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지난해 89만5290톤 유입
14억8234만 달러 기록
해마다 ‘역대 최대치’ 경신

전년비 각각 2%·8% 증가 
물량보다 금액 증가 폭 커

기능성·온대과일 공세 ‘신호’
국산과일과 직접 경합 우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입 과일이 국내 시장에 들어왔다. 더 우려스러운 건 물량 대비 금액 증가 폭이 가파르다는, 즉 국내 과일과 직접적인 경합 관계에 놓이는 온대 과일 등 비싸고 다양한 수입 과일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관세청은 지난 15일 2018년 12월 과일 수입 동향을 수출입무역통계(unipass.customs.go.kr:38030/ets/index.do)에 게재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년간의 수입 과일(과실류) 동향이 집계됐다.

2018년 수입 과일은 물량 기준 89만5290톤이 국내 시장에 들어왔다. 2017년 87만7927톤 대비 약 2% 늘어난 역대 최대 물량이다. 수입 금액 증가 폭은 이보다 더 커 2017년 13억7267만 달러 대비 8% 가량 늘어난 14억8234만 달러의 수입 금액을 기록했다. 이 역시 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액이다.

물량이 증가한 반면 금액이 감소한 해(2015~2016년)가 있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수입 과일은 물량이 금액 증가 폭을 앞서는 경향이 있었다. 2004년 칠레와의 FTA(자유무역협정)를 시작으로 FTA 체결국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에 따라 해가 갈수록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되는 품목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례로 대표적인 수입 과일 품목인 미국산 오렌지는 2012년 미국과의 FTA 발효 이후 관세가 인하돼 지난해 무관세(계절관세 적용)까지 됐다.

그럼에도 올해 물량 증가보다 금액 증가 폭이 4배나 된다는 건 고가이면서도 다양한 수입 과일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국내에서 기능성 과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며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 유통되고 있는 아보카도는 2014년 1097톤에서 2015년 1515톤, 2016년 2915톤, 2017년 5979톤, 2018년 1만1560톤 등 수입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망고, 체리, 키위, 자몽 등 선물용으로도 상품이 구성되는 비교적 높은 단가의 수입과일 품목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물량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수입 금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에 대해 더 큰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체적으로 가격이 높은 품목은 기능성이 높거나 익숙하지 않은 품목으로 소비 확장성이 크거나 온대과일이 많고, 이들 품목은 국내산 과일과 직접적인 경합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고가의 열대과일도 들어오지만 대체로 열대과일은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 저가의 과일이 많다. 물량 대비 금액 증가 폭이 크다는 것은 열대과일을 넘어 기후가 비슷해 우리와 직접적인 경합 관계를 형성하는 온대과일류나 기능성을 지닌 새로운 품목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에 수입과일이 국내 과일 시장에 주는 영향이 기존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협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 속에서 우리 과일이 살아나고 경쟁력을 키우기기 위해선 당도와 품종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포도의 경우 샤인머스켓이 고가임에도 소비가 활발하고, 사과 시장에서도 일반 후지를 넘어 착색계 후지 신품종이 소비력을 살리고 있다. 품질과 마케팅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