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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탐방] 경남 고성군 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단"쌀국수·쌀파스타·발아현미…생명환경쌀 가공식품으로 가치 더해"
▲ 고성군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김진현 고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의 성과와 비전 등을 전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 구자룡 기자]

경남 고성군은 농약·화학비료와 결별하고 땅심을 살려 천연농약·천연비료를 사용하는 자연 순환의 ‘생명환경농업’을 대대적으로 도입해 친환경쌀 생산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생명환경쌀’이라는 브랜드도 얻었다. 이어 한 발 더 나아가 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을 통해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생명환경쌀’의 가치를 배가시켜왔다. 특히 가공전용품종의 쌀 계약재배와 쌀 함량을 획기적으로 높인 쌀면 가공으로 면류시장을 공략한 시도는 신선한 주목을 받았다. 김진현 고성군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단장(고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만나 사업단의 주요 성과와 우리 쌀 산업 혁신을 위한 비전 및 전략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08년 생명환경농업 선포 뒤
농약·화학비료 없는 농사 전환 
지역 브랜드 ‘생명환경쌀’ 탄생

수요 창출·부가가치 증대 위해
2014~2018년 가공 사업단 운영
소비자 맞춤 제품 출시 등 호평


-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의 배경과 지향점은.

고성군은 2008년 생명환경농업 실천 선포대회를 가진 후 생명환경농업 선도농업인을 매년 꾸준히 양성해 관행농업의 대대적인 친환경농업 전환을 이뤄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도록 바꿔냈다. 대신에 지역의 토착미생물과 농업부산물을 이용해 흙을 살려내고, 농작물의 자생력을 길러주는 새 농사방법을 정착시켰다.  농업인이 직접 천연농약과 천연비료를 만들어 사용토록 해 농업경영비도 절감시켰다.

벼 재배의 경우 3.3㎡(1평)당 70~80포기와 포기당 8~10주를 심었던 관행적 모내기에서 벗어나 3.3㎡(1평)당 45~50포기와 포기당 2~3주를 심어 처음부터 공기 유통이 원활하게 하고 튼튼하게 키워 자생력을 향상시켰다. 포트식 이앙기와 파종기를 사용해 볍씨소요량을 적게 하고, 종자비용과 농가노동력을 절감시켰다. 볍씨 소독도 65℃ 내외의 물에 10분간 담그고 나서 다시 찬물에 담가 곰팡이 등을 제거하는 온탕침법과 냉수온탕침법 등을 택했다.

농민들은 자부심과 함께 ‘생명환경쌀’이라는 공룡나라 고성군의 새로운 농특산물 브랜드를 갖게 됐다. 고성 ‘생명환경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신뢰, 애용이 꾸준히 확산됐다. 그렇게 어느덧 ‘생명환경쌀’은 고성군의 대표적 향토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생명환경쌀’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도 개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증대시키고자 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단이 꾸려졌다. 정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으로 선정돼 2014년부터 올해까지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6개의 지역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새고성농협과 거류영농조합법인이 사업단의 양대 축을 이루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우리 쌀 소비촉진을 언제까지 구호로만 외치고, 국민들의 애국심에만 호소해서는 안 된다. 소비패턴 변화에 맞는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실질적인 대안을 시장에서 제시해야 한다. 고성군 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단은 이를 위한 작은 마중물 역할을 하고자 했다.

사업단의 지향점은 ‘생명환경쌀’의 다양한 가공을 통한 안정적 판로 확보와 부가가치 향상이다. 향토산업육성사업은 올해로써 마무리되지만, 그 희망은 계속 커져 가리라 기대한다.
 


-생명환경쌀의 가공·유통 어떻게 본격화 되나.

새고성농협(조합장 곽근영)은 ‘생명환경쌀’ 유통과 가공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성군의 ‘생명환경쌀’은 지역농협과 계약재배 방식으로 재배되는데, 수확 후에는 새고성농협을 통해서만 일괄적으로 도정 및 출고가 이뤄진다. 혼입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위한 유통시스템을 구축했다.

2018년에는 430여농가가 424ha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한 약1980톤의 ‘생명환경쌀’을 새고성농협이 수매했다. 수매단가는 정부 공공비축매 매입 단가보다 높게 책정된다.

특히 지난 3월 상리면 자은리에 ‘새고성농협 쌀 종합가공센터’를 준공한 후 생명환경쌀 가공식품의 생산이 더욱 체계화 되면서 쌀산업의 1·2·3차 융·복합화를 촉진시켜가고 있다.

