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진우 기자]


농경연 조사, 전년비 9.2% 상승
FTA 체결국 수입액도 11.1%↑

수입쇠고기 40만톤 첫 돌파
자급률 36.4%…5년새 1/3 줄어
포도·키위도 ‘두자릿 수’ 증가

FTA 이행기간 경과에 따라
관세율 지속 하락…피해 더 늘듯


지난해 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이 역대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농축산물 수입액은 총 352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9.2%나 상승하는가 하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액도 303억7000만달러를 차지하면서 11.1%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쇠고기 수입량은 국내산 시장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으며, 국내산 과일작황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과일 수입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각국과의 FTA 협정이행이 심화됨에 따라 관세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이어서 수입농축산물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을 예상된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한 해 동안 수입된 수입쇠고기는 모두 41만5000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던 지난 2016년 36만2000톤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사상 최초로 40만톤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쇠고기 생산량이 23만7000톤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생산량의 두 배 가까운 량이 수입된 것인데, 국내생산량과 수입량이 모두 시중에 공급됐다고 가정할 경우 쇠고기 자급률은 36.4%정도로 추산된다. 2013년 50.1%이던 게 불과 5년만에 1/3가량이 날아간 셈이다.

지난해 가격 하락세를 보였던 돼지고기도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59만2000톤이 수입되면서 전년에 비해 16.6%나 증가했다. 국내산 돼지고기 생산량이 93만9000톤인 점을 감안하면 자급률은 61%대를 나타낸 것이다. 국내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늘어난 것은 냉동가공용 원료육에 대한 국내소비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제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닭고기도 수입량 증가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지난해 수입량이 13만2000톤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24.6%나 증가한 것. 브라질산 닭고기의 수입재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산 돼지고기와 캐나다산 돼지고기, 그리고 호주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일부 세이프가드가 발동되기도 했다.

국내산 과일 작황이 좋지 못했던 지난해, 수입과일의 국내시장공략은 가속화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입과일류 대부분이 수입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포도와 키위의 수입증가세가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포도 수입량은 6만톤가량으로 집계됐다. 첫 FTA체결국인 칠레에서의 수입량이 3만2000톤을 나타내면서 압도적으로 많았고, 미국에서도 2017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만9700톤이 수입됐다. 지난 해 국내산 포도 생산량은 16만2000톤가량으로 추정되며, 이는 FTA폐업지원이 시작된 2015년 생산량 22만4000톤 대비 28%가량이나 감소된 것이다.

이와 함께 키위도 주력 수입국인 뉴질랜드산의 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3만3000톤이 수입되면서 17%가량 늘었으며, 체리도 주력 수입국인 미국에서의 작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칠레산 수입이 늘면서 총 1만8000톤이 들어왔다. 전년대비 2.3% 수입량이 늘어난 것.

이처럼 농축산물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FTA 이행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관세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냉장쇠고기·냉동갈비의 경우 미국산은 지난해 21.3%에서 18.6%, 호주산은 26.6%에서 23.9%, 뉴질랜드산은 29.3%에서 26.6%로 떨어졌고, 돼지고기는 미국산 냉장삼겹살에 대한 관세가 지난해 6.7%에서 4.5%로, 캐나다 냉동돼지고기는 5%에서 0%로 떨어졌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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