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9개 품목서 시행하고 있지만
거출률 여전히 낮아
정부도 관련예산 지원 의사


도매시장법인들이 원예농산물 의무자조금의 수납기관, 이른바 거출목 역할론이 제기됐다. 이는 공영도매시장에 국내 농산물 반입이 높은 상황에서 도매법인이 원예농산물 의무자조금 정착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지난 13일 열린 공영농산물도매시장 CEO 워크숍에서 도매시장법인의 원예농산물 의무자조금 정착의 역할론을 제시했다.

현재 원예농산물 의무자조금은 사과, 배, 감귤, 참다래, 파프리카, 인삼 등 9개 품목에서 시행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자조금 거출률이 낮은 상태다. 의무자조금이 잘 정착된 축산물의 경우 도축장이라는 확실한 거출목이 있는 것과 달리 원예농산물은 출하 특성상 출하처가 다양해 거출목이 분명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원예농산물의 최대 출하처인 공영도매시장의 도매법인들이 자조금 거출목 역할론이 제기된 것이다. 이럴 경우 도매법인은 자조금을 거출하고 거출된 자조금을 자조금단체에 납부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삼 과장은 “9개 품목에서 의무자조금을 실시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거출목이 없다는 것이다. 이 거출목 역할을 도매법인에서 해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과장은 또 “(도매법인이) 거출목 역할을 하려면 당장의 전문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도매법인에서 이 부분에 재원을 투자하고, 정부에서는 홍보나 교육에 투자를 하면 농업인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을 것”이라며 “의무자조금 단체와도 협의를 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부에서도 인력과 관련된 예산을 확보해 보겠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이정삼 과장은 국내 농산물 수출을 희망하는 도매법인이 있다면 정부에서 관련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정삼 과장은 “농산물의 가치 창출 가운데 하나가 수출이라고 본다. 수출에 관심이 있는 도매법인 1~2개 정도를 선정해 마케팅 비용을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출하자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준 도매법인의 노고에 감사하다. 농업인들의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도매법인이 수출 확대에 노력해 준다면 정부에서도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상헌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장은 “정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도매법인의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충분히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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