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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쌀값에 대한 오해와 진실폭락 시점과 비교해 ‘폭등’ 주장…20년간 쌀소득 28% 감소는 외면

[한국농어민신문 이상길 농정전문기자] 



최근 쌀값 회복세, 쌀 목표가격 인상 논의와 관련, 일부 언론과 소비자단체에서 ‘쌀값 폭등’이란 주장을 펴는 것은 사실관계와 시점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주장은 그간 농민들의 일방적인 피해, 시장 현실, 양정의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한쪽만 보는데서 나온 오류란 것이다. 이번 이슈에 대해 전문가들의 분석, 농민단체의 의견을 통해 쌀값을 둘러싼 팩트를 짚어본다.

쌀값 폭등? 
‘기저효과’ 탓 크게 오른 듯 착시 현상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쌀 가격 회복과 가격 폭등의 판단은 소비자가 해야”한다며, “주식인 쌀의 가격이 2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때는 소비자의 체감 부담수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쌀값 회복 정책을 통해 2013년 가격으로 회복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굳이 왜 쌀값이 비쌌던 때를 기준으로 비교를 하는지 소비자들은 알턱이 없다”며 "2018년 12월 현재 쌀 가격은 2013년과 비교해도 약 13% 더 비싼 수준"이라고 말했다. “쌀 가격이 인상됐다는 이유로 가공식품, 외식업체들도 연이어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들은 이중삼중으로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는 게 이 단체의 논리다.

그러나 이는 무리한 주장이라는 게 농민들은 물론 전문가들의 견해다.

농정 전문가인 Y 박사는 현재 쌀값이 비싸졌다고 느끼는 것은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저효과란 경제지표를 평가하는데 있어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 수치에 따라 그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물가가 가장 낮은 시점을 기준시점으로 삼아 비교할 경우, 물가가 조금만 올라도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쌀 소비자물가지수는 201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17년 84.82에서 2018년 107.79로, 전년대비 소비자가격이 27.08% 상승했다. 하지만 2017년 쌀 소비자물가지수 84.82는 2007년 84.138과 비슷한 수준이다. 즉, 2018년에 쌀값이 급등했다고 체감했다는 것은 2017년 쌀값이 10년 전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제공하는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볼 때, 2018년 쌀의 소비자가격은 20kg에 4만8583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3만7388원으로 공사가 가격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한 97년 이후 역대 최저였다. 결국 20년 만에 최저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으니 ‘쌀값 회복’을 ‘쌀값 폭등’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쌀값이 제자리이거나 하락해왔다는 사실은 제외하고, 최근 2년만을 문제 삼는데서 나온 논리다. 산지 쌀값은 2017년 6월에는 80kg당 12만6767원으로 20년 전 가격까지 떨어졌다가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격리 대책과 생산량 감소, 소비감소 둔화, 쌀값 상승 기대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5일 80kg당 19만4772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약간의 등락은 있지만, 1월5일 현재까지 19만3000원대에서 보합세를 형성하고 있다. 쌀값 문제 해결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다.

농민들 무리한 쌀 목표가격 요구?
물가지수 반영하면 실질가격 여전히 낮아
 

진실은 이렇다. 지난 20년 동안 산지 쌀값은 제자리였고, 지금까지 물가인상을 감안하면 실질가격으로는 현재도 낮은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평균 산지 쌀값을 분석한 결과, 풍흉에 따라 산지 쌀값이 등락은 있었지만, 20년 간 평균적으로 80kg당 15만원 중반대에서 명목가격이 형성돼 실질가격은 하락한 상태다. 산지가격은 2015년 가치로 환산한 실질기준으로 1999년~2003년 22만7245원에서 2014년~2018년 15만3500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여기서 실질기준 산지 쌀값은 명목기준 산지 쌀값을 2005년 소비자물가지수를 100으로 놓고 디플레이트한 것이다.

농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목표가격 80kg 가마당 24만원은, 밥 한 공기 240원에 불과한 목표가격을 300원으로 올려달라는 주장이다. 사실 이 수준은 물가인상을 감안 할 때 20년 전 수준과 비슷한 가격이다.

지난 20년(1998~2017)간 쌀값이 바닥 일 때 경영비는 47%나 올랐다. 그 결과 쌀 소득은 28%나 감소했다. 생산비는 급등했는데, 가격은 제 자리 걸음을 한다는 것은 농민들이 손해와 고통을 참고 국민의 주식인 쌀을 지켜왔다는 의미다. 농민들이 겨우 농사에 희망을 가져 볼 이 시점에 쌀값 폭등이라며 농민들을 겨냥하는 것은 사실에도, 도리에도 어긋난다.

쌀값 올라 소비자 후생 감소?
도시가구 1000원 지출 때 쌀값 4.3원 불과

쌀값이 올라 소비자 후생이 감소했다는 주장도 근거가 약하다. 쌀 뿐 아니라 우리 농산물은 이제 도시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하다. 또 다른 전문가인 H 박사는 쌀의 소비자 물가지수 가중치를 들어 “도시가구가 월 평균 1000원을 지출한다고 할 때 쌀은 4.3원으로 전체의 0.43%만 지출한다”면서 “이렇게 쌀의 비중이 미미한데도 소비자 부담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통계청이 2018년 12월 발표한 2017년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개편결과에 따르면 쌀의 가중치는 4.3에 불과한 반면 휴대전화료는 36.1, 휘발유 23.4, 공동주택관리비 19.0, 전기료 17.0, 중학생학원비 15.9, 시내버스료 9.4, 커피(외식) 6.9, 맥주(외식) 6.5, 치킨 5.2로 쌀보다 가중치가 훨씬 높다. 물가 가중치 상위 10개 품목 중 농산물은 없다.

쌀 목표가격 인상 때문에 소비자가격 인상?
쌀값은 시장서 결정…목표가격과는 무관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쌀 목표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있다”거나 “농가소득보전에 막대한 예산이 지출되고, 쌀값은 폭등해 소비자 후생이 축소되면서 쌀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변하고 있다”는 논리를 편다. 나아가 “수입쌀 구매 경험과 앞으로 구매의향이 크게 증가했다”며 “소비자를 배제한 시장은 이후 소비자에게 외면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쌀 목표가격은 정책 설계상 소비자가격과 무관하다. 왜냐하면 2005년 이후 쌀값은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정책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2004년까지는 추곡수매제로 정부가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가격을 지지했다면, 2005년부터는 이를 폐지하고 공공비축제로 전환했다. 공공비축제는 쌀 수급과 관계없이 식량안보를 목적으로 시중가격으로 매년 일정 물량을 비축하고 시중가격으로 방출하기 때문에 쌀값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즉, 쌀값은 시장에 결정되기 때문에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 쌀소득보전직불제와 변동직불금이 존재하는 것이고, 목표가격은 변동직불금 지급의 기준이다. 목표가격을 올린다고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지 않는다.

이상길 농정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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