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도정수율 전년비 2~3% 하락
1%만 떨어져도 4만톤 가모
통계청 수치 진위논란 계속


산지쌀값이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통계청의 2월 첫 산지쌀값 조사치가 전순 1월 25일자보다 다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2018년산 쌀의 ‘시장공급 과잉 여부’에 대한 진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산지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제기했던 도정수율 하락 문제가 국가 공식 통계 수치에 묻혀 간과되면서 실제 현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지난 해 11월 중순 '2018년산 쌀 생산량이 386만8000톤으로 2017년산에 비해 2.6% 감소했다'는 통계조사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산지RPC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도정수율이 2017년산에 비해 2~3%가량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이를 반영할 경우 실제 2019양곡연도 시장 공급량은 수급이 맞아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산지RPC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통계청 통계치가 국가 공인 수치라는 점 때문에 이를 인용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월 말 개최한 ‘2019 농업전망’에서도 2018년산 신곡 9만톤 및 지난해 11월에 공급된 정부공공비축미 5만톤을 합해 총 14만톤이 2019양곡연도에 초과공급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공공비축미를 대상으로 품질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도정수율이 전년에 비해 2~3%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정수율이 1%만 하락해도 실제 쌀 생산량은 4만톤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현장RPC 관계자는 물론 생산자단체에서도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쌀의 량이 얼마가 되는지가 중요한데, 통계청의 쌀 생산통계는 이를 반영하고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 통합RPC 한 관계자는 “초과공급이 된다고 하면 일단 납품가격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면서 “잘못된 수치가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감안해 현장상황을 감안한 통계수치 작성”을 주문했다.

생산자단체 한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제시해줘야 정부도, 농민도 수확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 같은 경우 농민들은 통계청의 수치보다는 오히려 현장의 감에 의존해 출하계획을 세웠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RPC조합에서 전년에 비해 10만톤가량을 더 사들였는데, 이게 향후 어떻게 시장에 풀릴지가 관건인 상황으로 본다”면서 “농가들의 손에 남은 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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