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3년 전만해도 농촌에 몇 안되는 고소득 작목 중 하나였던 아로니아는 이제 농가에 애물단지가 됐다. kg당 1만원대에 달하던 아로니아 값은 2017년부터 급전직하, 1000원대까지 떨어져 이제 공짜로 따가라고 해도 따가는 사람이 없다는 게 농민들 얘기다.

이같은 아로니아의 몰락은 건강식품 붐을 타고 ‘단기간에 재배면적이 급증하면서 국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실제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 151ha(117톤)에 불과했던 재배면적은 2017년 1831ha(8779톤)까지 늘었다. 농가들은 농업경영체에 등록되지 않은 소규모 재배면적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2배나 많은 3600ha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한·EU FTA가 체결되면서 분말 형태의 아로니아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 가격하락을 부추겼다. 2017년 들어온 분말 수입량은 520톤으로 이를 생과로 환산하면 8216톤에 달한다. 국내 생산량과 버금가는 물량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물론 시장의 수요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우후죽순 재배에 뛰어든 농가의 책임도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일례로 충북 단양군에서는 아로니아를 특화작목으로 육성, 한 주당 4000~5000원씩 하던 묘목값을 3000원까지 보조했고 지주시설에 대해서는 50% 보조지원을 했다. 결국 아로니아 재배 유도로 자재·묘목·시설업자들만 떼돈을 벌고 여기에 농민들이 놀아난 꼴이 됐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충분히 고통 받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책임을 분담해야 마땅한다. ‘평당 2000원’이라는 터무니없는 지원금으로 농민들을 우롱해선 안된다. ‘FTA 피해보전직불제’ 발동을 비롯한 특단의 대책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