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 충북도와 제천시가 지난 1일 스마트팜 혁신벨리 조성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나 농민들이 반대의견을 표출했다.

충북도·제천시 주민설명회
“조성만 하고 정상운영 안될 것”
농민단체 등 거세게 반발
시의원도 “충분한 답변 없어”


충북도와 제천시가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 단체는 1일, 제천시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농식품부 공모에 앞서 농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반발 기류가 강했다. 사업공모안 설명 이후 진행된 질의, 응답 순서에서 질문자 모두가 반대의견을 표출했다.

특히 농민회(이하 전농) 회원들의 반대가 거셌다. 전농은 설명회 이전에도 반대의견을 냈었다.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간담회에서도 반대를 했었다고 한다. 전농 회원들은 작심한 듯 조목조목 반대이유를 들었다.

황호문 씨는 “매년 50명씩 청년농업인을 유치한다고 하는데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이걸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1000평 규모로 스마트팜을 3년간 임대한다고 하는데 평당 시설비 50만원만 잡아도 엄청난 투자가 돼야 한다. 청년들이 이걸 감당할 수 있겠는가. 또 딸기, 오이 엽채류를 생산하면 과잉이 될 텐데 대책은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한농연제천시연합회 이경호 회장은 “국비외에 지방비가 375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돼 있다. 지방비 부담이 너무 크다. 이걸 어떻게 조달할지 의문이다. 이럴 경우 기존의 농업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별도로 예산을 확보한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고 따졌다.

김준철 제천시농민회장은 “김제나 상주의 경우도 농가와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농민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도 없다. 설령 스마트팜이 조성된다고 해도 나중에 정상적인 운영이 안 될 것이다. 이때 시설운영비를 제천시가 다 떠맡게 될 것이다. 단순히 열심히 하겠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으로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이 없다”고 꼬집었다.

금성면 유태옥 씨는 “민자를 218억원 투자받는다고 하는데 민간기업은 수익을 내기 위해 들어오는 것이다. 무슨 농사를 져서 수익을 낼지 의문스럽기 짝이 없다. 계획부터가 잘못됐다. 원래 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농민들의 반대가 거세자 시의원들도 거들었다. 홍석용 제천시의회 의장은 “지금 농민들이 이해할만한 답변을 못하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농민들의 의구심을 풀어줘야 한다. 무조건 이해해달라고 하면 되겠는가? 뭔가 건설적인 토론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병권 의원도 “파워포인트 하나 가지고 환상을 보여줘선 안된다. 농민들이 이해를 못한다. 의구심이 있으면 끝까지 납득을 시켜야 한다. 왜 이사업이 꼭 필요한지, 본인도 이해가 안된다. 열악한 지방재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시설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제천시는 작년 스마트팜 혁신밸리 공모사업에서 탈락했다. 올해 재공모에 응할 계획이다. 충북에서는 제천시만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총 사업비는 1274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국비가 681억원, 지방비가 375억원, 민자가 218억원이다. 내달 4일에서 8일 사이, 농식품부 공모에 응할 예정이다.

제천=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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