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농업을 위한 정책간담회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대회의실에서 도의회·도·농협이 ‘미래농업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애써 지은 농산물 폐기 원시적
생산량 예측해 사전 조절해야"


해마다 월동무, 양배추 등 제주산 월동채소 과잉생산으로 농민들이 애써 생산한 농산물을 산지폐기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사전에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정책 등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는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농협중앙회제주지역본부 및 품목별 협의회 조합장들과 ‘미래농업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농협제주본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주농업 당면 현안으로 월동무와 양배추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하락과 산지폐기에 대한 대책 마련 필요성을 지적했다.

농협제주본부에 따르면 2018년산 월동무의 생산예상량은 2017년산 32만톤보다 6.2%인 증가한 34만톤으로 1월 현재 생산예상량의 15%인 5만1000톤이 출하됐다. 월동무 20kg 기준 가격은 7333원으로 평년 9198원보다 20.3% 하락했다.

양배추 생산예상량은 2017년산 9만4000톤보다 22.3% 증가한 11만5000톤으로 1월 현재 8kg 기준 가격은 평년 5354원 대비 23.7% 하락한 4086원에 머물고 있다.

이에 농협과 생산농가들은 자율감축 결의대회를 갖고 산지 자율폐기를 추진하고 있다. 월동무의 경우 목표 7000톤 대비 211%인 1만4785톤, 양배추의 경우 9000톤의 물량에 대해 자율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현용행 성산일출봉농협조합장은 “통계상 월동무 가격이 20% 하락한 것으로 보이지만 농가들의 자율감축으로 더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실제는 50% 이상 하락한 것”이라며 “1월에는 농가 자율감축으로 가격 폭락을 막고 있지만 2월에는 정부나 도에서 대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행정에서 주산지 정책을 활용해 주산지가 아닌 지역에서 재배할 경우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무의 경우 적지가 아닌 곳에도 행정에서 지원을 하다 보니 비상품이 출하돼 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주산지 정책을 확실히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매년 공급 과잉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으로 도에서 수십년째 산지폐기에 지원하는 예산만 누적액으로 수백, 수천억원이 될 것”이라며 “농가들이 애써 지은 농산물을 가격에 따라 산지에서 폐기하는 것은 원시적인 방법으로 사전에 생산량을 예측해 사전 조절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생산자단체가 조직화 돼 있는 데 각 읍면에서 자료를 취합해 데이터를 구축하고 정책에 비협조적인 곳에 대해서는 행정 지원에서 배제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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