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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 <8>강원 인제 정동예 씨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 정동예 씨는 풋고추와 감자를 주력으로 재배하고 있고, 대부분 서울 가락동 시장에 출하하고 있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농사꾼’으로 승승장구

느타리 이어 풋고추 재배
작년 매출 1억5000만원 올려
고춧가루 가공공장 설립 계획
기린농협 로컬푸드 회장으로
“가교역할에 충실” 다짐도


“농사를 30년 지어보니 이제는 욕심 부리지 않고 적당한 규모의 영농규모를 유지하면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글공부도 하고 싶고 또 여유가 되면 남편과 여행도 다니고 싶습니다.”

정동예 여성농업인은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약 3만3057m2(1만평) 규모로 밭농사와 시설원예 농사를 짓고 있다. 그가 주력으로 재배하는 작물은 풋고추와 감자다. 고추의 경우 매년 2월에 모종을 심고, 5월에 정식을 한다. 정식을 한 고추는 10월까지 출하를 하고 있다. 감자는 매년 4월에 심고, 해당 월부터 출하를 진행하고 있다.

정동예 씨가 출하한 풋고추와 감자는 전량 서울 가락동 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공기 맑고 물 맑은 지역에서 정성스레 재배한 고추와 감자는 도매상이나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아 지난해 기준 약 1억50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그가 농사를 처음 시작한 건 1991년, 남편과 결혼하고 나서 부터다. 정동예 씨가 가장 처음 재배를 시작한 건 느타리버섯이다. 농사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했는데 느타리버섯이 타 작물에 비해 비교적 손이 덜 가는 농작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느타리버섯 재배가 15년 동안 지속됐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느타리버섯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 처했다.  우후죽순으로 버섯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농업법인이 생겨나면서 소규모 버섯 재배 농가들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따라서 정동예 씨는 느타리버섯 재배를 포기하고 고추로 작목을 전환해 지금까지 재배를 이어오고 있다.  

정동예 씨는 “당시만 하더라도 느타리버섯 작목반에 20여 농가가 참여해 활발한 재배와 출하가 이뤄졌지만 대규모 생산에 밀려 농가들이 다 떠났고, 지금은 극소수의 농가만 군납을 하기 위해 느타리버섯을 재배하고 있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으로 풋고추 재배에 나섰는데 결과가 좋았다. 특히 한 가지 작물을 끈기 있게 오랜 기간 재배하고 연구하다보니 기술도 늘고 이제는 타 지역 농가들이 견학을 올 정도가 됐다. 또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인제군여성농업인 대상과 2013년엔 남편과 함께 새농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상일이 그렇듯 늘 좋은 일만 계속 생기는 건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고추와 감자가 타죽거나 제대로 자라지 못해 금전 피해를 입었고, 더위 속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건강도 나빠졌다는 게 정동예 씨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농사 규모 축소도 고려하고 있다. 시설원예나 고추 농사의 경우 특히 사람을 손이 많이 필요한데 올해부터 외국인 노동자의 한 달 임금을 계산해보니 20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외국인 노동자 고용 인원을 4명에서 절반인 2명으로 줄이고, 농사 규모도 함께 줄일 계획이다.

정 씨는 “농산물 가격은 그대로 이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최저임금까지 오르니 농가 입장에선 막막할 따름”이라며 “정부가 농업 분야에 최저임금 도입을 유예하거나 내국인과 외국인 노동자의 최저임금 차등 도입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동예 씨는 향후 계획으로 농산물 가공장 설치 및 운영과, 지역 로컬푸드 활성화를 꼽았다. 정 씨는 평소에 자신이 주력으로 재배하는 고추를 원재료로 한 고춧가루 생산 및 판매를 계획했다. 하지만 농장이 생산관리지역으로 묶여 있는 까닭에 가공공장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군과 군의회를 통해 조례를 개정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 씨는 2014년부터 기린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출하하기 시작했는데 올해엔 기린농협 로컬푸드 회장직을 맡으며 회원들의 농산물을 좀 더 잘 팔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정동예 씨는 “나를 포함해 회원들의 농산물이 로컬푸드 매장에서 잘 팔리는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라며 “농협과 소비자, 회원들의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잘 수행해 로컬푸드 직매장 회원들이 수익을 잘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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