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청년농, 승계농과 경쟁 어려워…이원화 정책 마련을”

[한국농어민신문 이동광 기자]

▲ 젊은협업농장 교육생과 충북대 교육농장반 학생들이 생채를 함께 수확하고 있다.

농업생산성·식량자급률 향상
승계농이 일조하도록 모색
농업·농촌 유지 역할은
일반 청년농이 담당토록


정부는 귀농·귀촌을 장려하고, 한국농수산대학 등 학교에서 농어업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39세 미만 청년에게 영농정착금을 제공하는 등 젊은이를 농촌으로 유도하는 다양한 지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청년들은 농사를 짓고 싶어도 농지 임대를 차치하고 주거 공간 구하기조차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농수산대학을 졸업해도 농촌에 기반이 없다면 농업에 종사하기는 언감생심이다. 이에 충남 홍성의 협동조합 젊은협업농장 정민철 대표는 청년들이 농촌사회에 보다 빨리 적응하고 농업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년별 이원화 정책 필요=정민철 대표는 청년농 육성 정책에 대해 농지와 영농자금 지원 등 단순하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승계농과 일반 청년농을 구분한 이원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청년 정책 대상자과 정책 목표가 중요함에도 정책의 추진 방향은 승계농 중심이어서 신규로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승계농가와 경쟁을 시키려는 구도로 정책을 펼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현재 축산이나 대형 온실을 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 십 억원의 투자금이 필요한데 부모 세대의 기반을 가진 승계농들은 정책지원금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규모화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반 청년들이 농업을 배우고 농촌에 정착한 다음 정책자금을 받아 농산물 생산만으로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낮다고 우려한다.

정 대표는 “청년농은 3억까지 융자 받을 수 있는데 이자 2%, 20년 상환 조건이라고 볼 때 농사에 3억을 투자해서 먹고 살면서 상환할 수 있느냐고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라며 “지금 청년농 정책은 기반 없는 청년에게 승계농가와 경쟁해서 살아남으라고 요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농촌사회 유지에 주목해야=그는 농업 생산성과 식량자급률 향상의 중요성 차원에서 승계농들이 일조하도록 정책을 펼쳐 나가돼 일반 청년들은 농업과 농촌을 유지하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민철 대표는 “승계농 20만명을 육성하면 식량자급을 이루는데 일조 하겠지만 농촌 사회를 유지하고 지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확산되면 농촌은 인구 감소에 더해 환경 문제로 인해 소멸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청년농 육성 정책 방향이 농촌과 농업을 연계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청년들이 농촌사회에 자연스럽게 배우고 동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민철 대표는 “그래도 농촌사회는 아직도 마을 공동체가 존재하며, 당장 현금 자본이 없더라도 농촌이 가진 사회적 자본을 토대로 농촌 사회진입이 가능하다”라며 “농촌사회에서 2년 정도 열심히 주민들과 교류하면 마을이장이 나서서 임대농지라도 소개해 준다”라고 말했다.

특히 청년농 육성이 교육과 사업을 연계 되도록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귀농·귀촌 교육을 받는 청년들에게 정책 사업을 우선적으로 배정되도록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정민철 대표는 “우리나라 산업 중에 교육과 사업을 유일하게 연계 안 시키는 부처가 농림축산식품부다”라며 “용접기능인 교육만 해도 1년 교육이후 취업이나 사업을 하도록 지원하는데 농업은 용접기술 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승계농과 일반 청년창업농이라는 목표지점과 대상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책수단을 다르게 접근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민철 대표는 “농민을 한 덩어리로 볼 것이 아니라 목표에 따라 농민을 세분화 시키고, 농촌사회를 유지시켜 내는 청년을 육성해야한다”라며 “이러한 정책 목표를 위해 농식품부의 농촌국과 농업정책국이 함께 하는 테스트포스팀이라고 구성해서 그룹별로 나누고 교육할 방안을 마련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끝>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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