총사업비 11억5500만원이 투입된 이 시설은 쌀 가공공장(가공설비 포함), 체험장, 사무실 등을 갖춘 총 435㎡(가공공장 387㎡, 사무실 및 체험장 172㎡) 규모로 완공됐다. HACCP 인증도 받아 먹거리 안전이 보장된 우수한 품질의 쌀 가공제품의 급식 공급도 용이해졌다.

발아현미, 떡국떡, 누룽지, 미숫가루 등 최근 쌀 소비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고부가가치 농산가공품 생산·판매로 쌀 소비 촉진과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해가고 있다.

잘 여문 1등품 벼에서 왕겨만 벗겨낸 현미를 싹을 틔운 ‘발아현미’ 제품의 경우 현미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점을 완전히 해결했기에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현미를 발아시키면 외피의 섬유질이 연화돼 백미처럼 부드럽다. 발아가 시작되면 소화 장애를 일으켰던 ‘피토산’이 ‘인’과 ‘이노시톨’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해독시켜 주는 기능도 갖는다고 한다. 현미가 발아될 때는 새 생명 탄생에 필요한 비타민, 아미노산, 효소, 아라비녹시란, 감마오리자놀 등의 활성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더욱이 발아현미의 식이섬유는 과다한 영양소와 독소를 흡착해 배설시켜주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낮춘다. 고혈압, 소화장애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 어린이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계약재배로 수확 ‘생명환경쌀’
새고성농협서 일괄 도정·출고 
‘종합가공센터’로 생산 체계화  

가공용 쌀 ‘새고아미’로 만든
거류영농조합의 쌀국수 인기
‘새미면’ 사용 쌀파스타도 관심


-가공전용품종 쌀로 만든 ‘쌀면’의 인기는.

거류영농조합법인(대표 손상재)이 가공전용품종의 쌀로 만든 쌀국수와 쌀파스타 즉석제품은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생명환경쌀 가공식품의 차별화된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다. 수입산 식재료 일색의 면류시장에서 우리 쌀 소비를 촉진시킬 유력한 방안으로 주목받는다.
거류영농조합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에서 개발한 가공용 품종의 쌀 ‘새고아미’로 쌀국수를, ‘새미면’으로 쌀파스타를 만들어 ‘공룡별미’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 쌀국수는 쌀 함량이 70% 이상이다. 시중 쌀국수 30~50%보다 월등히 높다. 쌀파스타의 경우 미량의 타피오카 전분을 섞을 뿐, 거의 100% 우리쌀로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루텐 성분이 많은 밀가루가 아니라, 식이섬유를 일반쌀보다 3배 이상 함유하고 있는 특수미를 사용하기에 찰기가 있다. 오래 둬도 퍼지지 않는다. 곡물의 찰기를 좌우하는 아밀로스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에, 툭툭 끊어지는 베트남 쌀국수와 차별되는 면발을 자랑한다.

손상재 거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가공용 쌀 품종 ‘고아미’를 주위 농업인들과 함께 2008년부터 재배한 선도적 농업경영인이다. 경상남도 자랑스런 농업인 창의개발부문 수상자이기도 하다.

쌀국수 생산업체인 ‘미담푸드’가 삶아서 급속 냉동한 쌀국수 숙면을 연간 120톤 정도 학교급식에 납품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70% 가량의 쌀을 거류영농조합이 책임졌다.

오랜 기간 실력과 신뢰를 탄탄히 다진 결과 가공전용 쌀 품종인 ‘새고아미’와 ‘새미면’ 특화단지를 확보하게 됐고, 그곳에서 쌀국수와 쌀파스타 즉석 용기면을 직접 생산해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엔 라면에 밥을 말아먹는 소비자를 겨냥해 ‘쌀라면밥’ 신제품도 출시했다.

거류영농조합은 올해도 8농가와 35ha(새고아미 25ha, 새미면 10ha)에 달하는 가공전용품종의 쌀을 생명환경농법으로 계약재배를 한 후 약175톤의 수매를 최근 마무리했다.

올해는 홈쇼핑 판매의 기회도 몇 차례 가졌는데, 물량이 달릴 정도로 흥행을 거뒀다. 향후 학교 및 공공 급식 공급의 새로운 시장 개척 전망도 밝다. 학교급식은 공급시기만 잘 조정하면 건조를 하지 않은 숙면을 제공할 수도 있기에 시장이 더욱 크게 열릴 수 있다.

이에 향토산업육성사업을 통해 5억5200만원의 사업비로 2015년 476.5㎡ 규모로 건립한 거류영농조합의 소규모 쌀면가공시설이 물량처리의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명환경쌀’ 가공식품이 면류시장을 좀 더 활짝 열어젖혀서 우리 쌀 소비의 새로운 대안을 더욱 확실히 제시할 수 있도록 보다 규모화 된 재도약의 발판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

고성=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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