 가던지 간에 우리밀의 품질을 일정수준으로 높이고 안정시켜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다.”

-밀 중장기 발전대책에서 보완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품질만 높인다고 해서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2022년 9.9%의 자급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수입밀 가격은 kg당 300원, 우리밀은 1000원이다. 이 구조에서는 수입밀과 싸우기가 쉽지 않다. 일본처럼 세금으로 우리밀 가격을 일부 보조해줘야 한다.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정책적으로 생산비를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밀이 갖고 있는 식량안보 등의 공익성을 기반으로 직불제를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수입밀은 ‘글리포세이트’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밀은 ‘글리포세이트’와 같은 위험한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우월성을 지켜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끝으로 우리밀 업계에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그동안 우리밀을 살리겠다는 사명감도 있고, 목적의식도 있었는데, 저를 비롯해 운동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정성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다. 우리밀이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는지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30여년간 우리밀운동에 몸을 담았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서 생산농민, 가공·유통업계, 바라보는 국민 모든 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우리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한편 이정찬 이사장은 1977년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풀무원 농장에서 농촌청년 교육강사로 활동했으며, 1998년 가톨릭농민회 경기지회 총무를 맡으며 농민운동에 힘썼다. 1995년 전주에 보리식품에 참여하면서 우리밀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2000년부터 20003년까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사무국장을,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이사장으로도 활동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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