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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기 칼럼] 친환경농업 혁신 비전 2030정문기 논설위원·농산전문기자

[한국농어민신문 정문기 농산전문기자]

친환경농업계에서는 지난 10월부터 매우 의미있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 친환경농업 생산 및 소비자단체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국내 친환경농업이 어떻게 나가야할지에 대한 비전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01년부터 5년 단위로 추진해오고 있는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비롯해 그동안 추진해왔던 친환경농업 정책을 평가해보고, 새로운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를 두고 친환경농업계와 학계에서는 과거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유일무이한 작업이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20여년간의 친환경농업 각 주체들 즉 생산자, 소비자, 정책담당자, 연구자 등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통해 친환경농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나가자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이를 위해 친환경농업 2030 비전 TF팀이 구성됐고, 수차례 회의와 현장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오는 18일 양재동 aT센터에서 비전 선포식과 컨퍼런스를 갖게 된다.

친환경농업 2030 비전 설정은 국내 친환경농업에 대한 국민적 신뢰 도 하락과 현재의 정책으로는 친환경농업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2014년 KBS파노라마,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문 등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도 저하와 부정적 시각은 더욱 커졌고, 인증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마치 농민과 인증업체간 이익 유지를 위한 활동으로 오해받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5개년간 조사된 농식품 국가인증제도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조사에서 친환경농산물 구매시 인증제도 고려율이 70%이하로 낮아졌다. 2013년 74.1%, 2014년 77.6%, 2015년 83.5%, 2016년 78.7%, 2017년에는 69.5%로 떨어진 것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업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인증제도 중심, 인증면적 및 친환경농산물 확대 등의 양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현재의 정책으로는 친환경농업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친환경농업 초창기인 1970년대에 생명과 순환이라는 생명 운동적 측면이 강조돼 왔던 본질적 가치가 그 이후 훼손된 채 ‘기술’, ‘안전’ 프레임에 매몰되면서 양적 팽창에만 급급해 왔던 것이다. 결국 친환경농업의 근본적인 가치와 역할이 완전히 무시된 상태에서 친환경농산물 생산과 판매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와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통한 소비자 건강 유지가 농정의 중요 목표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친환경농업 2030 비전 TF팀에서는 친환경농업의 3대 축이라 할 수 있는 △환경성 △건강성 △관계성을 근간으로 생산자, 소비자, 연구자, 정책담당자별로 추진과제 및 전략을 도출한데 이어 각 분야에서 지향해야 할 3대 원칙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비전 2030’을 설정하게 됐다. ‘생태환경보전과 건강한 먹거리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에 기여하는 친환경농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친환경농업에 대한 초심으로의 회귀이자 친환경농정의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 할 수 있다.

친환경농업의 위기라는 말은 이제 결코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 20여년간 늘 나왔던 얘기다. 이는 무엇보다 현재의 위기, 아니 그 이전부터 늘 새로운 문제가 대두됐던 것 보다는,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망각하고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에서 시작됐다. 그러기에 이번 친환경농업 2030 비전 설정으로 친환경농업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하고 확실해졌다. 생명을 살리고 생태환경과 공존하는 철학으로 시작된 친환경농업의 본질을 살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친환경농업 각 주체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실천해 나갈때 성공할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도전과 도약의 기회로 삼아 친환경농업의 가치와 원칙을 다시 복원해야 할 것이다. 친환경농업의 회생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지금, 이 순간 친환경농업 각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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