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특별방역대책기간임에도 느슨해져 있는 방역의식에 우려감을 지울 수 없다. 농식품부가 AI(조류인플루엔자) 특별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전국 가금도축장의 소독 실태를 불시에 점검했는데, 대다수 가금도축장이 너무나도 미흡하게 소독해온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가금도축장의 중요 소독지점인 출입구와 가금 수송차량 세척구간 등에서 사용 중인 소독수를 채취해 적정희석농도를 지키는지를 확인했다. 이결과, 48개소 가금도축장 중 적정하게 소독하는 곳은 13개소, 27%에 불과했고, 35곳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방역당국이 가금계열화사업자 대표 등을 대상으로 비효율적인 소독실시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소독관리에 더욱 신경 써 줄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소독실태가 미흡한 곳의 이유를 살펴보면 방역은 제2의 국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가금도축장들이 얼마나 안일하게 방역대책에 임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소독약 희석장비의 관리가 부실한 것은 물론 소독담당자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소독약의 적정 희석농도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악성가축질병에 따른 역학조사에서 각지의 가축수송차량이 몰리는 도축장이 바이러스 수평전파의 주요지점으로 지목된 바 있다. 그럼에도 가금도축장들이 바이러스 사멸효과가 없는 수준으로 소독약을 뿌려왔다는 것이다.

가축질병에 대한 방역시스템은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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