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정선 유정근 씨가 야생조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야생조수보호증식장 조성뒤
울타리 제거로 농가에 몰려와 
직·간접 피해 한해 100억 넘어


강원도 정선 지역 농민들이 야생조수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곳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 1996년 가리왕산 106ha가 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고, 1997년에는 산림청 야생조수보호증식장 조성사업이 착수됐다. 이어 1999년 산림자원 생태관찰원으로 바뀌면서 37km에 걸쳐 울타리를 쳤던 것을,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울타리 11km를 제거하면서 인근 농가로 야생조수들이 몰려드는 것이다.

더욱이 인근 지자체인 평창군과 영월군 등에서 수렵을 피해 도망온 야생조수들이 다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토착화되면서 개채수가 급격히 늘어 농업인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
강원도 한 해 야생조수 농작물피해는 직·간접으로 1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농업인들은 주장한다.

피해가 확산되자 이 지역 농민들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선군 정선읍에서 사과농장 1만2000㎡와 감자 옥수수 배추 등 3만5000㎡를 경작하는 유정근씨는 지난해 호랑이 모형 두 마리를 구입해 농장 주변에 설치했다.

유정근 씨는 “밤낮없이 농장에 들어와 피해를 입히는 고라니 멧돼지 등 야생조수들이 호랑이 울음소리와 눈의 불빛을 보고는 도망쳐 다행히 피해가 많이 줄었다”며 “문제는 많은 비용이 드는데다 야생조수들이 이 환경에 적응하면 또 다른 방법을 써야 하기 때문에 피해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선=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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