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속에서…인생, 활짝 피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홀몸 어르신·학교밖 청소년
장애학생 등 ‘꽃 힐링 체험’
플로리스트 자격증 도전도 

▲ 독거 어르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플로리스트와 함께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1. 충남 아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미란(17, 가명) 양은 요즘 ‘꽃’과 함께 하는 일상이 즐겁다. 친구들과 꽃을 다듬고 꽃향기를 맡으며 수다를 떠는 게 김 양의 일상 속 기쁨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김 양은 “꽃과 함께하며 우리들은 모두 꽃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꽃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 장애학생과 학교밖 청소년들이 꽃을 다듬으며 자신의 가치도 높이고 있다.

#2. 경기 오산의 모 청소년센터에 다니는 이민재(17, 가명) 군은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처음 진행했던 지난여름과 달리 요즘 부쩍 밝아진 자신을 보며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 민재 군은 아예 자신의 직업을 ‘플로리스트’로 잡았다. 이 군을 지도하는 한 교사는 “예전엔 무뚝뚝한 표정을 보이던 민재가 꽃을 접하고 나서 상당히 밝아졌고, 직업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꽃이 이렇게 한 아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화훼분야 교육 홍보 사업인 ‘원예치료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의 호응 속에 호평을 받고 있다. 장애 학생, 학교밖 청소년, 독거 어르신 등 자칫 소외 받을 수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꽃이 지닌 진정한 ‘힘’과 ‘의미’도 되새기게 만들고 있다.


올해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최하고 (사)한국절화협회가 주관한 ‘원예치료 프로그램’은 지난 6월 첫 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전국 14개 지역의 청소년센터, 장애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 등에서 250여명의 학교밖 청소년, 장애학생, 독거 어르신들의 참여 속에 진행됐다.

참여 학생과 어르신들은 하루 두 시간 정도의 프로그램에서 꽃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교육, 꽃다발·상품 제작, 꽃놀이 등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지역 플로리스트와 꽃 예술 단체 회원들이 강사로 나서 전문성을 갖췄고, 한국절화협회는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작품을 모아 11월 5~6일 서울 양재동 소재 aT센터 로비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구본대 한국절화협회장은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꽃을 만지며 강한 연대감과 유대감을 느꼈다고 한다”며 “우리 세상은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꽃이 세상을 아름답게 해줄 수 있는 매개체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특히 학교밖 아이들과 장애학생들, 어르신들이 꽃을 통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한층 밝아진 모습을 보여 이를 지켜보는 저 역시 교육 내내 행복했다”며 “프로그램 교육을 받은 많은 학생들이 플로리스트 3급 자격증 시험을 봐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절화협회에선 아이들이 꽃을 통해 당당히 직업인으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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