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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사과·배 동향/사과, 저장물량 많고 대과도 남아 ‘농가 부담’
▲ 올 설 대목 사과와 배 소비가 예상보다 좋지 못했던 가운데 이 영향이 향후 저장 과일 시장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2일 오전 가락시장에서 사과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설 대목장 사과 시세가 높을 것이란 설레발 속에 정작 대목장 소비가 상당히 좋지 못했고, 이 여파가 상반기 저장 사과 시장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소과는 물론 일부 설에 판매돼야 할 대과까지 산지에 저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에 사과 소비 홍보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워낙 지난해 큰 폭의 생산량 감소로 저장량이 적은 배는 대목장 소비력 하락에도 설 이후 시세는 비교적 양호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도 가격에 대한 기대 심리를 갖기보단 지속적인 출하가 더 산지에 도움을 줄 것이란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대목장 소비 침체에 시세 꺾여
여름 출하까지 영향 미칠 듯
홍보 강화 등 소비촉진 시급


▲사과=설 대목 사과 소비가 좋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목장 대과 비중이 적고 사과 시세는 높을 것이란 일방적인 전망이 난무하며 사과 소비에 찬물을 끼얹었고 이로 인해 설 대목으로 갈수록 시세가 꺾인 것으로 산지와 시장에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서울 가락시장에서 부사 5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1월 넷째 주 2만원 후반 대에서 마지막 주엔 2만원 초반 대, 2월 들어선 2만원 내외를 보이며 설 대목으로 갈수록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보다 물량이 많았고, 설 연휴는 2월 중순이라 1월에 대목장이 정점이지도 않았던 지난해 1월 사과 시세는 평균 2만9700원이었다. 

이융기 대구경북능금농협 의성산지유통센터장은 “설 선물 시장이 특히 타격을 받았다. 택배 물량이 작년 설보다 20%나 줄어들었다”며 “아무래도 설 대목에 사과 양이 적고 시세가 비싸다는 여론이 형성된 게 대목장 사과 소비엔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설 대목장 소비 침체는 여름철까지 꾸준히 출하돼야 할 저장 사과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산지 저장물량이 많이 남았고, 무엇보다 설 이후 중소과 위주의 판매가 전개돼야 하는데 대과도 일정부분 보유한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산지에선 사과 소비 홍보 등 다각적인 사과 소비 촉진 방안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융기 센터장은 “설 이후엔 중소과 위주의 판매가 전개돼야 하는데 대과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고, 농가가 저장 물량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과 촉진 운동이라도 전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매시장에서 파악하는 체감도 산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시장에선 설 이후 꾸준한 출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용흠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부장은 “사전(설 대목 전)에 너무 시세가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아 설 대목에 독으로 작용했다”며 “대목장 사과 소비가 너무 좋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부장은 “당장 2월엔 설에 소비된 사과를 갖고 있는 물량이 많아 소비가 덜 되겠지만 그 이후엔 순차적인 출하가 필요하다. 당장 3월이 되면 오렌지 등의 수입과일부터 참외, 수박 등 국내산 과채류가 꾸준히 출하 되기에 너무 늦게까지 사과를 갖고 있으려다간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저장성이 약한 물량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출하를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는 농가 기대 만큼 상승세 없었지만 시세 양호할 듯


전년비 물량 30% 가까이 감소
소비 부진에 상승세 역부족
저장량 많지 않아 호조 기대


▲배=올해 설 시장에서 배 가격은 괜찮았다는 평가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물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있다. 가락시장을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전체적인 물량이 30% 가까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가락시장의 한 도매법인이 지난해 설을 앞두고 1일 물량이 많게는 2만2000 상자까지 반입됐지만 올해는 1만5000 상자가 가장 많이 반입된 물량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보니 경락가격도 높게 형성됐다. 실제로 가락시장에 반입된 신고배 7.5kg 상품 기준 평균 경락가격은 설 전인 1월 18일 3만8000원, 1월 22일 3만7000원, 1월 25일 3만6000원대를 기록했다. 일부 도매법인에서는 최대 5만5000원까지 가격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대의 흐름에 발목을 잡은 것은 역시 소비였다. 설 소비가 부진하면서 초반 시세를 견인하지 못했다. 설이 가까울수록 배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유통업체들의 발주가 마무리된 시점인 1월 26일에는 3만4000원, 1월 30일은 2만9980원으로 3만원대가 무너졌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농가들이 설 이후에도 배 가격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출하를 미뤄서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설을 앞두고 농가들 사이에는 배 가격이 5만원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유는 지난해 이상기온으로 인한 출하 물량이 크게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의 한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는 좋은 가격이 나왔다. 그러나 설이 가까워지면서 소비가 둔화돼 가격이 점차 내려갔다. 이 시점에 출하를 한 농가들이 꾸준히 물량을 출하한 농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 셈이다”며 “농가들의 기대심리가 무너졌다고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매법인과 산지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농가들이 갖고 있는 저장물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물량 부족에 따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심리만으로 저장 물량을 갖고 있으면서 설 시장의 전철을 다시 밟기보단 꾸준한 출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상동 한국배연합회 사무국장은 “예년에는 (설이 지나면) 재고도 많고 가격도 좋지 않아서 문의가 많았는데 지금은 사실 민원이나 문의가 거의 없다”며 “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갑석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저장물량이 많지 않다고 보고 있고, 향후 배 가격도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막연한 기대심리보다는 경매사들의 조언을 듣고 정상적으로 출하를 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영민·김경욱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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