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비료업체 경영수지 악화
신제품 개발 등 투자 주춤
암모니아 할당관세 0%로
관세 차익은 환원 목소리


올해 무기질비료 출하량이 감소한 가운데 비료가격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비료업체 경영수지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능성 비료개발을 위한 투자가 줄고, 결국 국산 비료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적정 비료가격 책정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비료협회가 11월 23일 무기질비료를 둘러싼 당면 현안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한 모임에서 국내 비료업체들은 이 같은 분석과 함께 건의사항을 제시했다. 이날 비료협회는 올해 이상기후 현상에 따라 농작물 작황이 부진했고, 그 여파로 10월 말 기준 무기질비료 농업용 출하량이 91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고 밝혔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지난해 평균가격과 올해 11월 가격을 비교, 요소는 톤당 268달러에서 360달러로, 암모니아는 303달러에서 400달러로 상승했고, 환율도 7월부터 상승, 10월에 1133원을 기록하면서 원자재 수입에 따른 환차손 발생 우려가 늘고 있다는 것이 비료협회의 분석이다.

여기에, 2010년 110만6000톤이었던 농협 납품물량이 2017년에 744톤으로 줄었고, 납품 비료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국내 비료업체의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비료협회는 덧붙였다. 요소와 21복비의 2015년 대비 2018년 비료가격은 25.2%와 27.8%이 낮아졌고, 비료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회원사 전체 경영수지는 ‘-165억원’이다.  

A비료업체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신규인력 채용을 중단하는 등 인원을 20% 줄이며 최대한 버티고는 있는데,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비료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내년에 요소는 390달러까지, 암모니아는 400달러 선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A비료업체의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3000~5000톤급 배를 통해서도 요소를 들여올 수 있었지만, 중국이 요소 생산량을 줄이면서 수입선을 동남아시아나 중동지역으로 돌렸는데, 여기서는 최소 1만5000톤급 배로 띄워야 해서 운송비를 맞추기 힘들다”며 “겨우 들여온 요소도 가루 요소가 많아 선별 가공비를 더 들어야 하는 만큼 이중 내지 삼중고를 겪고 있고,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경영 수지 적자는 곧 기능성 비료개발 투자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비료업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B비료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이스라엘산 등 20~25㎏에 8만원 가량인 외국산 비료를 사용하는 농가들도 의외로 많다”면서 “고품질 비료를 원하고 있는 농가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기능성 비료를 만들어야 하는데, 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그럴 여력을 고민한다는 것인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과는 가격에서 밀리고, 외국산과는 기능성에서 뒤처지면서 국산 비료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란 걱정도 내비쳤다.   

이들은 경영 어려움을 타개할 자구책으로서, “비료가격에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고려해 책정해야 한다”며 “비료산업이 농업 전방산업의 한 축으로서 최소한 원자재가격 오른 만큼은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C비료업체 관계자가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지만 원가가 정확히 반영이 안된 신제품이라면 회사 경영을 뒤로 하고 투자를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소와 암모니아의 할당관세도 화두로 제시됐다. 비료협회는 2%와 1%인 요소와 암모니아의 할당관세를 내년부터 ‘무관세’ 적용해 줄 것을 각각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는데, 이 때 할당관세를 0%로 낮춘다는 전제에서 관세 차익에 따른 혜택이 경영상 이익으로 환원돼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윤영렬 비료협회 전무는 “정부로부터 답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요소를 무관세로 수입하면 차액이 약 16억원인데, 차액이 생긴 만큼 비료가격을 더 낮춘다고 하면 사실상 할당관세를 요구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윤 전무는 “16억원이 큰 액수는 아니더라도 기능성 비료 개발을 포함 비료업체 경영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활용된다면, 장기적으론 농민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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