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 올해 논 타작물재배사업으로 사료용벼 생산이 이뤄진 가운데 품질관리 및 유통가격, 수요처 확보 등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타작물재배사업 시행 결과는

재배면적 당초계획 못미치고
일반 볏짚보다 낮은값 홀대
수요처 확보 전쟁까지

품종특성 감안 품질관리 강화
TMR공장 등 출하처 마련 시급
사료가치 홍보 인지도 높여야


논 타작물 재배사업으로 사료용벼 등 하계 조사료 생산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현장에서는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벼 대체작물로 재배된 사료용벼의 사료가치가 높지만 조사료의 품질과 유통판매 등 수급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부작용이 속출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으로 사료용벼 조사료가 유력한 대안 주목받았지만 지난 가을 수요처 확보 쟁탈전이 벌어지는 등 혼란도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논 조사료 재배 집계해 보니=농림축산식품부는 쌀 공급과잉 해소 대책에 따라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올해 시행했다. 벼 재배면적 5만ha 감축을 목표로 조사료, 밭작물 등 대체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조사료의 경우 지난해까지 벼를 재배했던 논을 대상으로 1ha당 400만원의 지원단가를 책정해 모두 1만5000ha를 계획한 바 있다.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는 방안으로도 추진됐다.

그렇다면 사료용벼 등 조사료 재배사업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사료용벼의 재배 가능성은 확인했지만 한마디로 ‘시행착오’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논 조사료의 실제 재배면적의 경우 당초 계획면적 1만5000ha보다 적은 9000ha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사료용벼가 일반 볏짚보다 홀대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볏짚이 1kg당 170원 정도의 가격이 형성된 반면 사료용벼(총체벼)는 지난 가을 수확기 이후 최근까지 1kg당 최저 110~120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한 사료용벼 물량이 쏟아지며 지역별로 품질과 거래가격 편차도 발생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70% 이상의 수분함량이 높은 사료용벼가 110~120원에 나오는가 하면 수분함량 55% 안팎으로 관리된 물량은 1kg당 150원 선의 공급가격이 책정되는 등 사료용벼 생산자와 수요자 간의 거래 혼란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조사료를 생산하는 현장의 한 관계자는 “총체벼가 볏짚보다 사료가치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고 판로가 어렵다보니 오히려 낮은 가격에 덤핑 수준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며 “더구나 벼대체 작물로 생산된 사료용벼의 품질이 제각각이어서 신뢰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고 말했다.   

▲사료용벼 정착 과제는=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은 내년에도 시행될 예정이다. 목표 면적은 5만5000ha 수준으로 올해보다 10% 가량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료에 할당되는 면적 또한 올해 목표했던 1만5000ha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사료용벼 생산에서 불거졌던 문제점이 반복하지 않도록 관련된 현안에 대한 점검이 요구된다. 사료용벼 품종의 특성을 감안한 재배관리와 수분함량 기준을 통일한 품질관리, 활용대책 등 생산에서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에 걸쳐 보다 체계적인 수급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료용벼가 재배에 치중되고 수요대책이 없다고 조사료 생산현장에서 강하게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논 타작물로 생산된 사료용벼의 안정적인 출하처가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TMR공장이 손꼽히고 있다. TMR공장에서 사료용벼를 적극 사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료용벼의 사료가치에 대한 홍보를 통해 인지도 구축도 필요하다. 당진낙농축협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사료용벼를 생산해 한우TMR에 9~10%를 혼합해 급여할 결과 우수한 사양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낙농TMR에도 수입산 톨페스큐를 대체한 사료용벼 4%를 혼합해 2016년 시범급여를 거쳐 올해는 조합원 190개 낙농가 공급한 결과 유량, 유단백, 체세포 등 기존 성적보다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조사료 관련 현장 전문가들은 “사료용벼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료가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함께 생산자 교육을 통해 재배 및 품질관리를 안정시켜야 한다”며 “사료용벼를 TMR 원료로 사용을 확대해 수입산 원료를 대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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