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유기농제품 코너나 로컬푸드 직매장에 가면 볼 수 있는 것이 ‘친환경인증마크’이다. 친환경인증제도는 전문인증기관이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하고 검사해 국가가 그 안정성을 인증했다는 증거로, 이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엄격한 검사를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다. 종류로는 ‘유기농(농산물, 축산물)’과 ‘무농약’, ‘무항생제’, ‘유기가공식품’ 등이 있다. 이런 친환경인증 농산물을 재배할 때는 약제나 화학비료의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주로 친환경유기농업자재를 사용한다. 현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등록되어 있는 유기농업자재는 1,600여 종이다. 그 중 미생물을 이용한 유기농업자재는 280여 종으로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유기농산물을 생산할 때 미생물을 이용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약제나 화학비료와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보통 약제처럼 그 효과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토양 속의 미생물, 작물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지속적인 효과를 낸다. 마치 우리 장내에 있는 유익 유산균이 우리 건강의 기반을 만들 듯 건강한 작물이 자랄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게다가 미생물은 단순하게 한 가지 역할만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작물에 발생하는 병을 방제하기 위해 미생물을 사용했을 때 작물의 수확량이 늘어나기도 한다. 해충을 잡기 위해 뿌린 미생물 덕분에 다른 병도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미생물을 이용한 유기농자재는 사용 방법과 시기 등에 있어서도 장점이 있다. 일반 약제나 화학비료의 경우, 농업인이 약제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마스크나 방제복 등의 보호구를 꼭 착용해야 한다. 또한 농산물에 약제가 남을 수도 있기 때문에 수확 전 일정기간 동안은 약제를 뿌리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수확 직전에 발생한 병해충에 대응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생물을 이용한 유기농자재는 농업인이 약제 피해를 입을 걱정이 없는데다 수확 시기와는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어 농작물의 품질 향상, 안전성 확보 등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안전 농산물 생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미생물은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에서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최근에는 시설재배지에서 작물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미생물 2종을 비롯해 파밤나방 방제에 효과가 있는 미생물제를 개발하는 등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있다.

미생물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소재이다. 특히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빠지면 안 될 중요한 자원이기에 지금 이 시간에도 미생물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도 안전 농산물 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좋은 미생물 발굴과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안성호/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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