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 공세 ‘빨간불’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봄철 저온·폭염 등 이상기후로
국산 과일 생산량 급감 틈 타
비싸고 다양한 외국산 국내 상륙

바나나·파인애플·오렌지 등
대표 수입과일은 정체됐지만
아보카도, 지난해 1만톤 돌파
망고도 1만6954톤이나 들어와

규모 줄어들었던 포도·체리는 
수입 대상국 확대로 다시 증가


지난해 이상기후 속에 국내 주요 과일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던 반면 수입 과일의 공세는 더 거셌다. 2018년 역대 최대 규모의 수입 과일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 것. 이 속에서 품목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 기존 주요 수입 과일 품목은 물량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반면 아보카도 등 새로운 수입 과일은 과일 시장에서 영역을 급격히 넓혀나가고 있다. 또한 포도처럼 주춤했던 수입 과일 품목 중에도 수입 국가가 늘어나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이는 품목도 있다. 2004년 칠레와의 FTA 이후 규모가 커지고 있는 수입 과일 시장이 또 한 번의 지각 변동을 통해 입지를 넓혀나가며 과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수입 과일 전체 규모=지난해 사과, 배 등 국내 과일은 봄철 저온, 여름철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2018년 과일 생산량은 그 전년 대비 사과 15.2%, 배 20.4%, 단감 9.1%, 포도 14.7%가 각각 줄어들었다.
반면에 수입 과일의 확장세는 지난해에도 거침이 없었다. 최근 5년간 수입과일 물량은 2014년 74만2197톤, 2015년 77만9331톤, 2016년 81만1075톤, 2017년 87만7927톤, 2018년 89만5290톤 등 매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 과일 금액은 2014년 12억1543만 달러, 2015년 12억8965만 달러, 2016년 12억8798만 달러, 2017년 13억7267만 달러, 2018년 14만8234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과일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금액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 등 들쑥날쑥했다. 그러나 2018년엔 2017년 대비 수입 물량이 소폭 증가한 반면 금액 증가 폭은 물량 증가 폭의 4배나 되는 등 금액이 급격히 증가했다. 비싸고 다양한 과일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상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눈에 띄는 수입 과일 동향=대표적인 수입과일인 바나나와 파인애플, 오렌지의 규모는 주춤하고 있다. 수입 과일 중 점유율이 가장 많은 바나나는 지난해 42만7261톤이 들어와 2017년의 43만7380톤보다 줄어들었다. 금액 역시 같은 기간 3억6515만 달러에서 3억6022만 달러로 감소했다. 파인애플 역시 물량은 7만8998톤에서 7만7520톤, 금액은 6522만 달러에서 6405만 달러로 수입 규모가 위축됐다. 오렌지는 14만2443톤이 들어와 2017년의 14만1572톤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2016년의 15만4944톤보다는 한참 못 미쳤다.

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입 물량이 극히 적었던 품목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아보카도는 2016년 2914톤에서 2017년 5979톤, 2018년 1만1160톤 등 지난해 1만 톤을 넘어서며 물량이 급증하고 있고, 망고도 2016년 1만1346톤에서 2017년 1만3426톤, 2018년 1만6954톤 등 급성장하고 있다.

주춤하다 수입 지도가 확대되며 물량이 회복되는 품목도 있다. 수입 포도가 대표적으로 수입 포도는 2015년 7만938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5만3252톤으로 급락하다 2017년 5만5934톤, 2018년 6만3545톤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이는 기존 칠레 위주였던 수입 시장이 미국, 페루, 호주, 터키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들어 급증했던 체리 역시 2014년 1만3360톤까지 치솟다가 2015년 1만2583톤, 2016년 1만3820톤 등 주춤하다, 2017년 1만7661톤, 2018년 1만8072톤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체리 주 수입국도 미국에서 칠레, 우즈베키스탄,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기존 특정 품목 위주의 수입 과일 시장이 새로운 품목과 수입 대상국 확대 등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몸집을 크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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