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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꽃 검역·원산지표시 강화해야”절화농가, 검역본부·농관원 찾아 호소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인천의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에 도착한 절화 농민들이 구멍이 하나 뚫린 수입 꽃 상자를 내리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 최대 국화 산지이자 경남절화연구회 소속인 경남 절화 농가 30여명이 14일 수입 꽃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검역 및 소비 과정에서의 수입 꽃에 대한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첫 방문지는 수입 국화의 관문인 인천에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였고, 이곳에선 검역 과정의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이후 오후엔 경북 김천에 있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찾아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시장 실태를 지적했다. 국화 등 주요 절화류 시세가 반값인 시점에 이들이 자비를 들여 관련 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봤다.

일본 수출박스엔 천공 6개
병해충 발견돼 훈증할 경우
대부분 폐기 처분 불가피

국내 수입박스엔 달랑 ‘1개’
훈증해도 버젓이 시중유통
처리비용도 일본의 1/3 불과


▲검역 강화=“우리가 일본 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하는 만큼만 수입 검역 기준을 세워 주십시오.”

절화 농가들이 검역본부에서 주장한 내용은 어찌 보면 단순했다. 국내 꽃이 일본에 수출되기 위해서 거치는 수준의 검역 기준을 수입산 꽃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때 세워달라는 것이다.

절화 농가는 무엇보다 병해충 검출로 인한 훈증 과정에서의 수입산 꽃 박스 천공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내 절화가 일본에 수출되기 위해선 박스에 적어도 6개 이상의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반해 국내에 들어오는 꽃은 한두 곳만 구멍을 뚫어도 된다. 이에 우리 꽃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훈증을 할 경우 6개 이상의 구멍에서 훈증이 실시돼 상품성이 떨어져 대부분이 폐기 처분되지만, 외국에서 국내에 들어오는 꽃은 훈증을 해도 꽃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아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날 절화 농가들이 박스에 담긴 수입 꽃을 들고 온 것도 이런 부분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또한 농가들은 훈증 비용이 일본보다 우리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훈증업체 지정도 수입업체가 직접 선택해 진행하기에 불신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샘플링 검사 시 표본 수를 늘려야 하다는 점과 지속적으로 검역 과정에서 적발되는 업체는 벌칙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검역본부에서의 농가 요구 사항이었다. 한마디로 부실 훈증을 확실하게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태안 마창국화수출농단 대표는 “우리가 일본에 수출할 때 받는 정도의 검역 기준을 세워달라고 하는 것이 대단한 요구인가. 우리 꽃은 일본에서 훈증을 하게 되면 대부분이 폐기되고 그 비용을 모두 우리 농가가 감내하고 있는데 수입 꽃이 훈증을 해 우리 시장에 들어오면 몇 번씩 재활용되기도 한다”며 “일본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량도 강한 검역 기준을 제시하는데 왜 우리는 해당 국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역본부 관계자는 “검역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인력 충원에는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크지만, 외국 농산물이 많이 들어와 국내 농산물이 제값을 못 받아 농가들이 힘들어하는 면도 잘 알고 있다”며 “천공 문제 등 이번에 요구한 내용들은 충분히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 절화 농가들이 14일 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와 농관원을 차례로 방문, 검역 및 원산지 표시 강화를 요구하는 한편 관련 시설을 탐방했다.

화원·꽃시장에서만 표시 ‘문제’
경조사용 화환에도 적용해야
고질적 재사용 문제 개선 가능 

농관원 "지속적인 단속 통해
불량 수입 꽃 유통 막을 것"


▲원산지 표시 강화=2017년 1월부터 원산지 표시 대상 확대로 절화 11개 품목이 원산지 표시 대상에 포함됐다. 국화, 카네이션, 장미, 백합, 글라디올러스, 튤립, 거베라, 아이리스, 프리지아, 칼라, 안개꽃 등이 해당 절화 품목.

하지만 절화 농가들은 아직 꽃시장에서 원산지 표시가 정착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14일 오후에 찾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선 절화류 원산지 표시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특히 화원이나 꽃시장에서는 물론 화환까지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질적으로 경조사용으로 주로 쓰이는 국내 화훼 시장의 특성상 화환에 대한 원산지 표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절화류에 대한 원산지 표시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고 농가들은 보고 있다.

양성배 경남절화연구회 사무국장은 “화훼류에 대한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됐지만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회원 중에도 원산지 표시 명예감시단원이 있는데 시장에서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보고 있다”며 “특히 화환에서의 원산지 표시는 우리 농가가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재탕, 삼탕 화환 등 화훼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농관원 관계자는 “인력상 단속에 어려움이 크지만 지난해 통신 판매 등에서 화훼류를 민감품목으로 두고 지속적으로 단속을 했고, 올해도 지속적으로 단속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다만 화환은 제3자가 받는 경우가 많아 유권해석을 통해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최대한 불량 수입 꽃이 유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농가에 전했다.


"수입 꽃 검역·원산지 표시 담당 인력 확대 시급"
박재완 경남절화연구회장

“검역과 원산지 표시 강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인력이 확보돼야 합니다.”

14일 검역본부와 농관원을 방문한 박재완 경남절화연구회장은 양 기관의 잘잘못을 논하기보다는 ‘인력 문제’를 먼저 짚었다.

박재완 회장은 “화훼산업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급증하는 저가의 수입 꽃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작년 초에 중국 현지의 국화 작황이 상당히 좋지 못해 국내 국화 가격이 높았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이제 꽃 시장은 외국산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에 수입 꽃에 대한 검역과 원산지 표시를 담당하는 검역본부와 농관원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 오늘 찾은 양 기관 모두 늘어나는 대상 품목 및 물량에 비해 인력은 그대로라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외국산에 대한 문제는 농가는 물론 소비자들의 안전성과도 맞닿아있는 만큼 정부에서 이들 기관에 대한 인력을 더 확보해 제대로 된 검역 및 감독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문제가 나오고 있지만 국감이 끝나고 나면 바뀌는 것도 없다”며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상생하게 만드는 기관인 만큼 타 부처의 당위성도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농가가 고품위 꽃을 생산하면 그 꽃이 그만큼의 대접을 받는 시장이 형성됐으면 좋겠다”며 “최근 꽃 시세가 바닥세이지만 우리가 자비를 들여 이렇게 관련 기관을 찾는 진심을 정부에서 알아줘 우리가 이날 요구한 사항들을 제대로 개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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