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산 1만5000여톤>

[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농식품부, 우리밀단체와 간담회

비축예산 90억원 증액키로
40kg 3만9000~3만1200원
낮은 수매가격엔 ‘아쉬움’


정부가 우리밀(국산밀) 재고를 직접 수매해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산 우리밀 재고처리를 위해 비축예산 90억원을 증액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우리밀 재고처리를 위해 주정용으로 사용하거나 군납 등을 실시한 적은 있지만, 농식품부가 직접 수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2017년과 비교해 수매가격이 낮게 책정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 23일 농식품부는 국산밀산업협회 등 우리밀관련 단체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밀 재고처리 대책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2017년산 우리밀 재고 1만5000여톤을 처리하기 위해 비축예산 90억원(매입비 73억원, 관리비 등 17억원)을 증액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2017년산 재고에 대한 품질검사를 실시해 등급별로 가격 차등을 두고 우리밀을 직접 수매한다는 방침이다. 수매가격은 40㎏ 기준으로 우수등급 3만9000원, 보통등급 3만5100원, 미흡등급 3만1200원 등으로 알려졌다. 2017년 당시 수매가격은 4만2000원이었다.

우리밀업계는 이번 재고처리 방안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그동안 우리밀 재고처리를 위해 제분협회와 지자체, 농협 등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예산을 증액해야 하는 이번 대책도 농식품부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참 고맙게 생각한다”며 “예산이 꼭 반영돼서 우리밀 재고처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017년 당시 수매가격과 비교해 농식품부의 수매가격이 낮게 책정됐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7년 당시 수매가격이 4만2000원이었는데, 보통등급을 받게 되면 40kg 한 포대당 7000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보관료 등을 감안하면 2017년산 재고를 안고 있는 생산자단체나 가공업체는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며 “재고물량이 소진될 때까지 우리밀 생산량 자체를 크게 줄일 수도 있는 만큼, 수매가격 인상 또는 추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밀관련 단체에 비축예산을 증액하는 내용의 재고처리 방안을 전달한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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