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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여성농업인이 뛴다 <1>여성농업인 성공스토리를 만든다/강원 평창 연화농원 김정숙·김은솔 대표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조력자…토종다래에 심은 모녀의 꿈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연화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정숙(오른쪽), 김은솔 대표가 토종다래 밭에서 섰다. 6년여의 기다림 끝에 올해 이 밭에서 3톤 가량의 토종다래를 수확했다.

농업 농촌에 있어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확대되는 가운데 최근엔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설치를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특히 현장에선 농산물 생산에서부터 가공, 유통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여성농업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 이에 본보는 농업·농촌을 지키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농업인들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농사에 뜻 품은 딸과 함께
토종다래 묘목 심은지 6년…
고품질 다래 생산 결실

직거래 판매에 가공까지
토종다래 성공 가능성 엿봐
추석 ‘보자기포장’도 히트

지역사회 활동으로 시야 넓히고
체험교육 농장 건설 포부도


강원도 평창에 있는 연화농원은 토종다래와 산마늘을 주작목으로 두 여성농업인이 꿈을 키워가는 곳이다. 농장의 대표는 김정숙(57) 씨와 김은솔(30) 씨. 엄마와 딸 사이인 두 여성농업인은 각각의 농업경영체로 등록해 연화농원이라는 이름으로 토종다래와 산마늘 등을 생산하고 있다. 

김정숙 대표는 1989년 결혼을 하면서 이곳 평창에 자리를 잡았다. 농촌으로 와 처음엔 식용달팽이를 키웠지만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허가 문제로, 작목을 전환해 폐광굴을 이용한 느타리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작목반이 없어 판매망이 변변치 않았지만 이리 저리 쫒아 다니며, 박스작업부터 배워 재배 1년만에 인근 농가 중에선 최고 값을 받았다. 

그렇게 인생의 목표를 하나씩 실현해 나가던 중 뜻하지 않은 역경이 닥쳤다. 10여년 전 지인으로 인해 땅이며 재산 모두가 한 순간에 날아간 것이다. 파산 신청을 하고 모든 금융거래까지 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농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김 대표는 새 출발을 위해 농장이름을 ‘부석농원’에서 지금의 ‘연화농원’으로 바꾸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연화농원’으로 출발하면서 심은 작목은 토종다래다. 당시 평창동계올림픽을 겨냥해 평창초콜릿공장에 납품할 다래를 생산하는 사업이 있었는데, 논란이 있어 다른 농가들이 반납한 묘목을 김정숙 대표가 받아 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도전이었다. 묘목을 심으면 5년 정도는 기다려야 수확이 가능한데다 평창 지역에는 토종다래 재배기술이 정립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 대표가 토종다래 농사를 짓겠다고 결심한 것은 딸 김은솔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엄마를 도와 농업에 뛰어 들겠다는 결심을 한 것. 토종다래 묘목을 심어 놓으면 농사를 배워가는 동안 수확이 가능한 나무로 성장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6년차에 접어든 올해, 비로소 토종다래로 성공 가능성이 비춰졌다. 연화농원에선 올해 3톤의 토종다래가 생산됐다. 이중 2톤은 전량 직거래로 판매되고 나머지 1톤은 잼과 청 등 가공제품을 만들기 위해 남겨뒀다. 당도도 합격점. 어느 토종다래와 비교해도 품질에는 자신 있다고 김정숙 대표는 말한다. 

그는 “기술센터에서도 토종다래 재배농가가 많아야 인력을 두는데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며 “할 수없이 농가들을 모아 토종다래연구회를 만들고 재배기술을 배우려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원주에서 멘토 농가를 만나게 됐다”는 그는 “딸이랑 자꾸 찾아오니 재배기술을 알려주기 시작했다”며 “올 초에는 토종다래연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정하는 방법 등을 교육 해 주셨다”고 말했다. 
 

▲ 연화농원이 생산한 토종다래 선물세트. 올 추석 보자기 포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뿐 아니다. 김정숙 대표는 땅심을 기르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남편과 처음 농사를 지을 때부터 친환경적으로 땅을 관리해 왔다. 지금 토종다래 밭에 뿌리는 거름도 강릉에서 특별히 구한 것으로 100% 발효된 것이다. 토종다래 맛이 다른 이유다.

여기에 추석 선물용으로 수확한 다래는 김은솔 대표가 예쁜 매듭을 묶어 보자기 포장을 해 판매했는데, 그야말로 ‘대히트’였다. 

김정숙 대표는 “친구가 이바지로 다래를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 계기가 돼 보자기 포장이 특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흔히들 추석선물로 사과 배를 하는데 보자기를 풀었을 때 토종다래가 나왔을 때 색다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2kg과 4kg 단위로 판매를 했는데 한 번 주문한 곳에서 계속 재주문이 들어와 나중엔 물량이 없어 판매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 못지않게 딸 김은솔 대표도 농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대학에서는 방송 관련 전공을 했으나, ‘농사꾼’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농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더욱이 부모님이 농사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봤음에도, 농업 분야에 뛰어들 결정을 한 건 그만큼 진정성이 있다는 방증이다. 

김은솔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께서 농약도 안치고 자연적으로 작물을 기르는 걸 봐서 그런지 말 그대로 흙을 살리며 농작물을 기르는 ‘농사꾼’이 되고 싶었다”며 “실제 농사를 지어보니 1차 소득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느껴 ‘농업인’이 돼야 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기본적인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 농사일을 해보니 농업을 전문적으로 배운 학생들과 시작점이 다르다는 것은 느낀다”며 “내년엔 마이스터대학에서 다래재배 과정에 대한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농사일에 여념이 없는 모녀이지만, 지역사회 활동도 누구보다 열심이다. 김정숙 대표는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평창군회장을 역임했고, 김은솔 대표는 평창군4-H연합회장과 강원도4-H 여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정숙 대표는 “모든 건 때가 있고 사회 활동도 해야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딸에게도 그런 이유로 활동을 권유했는데 초창기에는 그것 때문에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했다. 사회 활동도 중요하지만 농장 일에 우선적으로 신경을 쏟고 싶다는 딸의 생각 때문이었다. 

현재 연화농원은 9900㎡(약 3000평)에서 토종다래와 산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올해 수확한 토종다래 3톤은 3300㎡(약 1000평) 밭에서 나온 물량으로 내년에는 5~6톤까지 수확량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토종다래 나무는 약 10년까지는 수확량이 계속 늘어난다고 한다. 지금은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양이지만 6톤 이상 토종다래가 생산되면 별도 인력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정숙·김은솔 대표는 연화농원을 최종적으로 가공과 체험교육이 가능한 농장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인근에 잼 가공공장을 만들고 있으며, 내년이면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또 토종다래 체험을 위해 나무의 키를 낮춘 밭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김정숙 대표는 “다래는 갈변 현상이 있어 첨가물을 넣지 않고 색을 예쁘게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잼 가공 공장이 만들어지면 테스트를 거쳐 색도 예쁘면서 맛도 좋은 잼을 생산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솔 대표는 “차근차근 농업인이 되는 과정을 밟아가는 중”이라며 “청년 농업인에 대한 관심이 좀 부담스럽기는 해도 목표를 위해 한 발 한 발 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평창=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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