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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띠 CEO ‘록야’ 박영민·권민수 씨 "한국의 제스프리 꿈꿔""손해 보더라도 농가 대금 지급이 최우선"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농가와의 상생이 수직계열화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는 젊은 농업 CEO인 박영민(사진 오른쪽), 권민수 록야 공동대표. 사진은 두 대표가 수급예측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규모화 된 키위 농가를 중심으로 한 수평적 수직계열화로 전 세계 키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황금돼지해인 기해년 새해, 자신의 해를 맞은 서른일곱 청년 박영민, 권민수 록야 공동대표는 감자 농가와의 상생을 통해 ‘감자형 제스프리’, ‘대한민국식 제스프리’를 꿈꾸고 있다. 감자 종자부터 생산, 유통, 가공을 아우르고 있는 록야의 두 젊은 농업 CEO에게 그들이 추구하는 수직계열화 사업, 더 나아가 농업인과의 상생 스토리를 들어봤다.


상생하는 수직계열화 목표로
농업회사법인 ‘록야’ 설립
현재 150여개 농가와 한솥밥

감자 재약재배에만 전념토록
지도부터 판로까지 모두 관리
9년간 농가 이탈 5%도 안돼

육종돼도 판로 없인 무용지물
아산에 냉동감자 공장 짓고
빅데이터 활용 자회사 설립도



-록야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박영민(이하 박)=푸를 록(綠) 들 야(野), 록야는 농업을 사랑하는 푸른들이 되자는 의미로 설립됐다. 권 대표와는 대학 동기로 전국 농식품 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 행사에서 만났다. 그곳에서 수직계열화 업체를 비롯해 여러 산지나 농식품 업체를 견학하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

권민수(이하 권)=당시의 경험이 많은 도움도 됐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나 안타까움도 생겼다. 무엇보다 생산자와 상생하는 수직계열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이런 부분에서 박 대표와 의기투합해 9년 전 농업회사법인 록야 주식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록야만의 모델을 설명해 달라.

박=가장 중요시 여기는 건 농가에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우리 씨감자를 써도 되지만 다른 씨감자를 써도 상관없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다른 데로 갈 수도 있다. 다만 함께하는(계약재배) 농가는 생산에 전념할 수 있게 생산 지도부터 판로 구축까지 모든 영역을 저희가 책임지고 있다. 또한 소비 및 시세가 하락하거나 설사 저희가 손해를 보더라도 농가의 대금 지급을 가장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 저희가 만 9년 동안 농가 이탈비율이 5%도 되지 않는 건 단가 고정 시스템이 무엇보다 큰 몫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권=현재 150여 농가와 함께하고 있다. 우수한 농가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그런 농가와 함께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함께하는 농가들엔 파종이나 토질, 병해충 예방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저희가 드론 등을 활용해 구축한 빅데이터도 농가들에 제공하고 있다. 농가들이 저희와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표다.


-왜 수직계열화인가?

권=생산량이 늘어도 산지 규모화가 되면 소득이 늘어난다. 기업들이 구매하기도 수월해지고, 그렇게 되면 생산과 유통 모두가 상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모든 걸 농업인에게 맡기면 기업한테 끌려갈 수 있다.

박=우리 농업을 보면 생산자를 너무 슈퍼맨처럼 취급한다. 생산을 잘하는 것은 물론 조직화, 마케팅, 유통 등 모든 것을 생산자에게 맡긴다. 조직화까지는 산지와 농가에 맡길 수 있다손 쳐도 그 조직이 돌아갈 수 있는 별도 전문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한 성공사례가 뉴질랜드의 제스프리고, 록야 역시 그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유통은 물론 가공에도 진출한 이유는?

박=록야를 설립하기 전에 실패 사례를 많이 봤다. 그러면서 유통을 먼저 잡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좋은 품종이 육종돼도 판로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걸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특히 농업에서 많은 문제가 유통에서 발생하는데 유통을 너무 경시하는 것 같다. 다양한 판로가 있다는 것을 농가가 저희와 함께하는 가장 큰 장점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공업체나 식자재 업체와 함께하고 있고, 가공에도 진출하게 됐다.

권=예를 들어 냉동감자는 다 수입산이다. 패스트푸드 소비가 늘어나는데 대부분 미국산이나 캐나다산 냉동감자가 그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아산시 도움을 받아 아산에 가공공장을 설립했다. 원물을 생산하는 업체가 가공까지 할 수 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원료에 대한 이해가 없는 가공은 무너지기 싶다.


-빅데이터를 통한 수급예측시스템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

권=이제는 데이터 농업 시대다. 얼마나 유용한 데이터를 갖고 활용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박=팜에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그곳에선 정부의 유통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기상 상황도 살펴본다. 자체적으로도 드론을 활용해 실질적인 작황을 파악하고, 소비 동향을 살펴보는 등 종합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감자 시세가 어떻게 될지, 계약재배 양을 늘려야할지 등을 판단하고 있다.


-끝으로 앞으로 계획을 듣고 싶다.

박=단일 작목으로 성장해 하나씩 넓혀나가려고 한다. 하나를 넓히는데 고민이 길었다. 그러다 작년에 선택한 게 콩이다. 전작은 감자를 심고 후작은 콩을 심는 농가가 많고, 감자와 같이 콩도 두부 등 가공원료로도 많이 활용된다는 게 장점이라고 판단했다.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 대상 품목이 콩이라는 것도 주요 유념 포인트였다. 세 번째 작물은 양상추가 될 것 같다. 양상추 역시 패스트푸드에 들어가는 등 시장 흐름을 타고 있다.

권=우리는 처음에도 얘기했듯이 농가와의 상생을 가장 큰 사업의 목표이자 가치로 삼고 있다. 그래서 농가와의 계약에 앞서 현장을 꼭 방문해 록야만의 장점을 설명함은 물론 우리도 농가와 함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농가와 함께해 산지 규모화를 통한 농가 중심의 수직계열화 사업에 앞장서,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그 이상의 록야가 되도록 생산자 중심의 수직계열화 사업을 전개하겠다. 우리의 해이자 황금돼지해인 올해를 그 초석으로 삼겠다.

김경욱·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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