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한·베트남 FTA 발효 4년

[한국농어민신문]

올해는 한·중 및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된지 4년차로 그동안 농축산물 교역에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농축산물 교역동향을 살펴보면 한·중 FTA 체결 이후 사드 갈등으로 교역이 중단됐던 2017년에 비해 수입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산 수입품목 중 김치와 보리 등 일부 품목 수입량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베트남은 FTA로 인한 농축산물 교역 확대가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농축산물 수입액 46억 달러
전체 수입 농축산물 14.3% 차지


▲한·중 농축산물 교역동향=한·중 FTA의 농업부문 관세 철폐율이 낮아 FTA로 인한 수입증가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이행 4년차인 올해 중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46억3000만 달러로 발효전 평년 대비 5.6% 증가,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농축산물 수입 규모에서 중국산 비중은 14.3%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류별로 살펴보면 곡물과 임산물의 수입액은 발효 전 평년 대비 감소한 반면 과일, 채소, 가공식품, 축산물은 증가했다. 이중 곡물 수입액은 쌀, 전분박, 땅콩, 참깨 등의 수입 감소로 FTA 발효 전 평년대비 24% 감소했으나 전년보다는 9.3% 증가했다. 이외 팥, 보리 등 잡곡류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팥 및 보리 수입량은 각각 4만2600톤, 2만6000톤으로 전년대비 136%, 1271% 증가했다.

과일·채소류 수입액은 김치, 고추, 마늘, 기타채소, 기타버섯 등의 수입 증가로 발효 전 평년대비 25.6%, 전년대비 7.1% 증가했다. 특히 올해 김치 수입량은 29만톤으로 2014년 22만4000톤 수준에서 매년 5~12%의 성장률을 보였다.

중국산 농축산물의 FTA 수입 특혜관세 활용률은 70.1%로 전년대비 3.9% 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 중국으로부터의 농축산물 수입액 중 FTA 대상품목의 수입액은 20억 달러이며, 이중 FTA 특혜관세를 활용한 수입액은 13억9000만 달러다. FTA 수입 특혜관세 활용률이란 특혜관세 적용이 가능한 FTA 대상품목 중 원산지증명서를 첨부해 수입한 금액을 의미한다.

수입규모가 100만 달러 이상인 품목 중 FTA 수입 특혜관세 활용률이 80% 이상인 품목은 도라지, 고사리, 송이버섯, 도토리, 혼합조제식품(93.4%) 등이다. 그중에서 도토리, 도라지 등의 수입 특혜관세 활용률은 이행 3년차 대비 각각 0.35%, 0.07% 포인트 증가했다.


감자 수입량 3968%·밀 684% 증가
바나나·자몽·망고 등도 크게 늘어


▲한·베트남 농축산물 교역동향=한·베트남 FTA 이행 4년차 베트남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14억7000만 달러로 발효 전 대비 125.9%, 3년차 대비 34.4%나 증가했다. 이행 4년차 우리나라 전체 농축산물 수입에서 베트남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발효 전 평년 대비 1.9%, 전년 대비 0.8% 상승했다.

가공식품을 제외한 베트남산 모든 부류별 농축산물 수입액은 FTA 발효 전 평년 대비 증가했다. 곡물 수입액은 쌀, 밀, 완두, 감자 등의 수입 증가로 FTA 발효 전 평년 대비 129.3%, 전년대비 68.3% 증가했다. 주요 수입액 증가 품목은 감자 3968.5%, 밀 683.8%, 완두 280.3%, 타피오카전분 250.5%, 기타식물성유박 2749% 등이다. FTA 발효 전 베트남산 곡물 수입은 없었거나 극히 소량이었으나 FTA 발효 후 수입이 증가하면서 증가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과일·채소류 수입액은 △바나나, 자몽, 망고, 기타과실(가공) 등 과실 △기타 가공 과실 △고추, 오이, 당근 등 채소 △견과까지 주요 품목의 수입 증가에 따라 FTA 발효 전 평년대비 206.9%, 전년대비 12.1% 증가했다. 주요 수입액 증가 품목은 기타과실 270.4%, 캐슈너(신선·가공) 1126.5%, 바나나 6873.4%, 오이 185.3%, 고추 90.9%, 당근 273.4%, 기타 채소 264.7% 등이다.

베트남산 농축산물의 FTA 특혜관세 활용률은 87.4%로 이행 3년차 대비 1.1% 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 베트남산 농축산물 수입액 중 FTA 대상품목의 수입액은 10억8000만 달러이며, 그중 FTA 특혜관세를 활용한 수입액은 9억4000만 달러다. 수입 규모가 100만 달러 이상인 품목 중 FTA 특혜관세 활용률이 90% 이상인 품목은 대두유, 커피, 대두박, 바나나, 캐슈넛, 코코넛, 당근 등이다.

이와 관련 송우진 연구위원은 “FTA 체결 확대로 농산물 교역이 성장하면서 국내 농산물 수요를 잠식하는 반면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이 성장하는 기회 요인도 되고 있다”라며 “그러나 수출 특혜관세 활용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이로 인해 FTA 체결의 이점인 관세 인하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어 특혜관세 활용률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국과 대베트남 특혜관세 활용은 각각 39.6%, 33.9%로 중국의 63.2%, 베트남의 78.2%에 비해 저조한 상황이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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