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성 여성현장
농촌, 여성농업인이 뛴다 <3>새내기 여성농업인의 도전/충남 보령 서유란 씨공모전·체험농장·프리마켓…폐광지역 활기 불어넣는 ‘초보 농사꾼’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6년 전부터 남편과 귀농 생활
농촌 위해 할 수 있는 일 고심

마을 부녀회장 등과 팀 꾸려
농촌 창업 아이디어 공모 도전
‘양송이 꽈배기’ 판매로 우수상

농약 없는 약초 체험농장 운영 
입소문 타고 올해 1500명 방문
지역 농산물 판매 장터도 마련


충남 보령시 성주면은 탄광마을로 1980년대까지 활기가 넘쳤다. 강원도를 제외하곤 생산 규모가 가장 컸다고 하니, 당시 마을 분위기를 어림짐작 할 수 있다. 하지만 폐광지역이 된 지금은 버섯과 약초 등을 재배하는 조용한 농촌마을로 변한지 오래다.

‘성주산골’ 농장(성주면 개화리)에서 약초를 재배하며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서유란 씨(39)는 이러한 농촌마을에 조금씩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새내기 여성농업인이다.

그는 6년 전 시댁이 있는 이곳으로 남편과 함께 귀농했다. 시아버지의 권유도 있었지만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 역시 농촌에서 할 일이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특히 폐광지역이 된 이곳에 조금이라도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 

이에 그는 마을 부녀회장 등과 함께 ‘폐광 속에서 피어난 양송이버섯’이란 팀을 꾸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농촌 공동체회사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도전했다.

이곳 특산물인 양송이버섯을 이용해 ‘양송이 꽈배기’를 만들고, 마을 관광자원인 석탄박물관을 활용해 판매 사업을 벌인다는 게 사업 내용이다. 또 마을 주민들이 판매 사업에 참여해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익금의 일부는 독거노인 생활 지원 등 복지사업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최근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고, 이 아이템은 우수상을 받았다. 마을 구성원들이 지역 자원을 이용해 농촌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익 창출은 물론 사회적 가치 실현을 추구한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당선이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는 서유란 씨는 “이를 계기로 침체돼 있는 마을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 씨가 이곳으로 온지는 6년여가 흘렀지만 출산과 육아로 농업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3년 전 체험농장을 시작하면서부터다. 현재 이곳 ‘성주산골’에선 달맞이꽃과 어성초, 흰민들레, 작두콩, 수세미 등을 재배하고 있는데, 시아버지의 농사 철학이 농약을 쓰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뛰어노는 체험농장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유란 씨는 “처음엔 그냥 자연을 벗 삼아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면서 “이곳을 찾은 체험객들이 약초 농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점차 입소문이 퍼져 올해는 1500명이 농장을 다녀갔다”고 말했다.

체험객이 많아지고, 농장 체류시간도 늘어나면서 서유란 씨는 화덕을 만들어 약초피자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산골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허기를 달래주기엔 제격이다. 또 수제화장품 사범 자격증을 취득해 농장에서 약초비누 만들기 체험을 하는데 이젠 약초비누를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까지 생겼다. 

하지만 서유란 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체험객이 늘자 농업기술센터에서 함께 강의를 들으며 알게 된 농업인들을 초청해 농산물 프리마켓을 열었다. 주변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체험객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장터를 마련한 것이다.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반응이 좋아 앞으로는 주변 농가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 수 있도록 프리마켓을 좀 더 확대해 볼 계획.

서유란 씨는 “장날이 되면 마을 어르신들이 버스를 타고 나가 농산물을 팔고, 떨이로도 안 팔리면 다시 짐을 지고 마을로 돌아온다”며 “이곳에서 체험객들에게 농산물을 팔 수 있다면 최소한 버스비는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리마켓을 열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서유란 씨는 마을과 함께 발전해 나가는 방향을 고민한다. 체험농장을 운영하면서도 ‘성주산골’이 알려져야 개화리가 알려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야 폐광지역이 된 이곳에 조금이라도 더 활기가 띨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농촌 복지에 관심이 많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데다 간호조무사와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어 고령화로 공동화 된 농촌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올해부턴 대학에서 지역개발 관련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서유란 씨는 “농촌에서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려고 생각해 보니 마을을 이해하지 못하면 접근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도시는 노인복지를 한다고 하면 그 분야만 전문적으로 하면 되지만 농촌은 마을 전체를 보고 접근해야 할 것 같아 공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직 생각을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마을에 어르신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 함께 지내며 취미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농촌 공동체회사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양송이 꽈배기’ 판매 사업 계획을 낸 것도 이런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다. 지역 주민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그 수익금은 마을 복지에 쓸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이곳은 양송이 체험마을로 지정돼 있지만 사람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양송이 꽈배기’가 잘 팔리면 마을을 홍보하는데도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서유란 씨는 “이곳은 양송이가 특산물로, 맛은 똑같지만 모양이 못난 양송이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상품성이 낮은 양송이를 재료로 쓰면 양송이 재배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판매 수익은 마을 복지를 위해 쓴다면 마을에 좀 더 활기가 돌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판매는 이곳에 석탄박물관이 있는데 연간 18만명이 방문하고 있어 이들에게 ‘양송이 꽈배기’를 팔아볼 생각”이라며 “농업회사법인을 만들어 박물관에 입점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서유란 씨는 “마을과 함께 상생하며 커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배운 게 사회복지 분야라 그것을 하려다보니 이것저것 부수적으로 자꾸 시도하게 된다”며 “돈을 벌어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마을 분들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생각에 전문성을 더 키우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보령=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관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