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산업 안정화 심포지엄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가 지난 22일 개최한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미경산 한우 고기 판매 및 수출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두수 조절·개량 등 효과있지만  
물량 늘면 고급육 이미지 퇴색
사업 대상 12개월령까지 늘려
출하 시기 분산시킬 대책 마련

미경산우 전문 판매장 운영
별도 등급판정 운영 등도 제시 


한우 수급 조절과 개량을 위해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을 실시하되, 미경산 한우 홍수 출하로 인해 고급육 이미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미경산 한우 고기 전문판매장 설치 및 수출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는 지난 22일, 전북 익산시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전국의 한우 농가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올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한우 사육두수 조절과 각종 시장개방에 대비한 한우 농가 경영 안정 방안을 선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시급하게 마련한 자리다. 이에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협회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홍길 회장은 “몇 년 전 사육두수 증가로 인한 암소 감축 사업 때문에 한우 농가들이 손해를 많이 보고, 폐업으로 한우 농가 수도 많이 줄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농가 스스로 생산두수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런 방안을 고민하다 미경산 한우 비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미경산우 비육 사업을 하면 첫 째 자질이 안 좋은 소를 도태하기 때문에 한우 개량이 되고, 두 번째로 두수 조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한우 연구를 담당한 권응기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 박사도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권응기 박사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해 한우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연도와 맛이 우수한 미경산 한우 브랜드의 육성 및 개발이 필요하다”며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등급판정을 별도로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소비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 까지는 공판장 출하 보다 직영매장이나 식당 판매 위주로 공급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미경산 한우 비육 사업으로 인해 미경산 한우가 홍수 출하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김영만 전북미경산한우협동조합 이사장은 “지금은 미경산우가 고급육으로 평가 받지만 한우협회의 미경산우 비육 사업으로 미경산우가 쏟아져 나올 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따라서 미경산우 수출 및 미경산우 전문 판매장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송태복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미경산우 비육은 오래 전부터 전북지역에서 하던 것인데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고민거리로, 미경산우 전문 판매장 같은 시장이 필요는 하다”면서 “그런 시장이 생긴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고 답했다. 또한, 김홍길 회장은 “미경산우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 대상을 출생 후 12개월로 넓혔다”며 “출하시기를 분산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도 다수의 한우 전문가들이 한우 수급 조절 실패, FTA 등의 시장 개방으로 인한 한우 농가의 경영 불안정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송아지생산안정제의 시급한 개선과 함께 정부가 ‘비육우안정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비육우안정제의 경우 재정 여건상 전국적인 시행이 불가능하다면 일본처럼 지자체에서 먼저 시작하고,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 송태복 과장은 “번식 농가에 대해서는 송아지생산안정제가 있지만 비육 농가에는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지원 제도가 없다”며 “이를 포함해 오는 3월까지 한우산업종합대책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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