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 천혜금 농업회사법인 ‘초록에서’ 대표이사와 남편 전태평 씨가 자신들이 개발한 벽면 조경용 화분 ‘바이오월 허니’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식물 강의 본 사람만 꽃·화분 살 수 있죠"

독특한 ‘회원제’ 판매방식 고수
배양토 사용법·물주는 법 등
강의 영상 시청이 가입 조건
"단순히 꽃 팔면 그만 아니라
잘 키우길 바라는 마음 커"

미세먼지 제거 프로젝트 참여
학교에 ‘바이오월 허니’ 설치도


“단순히 ‘꽃을 팔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소비자가 식물을 가까이 하고, 지속적으로 화원을 찾아올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합니다.”

충남 당진에서 농업회사법인 ‘초록에서’를 운영하는 천혜금(55) 대표는 화훼류를 재배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하우스 5개동(약 1652m2) 중 2개동은 판매동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3개동에선 계절에 맞춰 관상용 꽃인 산파첸스와 국화를 재배하고 있다.

‘초록에서’는 독특한 판매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꽃이나 화분을 아무나 구매할 수 없고,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업로드 된 배양토 사용하는 법과 물주는 법 등의 동영상 강의를 시청 후, 회원가입까지 마친 사람에게만 판매한다. 이 같은 판매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꽃이나 화분을 구매해 간 소비자들이 좀 더 식물에 대해 이해하며 관심을 갖고 잘 키워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회원제로 운영하는 이유는 시들거나 병이 걸렸을 경우 회원이 ‘초록에서’로 사진을 보내 진단을 요청하면 적절한 처방 방법을 가르쳐 주고, 상태가 심각할 경우 화원에서 분갈이 등을 통해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천혜금 대표는 “보통 소비자들이 식물의 특성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꽃이나 화분을 구매하고, 잘 못 키워 시들거나 죽으면 그 이후로는 잘 구매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면서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식물에 대한 공부까지 강요하는 이유는 잘 키우길 바라는 마음과, 또 소비자들이 식물 기르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천혜금 대표는 단순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4차 산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남편 전태평(56)씨와 함께 최근에는 ‘실내가 숲이 되다’라는 슬로건 아래 ‘바이오월 허니(벽면 조경용 화분)’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최근 미세먼지가 극성인 까닭에 가정이나 학교, 사무실에서 공기청정기 구매가 증가했는데, 식물을 활용한 실내 공기정화 방법을 고민하다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실내용 벽면 조경용 화분을 개발했다.

‘바이오월 허니’는 좁은 공간에서 많은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바닥이 아닌 벽면에 틀을 설치하고 틀 당 화분을 15개에서 많으면 30개 이상까지 배치할 수 있다. 또 식물 자체적으로 이산화탄소 제거와 공기정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에 탁월하고 정서적 안정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 천혜금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농진청이 주관하는 미세먼지 제거 환경프로젝트인 ‘그린스쿨’에 참여해 서울과 전주에 있는 초등학교에 시범적으로 ‘바이오월 허니’의 설치를 진행했다. 단순히 공기정화 기능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식물에 대해 설명해주고, 아이들이 직접 화분을 심고 가꾸기까지 하니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천 대표는 “최근 정부에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각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는데 창문을 닫은 상태에서 이산화탄소가 높아지다 보니 답답함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어린이들이 증가했다”라며 “반면 바이오월 허니를 시범 설치한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식물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미세먼지 저감이나 신체·심리적 만족도가 높아 더 많은 학교에 설치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천혜금 대표는 ‘바이오월 허니’의 판매가 단순히 자신의 사리사욕만 채우는 것이 아닌, 국내 화훼산업 저변 확대의 작은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교나 사무실, 공공기관에 많이 설치될수록 각 지역 화원에서 화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화훼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천 대표는 “이상기온과 꽃 소비 감소로 국내 화훼산업이 침체기를 맞이했는데 바이오월 허니 개발 및 보급을 계기로 국민들은 식물로 인한 신체 및 정서의 안정을 얻고 화훼농가는 화훼 소비 증가로 이어졌으면 한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화훼산업 발전을 위해 끈임 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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