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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이 기대되는 이유

[한국농어민신문]

미중 무역전쟁이 막바지로 가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미국과 중국간의 교역에서 미국은 늘 적자를 이어왔다. 이런 무역 불균형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다.

‘아메리칸 퍼스트’를 기치로 당선된 트럼프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미중간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500억 달러 상당의 1300여개의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국제관계에서는 무례하고 미국의 이익 실현이라는 측면에서도 불확실한 이 무모한 선제공격은 그러나 성공하고 있는 듯하다. 중국이 자세를 낮춰 더 이상 확전을 피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의 관세폭탄에 미국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맞대응하겠다던 중국은 최근 방향을 틀어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의 수입을 크게 늘리겠다고 발표하였다.

미국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물품은 그리 많지 않다. 미국의 수출우위품목 중 하나가 농산물인데 중국은 자국의 농업과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농산물 수입을 방어해 왔다. 그런데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미국 농산물 수입을 하겠다고 빗장을 푼 것이다. 여기에는 밀을 비롯해 GMO 콩과 옥수수, 카놀라 등도 포함된다. 2015년 기준으로 곡물 자급률이 90% 이상인 중국도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피하기 위해 농산물 시장을 내주고 있다.

우리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중국보다 더 취약한 나라이다. 미국은 우리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철강을 팔기 위해 미국의 강세수출품목인 농산물을 수입할 수밖에 없다. 무역 균형 뿐 아니라 남북 대치 상황에서 미군의 보호가 우리의 평화 유지에 강력하게 작용하는 때에는 더욱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수입하는 농산물이 GMO(유전자조작농산물)냐 아니냐는 우리의 선택 범위에 있지 않다.

그동안 농민단체들은 ‘식량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으나 미국과의 이런 정치, 경제적인 역학관계가 유지되는 한 식량주권, 즉 농산물 수급의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1년에 밀 500만톤, GMO 콩과 옥수수 천만 톤을 수입해서 우리 밀과 콩, 옥수수가 설자리를 잃은 건 경쟁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2월 27일부터 이틀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연다고 한다. 싱가포르에서의 1차 정상회담 이후 밀당을 계속하던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건 북한의 핵폐기 프로세스와 미국의 종전선언 및 북미간 경제협력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봤다는 얘기일 것이다. 만약 종전과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현실화되면 우리에게도 남북간 대치와 긴장이 항구적으로 사라지는 평화의 시작이 될 뿐 아니라 경제적인 협력을 통해 남북이 서로 상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 동안 중단되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이고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제한 없이 이어질 것이다. 북의 영공과 철도를 이용한 백두산 관광도 현실화될 것이다.

많은 교류와 협력이 이어지겠지만 우리가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건 역시 농업교류일 것이다. 농업기술과 종자, 농기계와 자재 등 다양한 교류, 협력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기대가 큰 건 농산물 교류일 것이다. 기후나 지리적 특성으로 한쪽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수량이 적은 농산물을 남북이 서로 교환한다면 남쪽의 농업문제와 북쪽의 식량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쌀과 감귤을 보내면 북에서는 콩과 옥수수, 임산물 등을 보내어 서로의 과·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

남북의 평화 프로세스는 정치, 경제적인 자주권과 식량 수급의 자기 주도권도 확장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과 마찰을 피하면서 한반도 내 식량과 농산물의 자급도를 높이고 미국의 농산물 수입을 서서히 줄이는 식량주권의 시대를 기대한다.

곧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는 다가올 이런 상황까지 생각하며 우리 농업의 미래를 설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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