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산업 발전 간담회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 전국한우협회가 지난 18일 개최한 ‘한우산업 발전 간담회’에 참여한 한우 후계자들은 한우 통계의 불확실성 개선, 농장 규모화, 수입육 대응 방안 등을 언급했다.

소 도체등급기준 보완 두고
“고급육 이미지 깨질라” 걱정
악취문제 해소 고민 나누기도


미래 한우산업을 이끌어갈 한우 후계자들이 농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한우 공급 통계에 대한 불확실성 개선, 농장 규모화 방안 마련, 수입육 대비 경쟁력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18일 대전광역시 소재 라온컨벤션에서 김홍길 회장,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협회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한우 후계자 50여명과 ‘한우산업 발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우 후계자들은 안정적인 농장 경영을 위한 궁금증 및 한우 산업의 지속성에 대해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먼저 한우 산업에 처음 진입하는 젊은 세대 입장에서 느끼는 문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충남 보령에서 온 오종윤 씨는 “앞으로 최소 20년, 30년 동안 농장을 운영해야 하는데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안정적인 가격 유지를 위해서는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농가에서 한우 공급이 많은지, 적인지 판단할 수 있는 통계의 오류가 많아 정확한 근거로 삼을 수 있는 통계자료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오종윤 씨는 이어 농장 규모화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 씨는 “100두 이상 사육하던 기성세대들이 한우 산업에서 빠져나가면 다음 세대가 이를 채울 수 있어야 하는데 부모로부터 농장을 물려받기 전에는 젊은 세대들이 재정적인 지원 없이 규모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우 후계자들은 정부가 근내지방도 기준 완화 등을 골자로 내놓은 ‘소 도체 등급기준 보완 방안’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충남 청양군의 이환희 씨는 “앞으로 한우는 고급육 생산으로 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배웠는데, 이번 등급기준 보완 방안은 한우 품질의 하향평준화로 보인다”며 “한우의 고급육 이미지가 깨질 경우 한우는 수입육 대비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느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대다수 축산 농가들이 겪고 있는 고민거리인 냄새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경북 영천시의 정진곤 씨는 “분뇨 발생으로 인한 악취 문제로 지역에서 겪는 불이익이 많다”며 “분뇨가 우리 농업에서 갖는 가치가 커 복합영농으로 순환농업을 하는데, 분뇨 관리 때문에 한우 사육 규모를 줄여야 하는지 걱정”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 같은 후계자들의 의견에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한우 공급 관리가 현재 한우협회의 최대 과제”라면서 “한우 공급 관리 차원에서 협회가 능력이 떨어지는 암소를 비육하는 ‘미경산 암소 비육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는 새로운 소비시장을 열면서 사육마릿수 조절도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김홍길 회장은 이와 함께 “안타깝게도 지금은 부모 농장을 물려받지 않으면 농장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규모화 하는 것이 힘들다”며 “그러나 차츰차츰 규모를 늘려 300두 수준은 돼야만 자녀들 학교 보낼 정도의 여력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회장은 아울러 “악취문제는 피하려고 하면 절대로 안 된다”며 “힘들더라도 지역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농가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홍길 회장과 한우협회 임원들은 수입육 대비 한우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소 도체 등급기준이 바뀌면 1++등급의 마리당 가격은 떨어지지만 1++등급을 받는 마릿수는 늘기 때문에 농가에서 아주 득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한우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고급육 생산에 매진해 지방이 적고 근내지방도가 좋게 나올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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