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생물자원관, 습지 80곳 조사
겨울철새 164종 76만 마리
지난해보다 25% 가량 증가

농식품부, 계열화사업자 평가
가금업체 71곳 중 41곳 보통↓
위반 여부 따져 행정처분키로


국내에 도래하는 겨울철새가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해 최근 야생조류에서도 AI 항원이 집중 검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병원성 AI 또한 발생에 대한 위험도 높아진 가운데 가금계열화사업자 방역 실태를 평가한 결과 절반 이상이 보통 이하로 미흡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소규모 계열화사업자들의 방역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조류 AI 항원 급증=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철새가 상당히 증가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11월 16~17일 전국의 주요 습지 80곳을 대상으로 겨울철새를 조사한 결과 164종 76만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만7000 마리보다 2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겨울철새가 11월 이후부터 중부지방을 포함해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까지 고른 분포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철새가 늘면서 야생조류 AI 항원도 속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주요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H7형 AI 항원이 10월 이후 최근까지 27건이 검출됐는데, 특히 11월 20일 이후에 15건으로 급증했다.

▲가금계열화사업자 방역관리 우려 수준=이처럼 올해 겨울철새가 늘었고, 러시아 등 인접국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우리나라 또한 고병원성 AI 발생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가금계열화사업체들의 AI 방역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7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국의 가금 계열화사업자 71개소(닭 51개, 오리 20개)를 대상으로 방역관리 실태를 평가한 결과 전체의 절반 이상인 41개소가 보통 이하의 등급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이번 가금 계열화사업자 방역관리 실태 평가에서 △계열화사업자 자체 방역 프로그램 수립 및 이행실태 △소속 도축장 및 계약농가 차단방역 수준 등을 중점으로 5단계(가~마) 등급으로 구분했다.

AI 방역관리 평가 결과 닭 계열화사업자의 경우 계열사 본사 2개소, 도축장 3개소, 계약농가 82호 등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오리는 계약농가 12호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계약농가가 10호 미만인 소규모 계열사의 경우 자체 방역프로그램이 없거나 운용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돼 고병원성 AI에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반면에 우수한 방역관리 평가를 받은 계열화사업자는 30개소로 조사됐다. 축종별 평가 등급을 보면 닭의 경우 ‘가’ 등급 5개소, ‘나’ 등급 21개소, ‘다’ 등급 21개소, ‘라’ 등급 3개소, ‘마’ 등급 1개소 등이다. 오리는 ‘나’ 등급 4개소, ‘다’ 등급 16개소였고 ‘가·라·마’ 등급은 없었다.

이번 방역관리 평가에서 확인된 미흡사항으로는 계열화사업자의 경우 분기별 방역실태 점검 및 실적 통지 여부였고, 도축장은 소독약 유효기간 및 소독시설 정상 작동 여부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계약농가에서 미흡했던 것은 농장 입구 소독시설 정상 작동, 구충·구서, 그물망 설치, 발판 소독조 설치, 소독실시 기록부와 출입기록부 비치 등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평가 결과를 토대로 2019년도 축산계열화사업 자금 지원에 반영키로 했다. ‘가·나’ 등급 계열화사업자의 경우 정책자금 금리를 0%로 우선 지원하고, ‘다’ 등급은 금리 1%를 적용키로 했다.

반면에 ‘라·마’ 등급은 지원에서 제외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방역관리가 미흡한 계열화사업자 2개소와 도축장 3개소, 계약농가 94호 등에 대해서는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여부가 확인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방역관리가 우수한 ‘가’ 등급 계열화사업자는 ㈜참프레, ㈜동우팜투테이블, ㈜사조화인코리아(전남), ㈜올품, ㈜대오 등이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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