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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무 수급불안 매년 반복···‘의무자조금’ 도입 목소리 커진다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 배추와 무의 불안정한 수급안정 해소 방안으로 의무자조금 도입이 제기되고 있지만 제도 해결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해남군이 실시한 배추 산지 폐기 장면.

연말부터 이어진 가격 약세
설 지나도 반등의 기미 없어
정부 잇따라 시장 격리 추진
생산자도 가격안정 힘 보태야

산지유통인단체 갖춘 배추·무
의무자조금 거출목 선정 용이
정부 재정 지원 명분도 생겨  
자조금법 ‘50% 규정’은 걸림돌


농산물 수급불안정의 대표적인 품목으로 꼽히고 있는 배추와 무의 반복적 수급불안 해소 방안의 하나로 의무자조금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의무자조금 도입을 위한 제도적 해결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배추와 무의 가격 약세는 현재 진행 중이다.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10kg 상품 기준 경락가격은 설 전인 1월 28일 3132원에서 1월 31일 2549원, 설을 지난 2월 8일 3372원으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2017년 같은 기간 8400~9500원대를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많게는 3분의 1 토막 수준의 가격대다. 

무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가락시장 무 20kg 상품 기준 가격은 1월 28일 7401원, 1월 31일 8125원에서 설이 끝난 2월 8일 6938원으로 떨어졌다. 2017년과 2018년 같은 기간 1만4000원에서 최대 2만6000원까지 나왔던 점을 보면 가격 등락이 극심한 상황이다. 물론 지난해의 경우 뜻하지 않은 냉해를 입어 상품성이 좋지 않고 물량이 줄었던 점을 감안해도 가격 등락은 심한 상황이다.

▲의무자조금 조성 분위기=농림축산식품부는 설을 앞둔 1월 31일 그동안 배추 2만5000톤, 무 2만8000톤을 시장 격리한 데 이어 배추 4만6000톤과 무 2만톤을 추가로 시장에서 격리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배추는 2월 이후 평년 대비 초과 공급 예상량과 소비 감소분까지 감안해 총 4만6000톤을 추가로 산지 폐기하고, 무는 초과 공급 예상량 2만톤 전량을 채소가격안정제를 활용해 사전 면적조절을 실시한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산지와 유통업계에서는 반복적인 산지 폐기에 투입되는 재원을 감안할 때 생산자 스스로 가격안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방안의 하나로 의무자조금 도입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생산자 스스로가 수급조절을 위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 재원과 정부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수급조절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효과는 다른 품목에서도 경험을 한 바 있다. 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는 2016년 생산자 스스로가 유통협약을 통해 1000톤을 시장격리하면서 2015년 대비 농가 수취가격이 높아졌다.

여기에 배추와 무는 다른 농산물 품목과 달리 거출목도 용이한 편이다. 산지유통인들로 구성된 단체가 조직돼 있고, 전국 도매법인이 취급하는 물량이 6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도매법인이 거출목 역할을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배추와 무 대량 소비처인 김치공장도 거출목 역할을 하면 다른 품목에 비해 거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무자조금을 시행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도 덜게 되고, 소비자들이 세금을 투입해 비싸게 사 먹는다는 인식도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무자조금을 조성하면 정부의 재정 지원의 명분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의무자조금 출범의 걸림돌은=다만 현재 배추와 무의 의무자조금 출범을 위해서는 농수산 자조금의 조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자조금법)에서 정한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 규정의 완화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현행 자조금법에서 의무자조금 도입을 위해서는 자조금단체의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 이 대표성의 기준에는 △해당 농수산물의 농수산업자(회원인 농수산업 자) 수가 해당 농수산물의 전체 농수산업자 수의 50%를 초과할 것 △농수산업자의 해당 농수산물 생산량(생산량 통계가 없을 경우 출하량) 및 생산액 또는 재배면적이 전국 생산량·생산액·재배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50%를 초과할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업계는 이 생산량 50% 초과 규정이 의무자조금 출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선채소협동조합과 농협이 통합 자조금단체로 출범하려 했지만 국내 전체 취급 물량의 50%를 초과하지 못해 좌절된 바가 있다. 취급 물량을 계통 출하 물량으로만 한정해서 개인이 김치공장 등으로 출하한 물량은 자조금법에서 정한 취급 물량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만기 신선채소협동조합장은 “(의무자조금 출범을 위해) 농협과 협의도 마쳤는데 결국 취급 물량이 50%를 넘지 못해 의무자조금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지 채소의 특성상 조직이 광범위하고 유통경로가 다양해 자조금단체의 취급 물량이 50%를 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의무자조금을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해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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