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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설 대목장 점검 <1>사과·배대과 비중 줄었지만…"수급 상황 이상 없고, 맛도 좋아"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과일 산지에선 설 대목장을 앞두고 선별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은 지난 16일 청송사과유통공사에서 사과를 선별, 포장하는 모습으로 정병민 사장(사진 앞쪽)이 곧 출하될 사과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1월 중순을 넘어서며 농산물 최대 장이 형성되는 설 대목장에 진입하고 있다. 선물용 수요가 많은 사과와 배 산지에선 1월 셋째 주를 전후해 명절 주 포장규격인 5kg와 7.5kg 선별  포장을 병행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생산량과 저장량이 줄어든 사과·배 시장은 설 대목장 소비와 가격 지지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초반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지난 16일 국내 대표 사과 산지인 경북 청송의 청송사과유통공사 방문을 시작으로 2019 설 대목장 주요 품목을 점검해본다. 사과와 배 모두 지난해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폭염 등 이상기후로 대과 비중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명절 수급 상황에는 별 무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과
청송사과유통공사 준비 한창
‘5kg 포장’ 빼면 분위기 잠잠
시세 떨어지고 소비 줄어든 탓

안동농협공판장도 ‘썰렁’
"물량 뒤로 밀리면 침체 지속돼
좋은 품위 중심 순차적 출하를" 


▲사과=“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량 없다고 하는데 그래도 설 대목 수급 물량은 다 맞춰놨고, 가격도 최대한 억제했습니다. 여기에 맛까지 좋으니 부담 없이 우리 사과 구매해주세요.”

서울 가락시장에서 머릿시세를 형성하는 청송 사과의 주 수탁 기관인 청송사과유통공사도 설 대목을 맞아 14일부터 5kg 포장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5kg 포장을 진행한다는 것 외에는 명절 분위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병민 청송사과유통공사 사장은 “산지에선 이제 명절 분위기가 나야 하는데 오히려 사과 시세가 떨어지고 있고, 소비도 잘 되지 않고 있다. 비상사태로 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경기가 좋지 않는데다 사과의 경우 언론 등에서 양이 없고, 가격은 높을 것이라는 식의 보도를 내놓은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설 대목 사과 수급에는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 사과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병민 사장은 “물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대과 위주이고, 우리의 경우엔 대과도 설 대목에 맞춰 많이 비축해둬 수급에 문제가 없다. 가격 역시 물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소비를 더 늘리기 위해 지난해와 비슷한 선에서 단가를 맞췄다”며 “여기에 지난해 일조량이 풍부해 맛과 당도는 좋으니 오히려 올해 설 대목 사과 수급은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락시장에서 사과 1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3만원을 오가며 설 대목 3주 전 기준 2만원 중후반대를 형성했던 지난해보다 소폭 올랐다. 그러나 농가가 느끼는 전체적인 수취가는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형식 가락시장 서울청과 과일1팀장은 “물량이 많은 중소과 가격이 떨어져 전반적으로 시세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음 주(1월 넷째 주)는 돼 봐야 어느 정도 움직임이 나올 것 같은데 경기 침체 등 외부적인 환경이 좋지 못하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 대목을 먼저 실감해야 할 산지 공판장 상황도 좋지 못하다.

강석진 안동농협공판장 경매총괄차장은 “25년 사과 유통을 담당하면서 설 초반 분위기가 올해 같은 상황은 처음 본다. 이제 대목장에 들어가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물량까지 줄어들고 있다”며 “사과 수확기 이후 물량이 줄어든 것에 비하면 가격이 높지 않았음에도 매기가 떨어지는 걸 보니 소비가 극도로 침체돼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사과 유통 전문가들은 출하 물량이 뒤로 밀리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강석진 차장은 “설 대목장에 진입했음에도 사과 반입량이 줄어들어 우려가 크다”며 “물량이 뒤로 밀리면 자칫 설 대목과 그 이후 장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분할해서 꾸준히 출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형식 팀장도 “품위와 과 크기별 가격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그래도 품위가 좋은 물량은 가격 지지가 더 되고 있으니 이런 물량을 중심으로 순차적인 출하를 전개해야 한다”며 “자칫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클 경우 상황이 더 좋지 못하게 흘러갈 수 있다”고 밝혔다.


|배 
전년대비 물량 많이 줄었지만
설 앞두고 가격 올라 ‘기대감’
고단가 지속되면 되레 소비 뚝
미루지 말고 순차적 출하해야


▲배=배도 대과 위주로 물량이 줄어드는 등 사과와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사과보다 생산·저장량이 더 줄어들었고, 최근 몇 해동안 배 시세가 워낙 좋지 못했던 것도 산지에서 갖는 기대감을 크게 하고 있다.

현장의 농가들은 생산량 감소에 따라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많게는 50%까지 전년대비 물량이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설 배 가격은 예년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가락시장의 배 가격은 설을 앞두고 조금씩 오르고 있다. 7.5kg 상품을 기준으로 배 가격은 14일 3만4000원, 15~16일 3만300원대에서 17일 3만7700원을 기록했다. 이달 초 4만원대에서 경락가격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높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가격에 대해 현장에서는 “농가들 사이에서 설 이후의 배 가격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큰 상황이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대심리가 반영돼 농가들이 출하를 미루고 저장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

김상동 한국배연합회 사무국장은 “현재 배 가격이 좋고 설에 물량이 나오면 설 이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농가들이 있다. 그렇다 보니 일부만 출하하고 저장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높은 가격이 장기적으로는 배 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침체 속에서 고단가가 지속된다면 오히려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권상준 우리한국배연구회장(나주하늘梨 영농조합법인 대표)은 “고단가가 지속되면 오히려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장 소비가 안 되면 상인들이 매입량을 줄일 것인데 이것이 소비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높은 가격만 기대해서 출하를 미루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배 역시 설 수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며 순차적인 출하를 강조하고 있다.

김갑석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산지의 얘기는 지난해에 비해 대과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중소과 등) 설 물량은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고 맛도 좋다”며 “(가격에 대한) 농가들의 기대심리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시세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선물세트가 다른 품목으로 빠질 수 있다. 지금의 시세도 예년에 비해서는 좋은 편인만큼 순차적으로 출하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경욱·김영민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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