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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기 칼럼] 현실화된 기후변화의 위협정문기 논설위원·친환경농축수산 유통정보센터장

[한국농어민신문 정문기 농산전문기자]

지난달 22일부터 4일간 제49회 다보스포럼이 열렸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월 정치·경제·학계 주요 인사들이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회의다. 올해는 ‘세계화(Globalization 4.0)’, 즉 4차 산업혁명 이후의 디지털 경제 재편문제가 주 의제였으나 기상이변과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가 핫 이슈가 됐다.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인 불안감과 분쟁이 불거지면서 이 문제가 최대 화두로 부각된 것이다. UNDP(유엔개발계획)아킴 스타이너 사무총장도 이사회 연설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평화, 안보 및 개발에 대한 위협에 대해 경고하며 “극심한 기상현상,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 극지방 얼음감소, 생태계 붕괴, 작물 수확량 감소 등이 발생할 것이며, 이러한 각각의 일들은 인간의 생계와 공동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후변화는 국가의 주권이나 지리적인 경계가 없어 어느 나라도 혼자만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없다”며 전 세계적 노력을 당부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작년 날씨만 봐도 그렇다. 사상 최고 폭염과 한파를 동시에 기록하면서 극과 극을 오갔다. 기상청이 지난 7일 공개한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보면 2018년 2월 7일에는 전북 고창이 영하 15.6도로 전례 없는 혹한이 왔고. 8월 1일에는 강원 홍천이 영상 41도까지 오르는 폭염이 나타났다. 이같은 이상기후는 지구적인 기후변화와 북극 제트기류의 약화 때문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과거에 경험치 못한 이같은 이상기후는 사회·경제적 뿐만 아니라 기상과 밀접한 농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한랭 및 온열질환자가 속출했으며, 5만466ha에 달하는 과수 꽃 냉해가 발생했다. 7~8월에는 폭염과 가뭄으로 과수 햇볕데임, 가축폐사 등 농작물 2만2509ha와 가축 907만9000마리가 폐사했다. 오미자, 표고 등 산림쪽도 1319ha, 전국 2493가구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솔릭과 콩레이 등 한반도에 상륙한 2개 태풍 피해도 컸다. 솔릭은 농작물 3만357ha, 농경지 126ha, 콩레이는 농작물 1만1687ha 피해를 입혔다. 

그래서 예부터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고 했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가뭄이 지속되거나  홍수가 나거나, 때 아닌 시기에 우박이 쏟아지면 농사는 망치게 된다. 그만큼 농업이 불확실하며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는 농업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재배적지의 변화, 병해충과 잡초 발생의 확산,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 등 식량자급과 직결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농식품부 업무보고 때 “이상기후 탓에 식량 사정이 언제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곡물자급률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아직까지도 기후변화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피해를 최소화 하거나 대응하기 위한 의지와 노력도 부족해 보인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성적은 세계 최하위다. 각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 성적을 지표로 나타낸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19’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전체 60개국 가운데 57위로 최하위권에 머문다. 국가적상황이 이러하니 농업분야는 더 초래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 농진청, 산림청, 기상청 등 3개청이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재난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연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농진청의 ‘신기후체제의 농업분야 기후변화 대응 연구전략’도 현재까진 선언적 성격이 강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현장과의 정책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계속 하늘만 탓할 수는 없다. 이제부터라도 농업분야 ‘기후변화 거버넌스’ 구축에 나서야 한다. 통합컨트롤 타워가 있어야만 당장 코앞에 다가온 기후변화의 위협을 사전에 분석하고 진단하며 예측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마스터플랜도 수립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미리 대비하는 것만이 최상책이기 때문이다. 4월에 출범하는 농특위에서도 기후변화를 주요 의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농민들이 기후변화의 불안감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영농에 종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보다 더 적극적인 정책적 접근과 실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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