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정부가 연말 물가안정을 이유로 비축 농산물 방출을 단행하면서 산지 조곡 유통과 가격에 왜곡된 신호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지난 2일 정부가 물가관계 차관회의를 통해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과 함께 2017년산 공공비축미 공매 방출을 결정한 것이 계기다. 공공비축미 공매는 지난 22일 입찰이 단행됐다. 낙찰 물량은 12월 7일 업체에 인도될 예정이다. 낙찰가격과 물량은 향후 산지 조곡 유통 동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측면에서 이목이 쏠린다.

산지 쌀값은 정부의 비축미 공매 발표 이후 지난 15일 현재 20kg 기준 4만8421원으로 10일전 대비 3원 하락했다. 지난 5일 0.3% 오르던 쌀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공매가 진행된 이후에는 가격 추이가 어떤 변화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논의가 진행 중인 쌀 목표가격 설정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물가안정을 내세운 비축농산물 방출은 김장용 농산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고추의 경우 물가대책 이후 매주 400톤씩 총 1900톤 방출을 시작했다. 올해 건고추 생산량은 7만5000톤으로 작년 5만5000톤보다 많지만 가격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비축물량 방출은 농가소득 위축으로 직결된다. 더욱이 다음해 농가 재배의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수급불안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 따라서 전체적 수급안정은 물론 농가의 생산비 보장과 소득안정을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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