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정읍시 태인면에서 40년째 딸기 농사를 지으면서 억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이대건 씨가 자신의 농장에서 딸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 양민철 기자]

2013년부터 고설재배로 전환
전국 유명 주산지 다니며
선진 육묘·재배기술 익혀
올 매출 5억4000여만원 기대


40년 동안 오로지 한우물만 고집, 억대 매출의 반열에 올랐다. 전북 정읍시 태인면에서 40년째 딸기 외길인생을 걸어온 이대건(61) 씨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올해 딸기 매출 추정치는 무려 5억4000여만원. 27동(동당 4~5톤)에서 총 108~135톤의 수확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한 집념 하나로 2013년 비가림 하우스 노지에서 고설재배로 전환, 규모화를 시도했다. 특히 생산비 절감 차원의 자가 육묘기술 습득은 소득 향상에 일조했다. 정읍시농업기술센터는 물론 함양, 논산, 삼례 등 딸기 전국 유명 주산지를 돌며 선진 육묘·재배기술 익히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1980년 초기 소규모에서 시작한 농장은 40여년이 흐른 지금 자가 육묘장 5동에 비가림 하우스 고설재배 27동 등 모두 32동으로 대규모 농장으로 변신했다.

딸기는 자가 육묘로 9월 10일경 정식, 11월 10∼15일경 수확을 시작, 다음해 5월까지 계속된다. 농장은 비가림 하우스 3중 보온커튼에 내부환풍기, 자동개폐기, 펠렛 및 열풍기를 통한 고설재배다. 고설딸기는 무멀칭에 양액과 무농약, 수막재배로 꿀벌수정을 통한 우수한 딸기로 탄생한다. 품종은 병충해에 강하고 신선도와 당도가 높아 한국인의 입맛에 길들여진 ‘설향’ 품종이다. 고설딸기는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을 획득해 건강하고 안전한 농산물임을 입증한 셈이다. 딸기는 정읍원협 로컬푸드직매장과 SNS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을 보인다. 자신이 직접 경영에 나선 그의 농장은 외국인 근로자 6명과 딸기 선별 한국인 2명 등 모두 9명이 맡는다.

이대건 씨는 “딸기도 지구온난화 영향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자가 육묘장의 시설보완을 통한 조기정식·출하의 틈새시장을 노려, 소득 향상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새로운 도전의지를 확고히 했다.

다만 이 씨는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 유지로 인한 쏠림현상이 심화된 딸기의 가격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진단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읍시조공법인을 통해 자신의 딸기를 2월 1일과 9일 두 차례 일본에 시범수출, 일본 소비자들의 반응을 엿보고 있다.

수출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는 그는 “현재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은 점을 감안, 정부가 앞장서 수출을 장려하고 농민들에게 가격보전 정책을 펴야한다”며 나아가 지속적인 품목교육을 통해 농민들이 최상의 농사를 짓고 농협과 행정이 유통에 앞장서고, 품질관리와 출하조절 등의 역할을 하는 전문 영농지도사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의 성공 뒤엔 애환이 서려있다. 1980년 젊은 나이에 먹고살기 위해 무작정 농사에 뛰어들었다. 기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의욕만 갖고 덤볐다가 쓰라림을 경험했다. 태풍 매미와 폭설의 기상재해로 심각한 피해도 맛봤다.

인건비 절약을 위해 가족 전체가 나서 이른 아침에 딸기를 수확, 40여km 떨어진 전주에 출하했던 과거는 아련한 추억이 됐다. 가정 형편 어려움으로 만학에 고졸 검정고시에 이어 전북과학대학교(세무경영정보전공)를 졸업했다.

1986년 농어민후계자에 선정된 그는 정읍시 태인면농업경영인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정읍원협 이사로 왕성한 활동 중이다. 끊임없는 노력과 농사에 대한 열정으로 정읍시농민단체연합회의 농민대상, 새농민상, 정읍시장상, 전북도지사상을 받았다.

이대건 씨는 “40년 동안 오로지 딸기 작목 외길 인생을 걸어온 만큼 앞으로도 딸기와 살고 딸기에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딸기가 미래의 안정적인 소득 작목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읍=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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