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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불구 무값 바닥인데 '손 놓은' 정부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무 20kg에 5000~6000원 대
수급조절매뉴얼 상 ‘하락심각’
비용부담에 출하 포기 속출
월동무 곧 나오면 상황 ‘최악’
배추도 현재 ‘하락주의’ 단계 
정부 "추가수매 검토" 입장만


김장철 폭락 수준으로 떨어진 무와 평년 시세를 밑도는 배추 시세에도 정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산지와 업계가 공분하고 있다. 더욱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여름철 폭염 등으로 가격이 높았을 때엔 발 빠르게 대응했던 것과는 상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산지 농가들은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여기에 공식적인 정부의 가격 정보 사이트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카미스, kamis.or.kr)에선 무와 배추 모두 평년 이상의 가격대라고 공개돼 있어 논란도 일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의 수급 대책 및 가격 정보가 엉터리라는 지적이다.

▲김장철 가격 폭락에도 무대책 일관하는 농식품부=무와 배추 소비가 가장 활발한 김장철을 무색하게 무와 배추 모두 가격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다. 최근 가락시장에서 무는 20kg 상품 기준 5000~6000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상승심각부터 하락심각까지 7단계로 이뤄진 정부의 수급조절매뉴얼 상 11월 무의 하락심각 단계 가격은 7286원이다. 이 하락심각 단계의 가격보다도 한참 못 미치는 소위 폭락 수준의 무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물량이 몰려 출하되고 있고, 소비도 침체돼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며, 이에 산지에선 출하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배추도 10kg 상품에 5000원 내외를 오가며 적어도 6000원 이상은 갈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수급조절매뉴얼 상 하락주의(4775원) 단계에 걸쳐 있다.

더 큰 우려는 월동무 출하가 조만간 전개되고, 이 물량도 많을 것으로 보여 가을무와 월동무 출하가 맞물리면 ‘최악’의 수준까지 흘러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에선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산지와 업계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 산지유통인은 “무의 경우 출하하면 생산비는커녕 출하비용을 감당하기에도 버겁다. 배추도 평년 시세를 한참 못 미치고 있다”며 “현재 출하를 포기하거나 시장 출하를 할 수 없어 창고에 저장하는 농가와 유통인이 다수고, 월동무까지 출하되면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많은 것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하락심각 시 산지폐기, 시장 격리 등 수급조절매뉴얼대로만 대응해 달라는 것”이라며 “왜 하락심각 단계보다 못한 가격대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 농식품부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에선 이달 초 김장대책에 의거한 무 2000톤 수매비축, 추가 수매 검토 등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달 초 김장대책에 나온 내용처럼) 가격 지지 겸 겨울철 한파를 대비해 무 2000톤 수매 비축을 하고 있다. 추가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음 달 중 수매 비축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수급조절매뉴얼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른 한파, 영하권 날씨, 잦은 눈비 등 기상 변동이 크고 이로 인해 가격 상승 등 어떤 상황이 올지 몰라 산지폐기, 시장격리 등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농식품부의 무대책은 지난여름과 추석 전 당시의 농식품부 상황 대처와 오버랩 되며 산지의 원성을 더 사고 있다.

무·배추 단체 한 대표는 “정부에서 무 2000톤을 수매 비축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11월 초에 나온 김장대책의 일환으로 당시 김장철 무 가격은 평년 대비 소폭 하락이 전망됐다. 또한 당시 대책은 가격 상승시를 대비했던 것으로 최근 폭락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농식품부는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폭염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여름철엔 장관이 고랭지 현장도 방문하고, 추석 전엔 가락시장 경매대까지 오르며 무와 배추 가격을 잡는데 혈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산지나 시장 방문은 커녕 어떤 회의나 대책도 없다”며 “이제 농식품부마저 농산물 가격 상승만을 잡고 소비자만을 대변하는 부처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오를 땐 가격 잡느라 혈안이더니 폭락할 땐 나몰라라” 

한여름 폭염에 가격 오르자
장관까지 현장 찾으며 호들갑
지금은 “날씨따라 가격변동”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
“소비자 대변 부처냐” 분통

정부 사이트 ‘aT 카미스’ 
"평년 시세 웃돈다" 엉터리 정보 
현실과는 정반대 소비에 찬물


▲현실과 거꾸로 가는 정부의 농산물 가격정보=정부의 농산물 가격정보도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산지에선 가격 폭락에 신음하고 있지만 정부의 공식 농산물 가격 정보 사이트인 aT 카미스는 전혀 다른 가격대를 내보내고 있다.

최근 카미스에서 제공한 무 도매가격을 보면 18kg 상품에 15일 9400원, 16일 9000원, 19일 8800원, 20일 8600원을 보이고 있다. 카미스 기준 평년 가격은 8643원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가락시장에서 무 20kg 상품 도매가격은 15일 5824원, 16일 4416원, 19일 5654원 등 8301원이었던 평년 시세보다 한참 낮게 나왔다. 카미스 가격이 점포유지관리비나 인건비 등 간접비를 포함해 가락시장 도매가격보다 높게 나오지만 같은 카미스 기준 평년보다 무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시장에선 지적하고 있다. 배추 역시 카미스에선 최근 10kg 상품에 7000원 대의 가격이라고 공개하며 5939원이었던 평년 시세를 웃돌고 있다고 하지만 시장에선 평년 이하의 배추 가격이 형성돼 있다.

현실과 정반대로 나오고 있는 정부의 가격 정보 공개는 농산물 소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일부 언론에선 카미스 가격 정보를 인용해 김장철 배추와 무 가격이 평년 이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는 등 김장철 소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채소 생산자단체의 한 대표는 “하나도 이해할 수 없다. 폭락 수준인데 어떻게 평년 이상의 시세가 나온다고 할 수 있느냐”며 “소비에 불을 지피진 못할망정 찬물을 끼얹지는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aT는 도매시장의 경락가격과 카미스의 도매가격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이유로 카미스에선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도매가격을 조사하는데 이 중도매인이 이미 구매한 농산물의 재고물량 등이 aT의 가격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락가격은 재고물량 없이 당일 반입된 물량만을 경매해 경락가격의 진폭이 클 수 있지만, 카미스 도매가격은 당일 경락가격 외에도 일정 물량의 재고를 감안해 가격 조사가 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중도매인들이 거래처와의 고정 단가로 계약할 경우 이윤을 줄이거나 일부의 경우 손해까지 감수한 가격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락가격의 추세가 도매가격에 미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특정 시점에서 경락가격과 도매가격의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인 흐름은 이들 가격이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는 게 aT의 설명이다.

aT 관계자는 “가격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도매시장 조사 표본을 교체 및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가격 조사 방식 개선을 위한 대외 전문기관의 진단과 컨설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욱·김영민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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