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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길의 시선] 실망스러운 농림축산식품부 대통령 업무보고이상길 논설위원

[한국농어민신문 이상길 농정전문기자]

18일 농림축산식품부의 2019년 대통령 업무보고를 들여다보다가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아뿔싸. 대체 무슨 생각인가? 이런 기획은 누구의 머리와 이해관계에서 나오는지 의구심이 솟는다. 

농식품부는 ‘사람중심의 농정개혁’이라며 ‘농업 농촌에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을 6가지 중점 과제의 첫 번째로 내세웠다. 그 내용인즉슨 “동물간호복지사, 양곡관리사, 산림레포츠지도사 등 새로운 자격증을 도입하고 채용을 의무화한다. 도시농업관리사, 가축위생방역관리업, 재활승마지도사 등으로 고용을 창출한다. 농촌공동체 일자리를 활성화하고 청년농 정착을 돕기 위해 청년주거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과제라고 내놓은 정책이 자격증을 양산한다니. 이것이 농민을 살리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정책인가? 가뜩이나 농촌개발이니, 지역 활성화니, 6차 산업이니 하는 사업으로 요소요소에 토건업체, 컨설팅업체, 자격증업체들이 끼어들어 잇속을 챙기는 판에 또 이들의 먹을거리를 준다는 얘기다. 이미 농촌관련 정부 사업에 퍼실리테이터 같은 민간자격의 개입을 의무화하는 식으로 자격증업체들에게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나온바 있다. (한국농어민신문 2016년 5월 6일자, 농촌현장포럼 퍼실리테이터 의무화··· '왜?')

게다가 이는 지난 정부가 이미 추진했던 정책의 재탕 정책이다. 이개호 장관이 일자리 창출과 관련, 관심사항으로 소개한 ‘동물간호복지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7년 1월 업무보고에서 반려동물 관련산업을 육성한다고 내놓았던 ‘반려동물 생산업허가제’ ‘동물간호복지사’ ‘동물경찰제’에 들어있던 내용이다. 

뿐인가. 청년농 정착을 돕기 위해 보육 문화 등 생활인프라가 완비된 청년주거단지를 4개소, 120세대를 만든다는 ‘청년주거단지’는 이명박 정부 시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농어촌뉴타운사업’이 오버랩 된다. 농어촌뉴타운 역시 ‘도시에서 거주하는 젊은 인력을 농어촌으로 유치하여 농어업의 핵심 주체로 육성,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살 맛 나는 농촌을 조성한다’는 명분이었다.

농촌 일자리 창출이란 농민이 잘 살고, 그래서 농촌지역이 활성화되면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청년이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이다. 기존에 돌아온 귀농귀촌 청년들의 집도 마련해주지 못하는 판에 자격증과 토건사업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회적농업 실천조직을 통한 농촌공동체 일자리라는 것도 지속적인 지원이 없을 경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업무보고의 두 번째인 스마트 팜 혁신밸리와 시설원예농업 첨단화는 지난 정부 경쟁력 지상주의, 생산주의, 기업농정의 확대 재생산이다. 업무보고에 나타난 농정은, 국민의 촛불로 성립됐고, 농민과 소통한다던 정부의 농정이라고 보기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그것과 빼 박았을 뿐 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

일자리 창출이란 이름으로 자격증을 남발하고, 스마트팜이라며 과거 정부의 경쟁력주의 농정을 확대하고, 태양광사업으로 농지를 파괴하고, 농민을 옥죄는 PLS (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와 축산 규제를 강행하는 것을 농정개혁이라 할 수 없다. 공익형 직불제 개편이 제시되긴 했지만, 정부가 쌀 변동직불금 폐지를 말하면서 농가소득과 수급안정에 대한 확실한 대안도, 직불금 재정 확대에 대한 어떤 로드맵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민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차인 올해 상반기는 장관과 청와대 농업비서관의 지방선거 출마로 인한 5개월간 농정공백 사태가 큰 실망을 주었다. 하반기엔 문재인 정부의 농업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하며 공약 이행과 농정대개혁을 촉구하는 농민시민들의 단식농성이 이어졌다. 이들의 요구 중 핵심적인 사항은 관료에 의한 경쟁력 제일주의, 생산주의 적폐 농정의 청산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대답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목숨 걸고 농정개혁을 요구한 이들의 고생이 너무나 안타깝고 무색하다.

이번 업무보고는 고용노동부나 산업통상자원부의 일자리정책이나 국토교통부의 주택정책이 아니라 농식품부의 업무보고다. 농민을 어떻게 하면 잘 살게 하고, 농촌을 농촌다운 가치가 가득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농정개혁의 방향이 제시돼야 했다. 고용문제가 중요한 국가과제이긴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부담을 악용해 관료들과 농업관련 자본의 적폐구조가 득세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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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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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정개혁 2018-12-28 09:05:26

    관료의 무사안일주의식 철학 부재와 전문행정능력 미비 현상이 농정개혁의 발목을 붙잡는군요. 시기적으로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삭제

    • 가짜농부 2018-12-27 15:08:12

      농사의 ㄴ 자도 모르는것들이 농정을..그 예산 죽쒀서 개주냐..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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